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수박 등 일시적 공급 감소 예상, 생육 관리로 2차 피해 방지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민혜경 기자] 갑작스런 집중호우가 여름철 식탁을 흔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최근 폭우로 인해 전국 농경지 28,491ha가 침수됐고, 가금류 142만 9천 마리가 폐사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복날 대목을 앞둔 시기에 농축산물의 수급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침수 피해 직격탄… 수박·멜론 가격 상승 전망
이번 집중호우는 수박과 멜론 재배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부여, 담양, 곡성 등 대표적인 수박 산지가 침수되면서, 공급 차질과 도매가 상승이 예상된다. 멜론 역시 같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보고됐다. 이미 시장에서는 고당도 수박 품귀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대서 특수까지 겹치며 가격 상승세가 가속될 가능성이 있다.
수박이 가장 맛있는 시기이자 소비가 집중되는 ‘대서’ 무렵에 공급 불안정은 외식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냉과류, 수박화채, 생과일주스 등을 주력으로 삼는 업장들은 원가 상승에 대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보리밥·애호박은 안정세”… 여름 밥상의 균형 지켜
한편, 이번 호우에서 강원도 과채류 주산지는 피해를 피했다. 오이, 애호박, 청양고추, 토마토 등 여름 밥상의 핵심 채소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출하가 가능할 전망이다.
애호박의 경우, 현재 수급 여건이 양호하여 찌개, 전, 볶음 요리를 중심으로 한 여름철 외식 수요 충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청양고추와 풋고추도 피해 범위에서 벗어나 있어, 생식 및 장아찌용 공급에 차질은 적을 전망이다.
복날 앞두고 가금류 ‘비상대응’… 병아리 입식 늘려 수급 유지
복날 보양식 수요가 정점을 찍는 시기, 집중호우로 가금류 폐사가 발생했지만, 정부와 업계는 수급 대응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병아리 입식량을 확대하고, 주요 사육농가에 예방 방제를 강화하도록 했다.
그 결과 삼계탕·닭백숙용 닭고기의 단기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서(오늘)와 중복(7월 30일)을 겨냥한 외식업체, 급식 업장 등에서는 단기적 재고 확보가 관건이며, 복날 이후의 소비 흐름도 주목해야 한다.
“쪽파·딸기·사과… 품목별 선제 조치 나선다”
가을과 겨울 수급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품목에 대해선 정부가 선제 조치에 나섰다. 쪽파는 일부 재배지 침수로 공급 감소가 우려되지만, 김장철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필요 시 재파종 방안도 검토 중이다.
딸기 모종은 피해 지역 외 재배지에서 확보 지원이 이뤄지며, 9월 정식 준비에 차질 없도록 대응하고 있다.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 주요 과일류는 퇴수가 완료된 지역을 중심으로 생육이 정상 궤도에 올라, 추석 전후 소비 수요에 대응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호우로 인한 식재료 가격 변동은 외식업계 전체의 원가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수박, 멜론 등은 디저트, 주스류 카테고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가금류는 복날 특수 이후 가격 하락 반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농식품부는 “지자체·농협과 협력해 품목별로 피해 양상을 상시 파악하고 있으며, 침수지 퇴수, 병해충 방제, 예비묘 공급 등을 통해 수급 불안 최소화에 총력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폭우는 자연재해지만, 음식의 흐름을 바꾸는 주요 변수이기도 하다. 수박 한 조각, 애호박 한 숟가락, 닭 한 마리의 생산 과정은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름 식재료의 수급 변화를 단순한 가격 이슈로만 보지 말고, 외식문화 전반의 민감도와 대응력 향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예측력과 유연한 조달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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