사진=[미쉐린 가이드 홈페이지 캡처]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맞은편 도로변에 자리한 두부 요리 전문점 ‘백년옥’은 1992년 문을 연 이후 한결같은 방식으로 두부를 만들어온 곳이다. 이름 그대로 ‘백 년 가는 집’을 목표로 삼은 이곳은 화려한 차림새나 유행을 좇기보다, 두부라는 재료 하나에 집중하며 내공을 쌓아왔다. 그 결과 백년옥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2025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서울을 대표하는 두부 전문점으로 자리 잡았다.
사실 백년옥의 철학은 좋은 재료로,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음식을 만든다는 것뿐이다. 이를 위해 강원도에서 재배한 콩을 사용하고, 미시령에서 얻은 천연 간수로 매일 직접 두부와 순두부, 콩비지를 만든다. 콩은 맷돌로 갈아내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조미료에 기대지 않고 콩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대표 메뉴는 단연 ‘자연식 순두부’다. 조미하지 않은 순두부 덩어리가 따뜻한 물에 담겨 나오는 이 메뉴는 백년옥이 추구하는 맛을 가장 잘 보여준다. 몽글몽글하게 응고된 순두부는 숟가락을 대는 순간 부서질 만큼 부드럽고, 입안에서는 고소함이 퍼진다. 별도로 제공되는 간장을 곁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맛이 살아 있으며, 슴슴한 맛을 선호한다면 그대로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사진=[미쉐린 가이드 홈페이지 캡처]
얼큰한 메뉴를 찾는 이들에게는 ‘뚝배기 순두부’가 선택지다. 일반적인 순두부찌개와 달리 맵고 짠 자극은 절제돼 있고, 국물 속에서도 순두부의 고소한 맛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두부의 식감 역시 시중의 단단한 순두부와 달리 훨씬 부드럽고 몽글하다. 돼지고기를 넣지 않고 멸치와 새우젓으로 맛을 낸 콩비지찌개와, 묵은지 대신 시래기를 사용한 이북식 시래기 되비지도 백년옥의 담백한 맛을 잘 보여준다.
들깨 순두부는 고소함이 강조된 메뉴로, 부담 없이 먹기 좋다. 국물이 진하며 식사를 마친 뒤에도 속이 편안하다. 여름철에는 콩국수가, 계절 메뉴로는 팥칼국수와 메생이굴전, 녹두전과 해물파전도 꾸준히 사랑받는다. 특히 녹두전은 얇게 부쳐내 녹두 특유의 부드러움과 고소함이 잘 살아 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건물 외관과 달리, 실내는 동네 식당처럼 편안한 분위기다. 식사 시간에는 대기 줄이 생길 만큼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본관이 만석일 경우 바로 옆 신관을 이용할 수 있다.
백년옥에서의 식사는 ‘자극적이지 않지만 계속 손이 가는 맛’이다. 간이 세지 않고 깔끔하며, 한 끼를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하다. 유행을 타지 않는 음식, 재료에 대한 고집, 그리고 오랜 시간 유지해온 일관된 방식 덕분에 오랫동안 백년옥이 미쉐린 가이드의 선택을 받지 않았을까. 속이 따뜻하면서 편안한 음식을 찾는다면 백년옥을 떠올려봐도 좋겠다. 백년옥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신관은 오전 10시부터 영업한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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