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재료와 공정한 임금, 그리고 맛의 완벽한 조화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그녀의 페이스트리 세계

[Cook&Chef = 이준민 기자] 오너 셰프 마리엘라 카마초(Mariela Camacho)가 운영하는 텍사스 오스틴의 '코마드레 파나데리아(Comadre Panadería)'는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그녀의 어린 시절 추억과 현대적인 페이스트리 기술이 만나 탄생한, 혁신적이면서도 따뜻한 공간이다.
라즈베리-칠레 토핑을 얹은 콘차, 헤어룸 옥수수로 만든 케이크, 그리고 엄마의 레시피로 만든 몰레 소스를 넣은 크루아상까지, 그녀의 모든 빵에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민자 가정의 딸, 페이스트리의 길을 걷다
마리엘라 카마초는 멕시코 이민자 가정의 장녀로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가족 모두가 레스토랑에서 일했으며, 그녀에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일해야 한다"는 강한 직업윤리를 심어주었다.
15살에 처음 레스토랑 일을 시작한 그녀는, 베이커리에서 일하며 자신의 길을 발견했다. 그녀는 "이것이 바로 내 길이다. 베이킹은 나에게 빠르고 강렬하게 일하며, 보상받고, 직관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회상한다.
오스틴의 한 레스토랑에서 페이스트리 셰프로 일하며 그녀는 레스토랑 문화의 어두운 면을 경험했다. 그녀는 "나는 누구에게도 이런 경험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 나는 정반대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다짐하며 자신만의 공간을 열기로 결심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주말 픽업 및 배달 서비스와 성공적인 GoFundMe 캠페인을 통해 자금을 모은 그녀는, 2023년 오스틴 동부의 '닉스타 타케리아(Nixta Taqueria)' 뒷마당에 '코마드레 파나데리아'를 오픈했다.

코마드레, 환대와 저항의 공간
'코마드레'는 스페인어로 '여자 친구' 또는 '비밀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애칭이다. 그녀는 "이 이름은 우리가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를 나타낸다. 안전하고,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그녀의 베이커리는 가족, 힙스터, 할머니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포용의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코마드레 파나데리아'는 단순한 환대의 공간을 넘어, 저항과 재창조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녀는 "우리는 여기서 옳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는 종종 더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길을 의미한다. 그녀는 헤어룸 곡물과 지역의 유기농 재료를 고집하며, 지구와 사람에게 더 나은 재료를 사용하는 데서 타협하지 않는다. 그녀는 "이것은 단지 윤리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맛과 영양, 그리고 철학의 조화
그녀의 요리 철학은 재료 선택뿐만 아니라, 조리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그녀는 많은 빵에 장시간 발효 기법을 사용하여 영양소의 생체 이용률(흡수율)을 높이고, 풍미와 식감을 향상시킨다. 그녀는 "우리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음식을 만드는 데 집중하지만, 동시에 영양가 높은 재료를 존중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러한 그녀의 고집은 높은 이윤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그녀는 "만약 그것이 멋진 디자인 팀과 함께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괜찮다. 왜냐하면 나의 마진은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의 윤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래도 괜찮다"고 말하며, 자신의 철학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완벽한 페이스트리, 그리고 스토리텔링 가득한 메뉴들
'코마드레 파나데리아'를 방문한다면, 그녀의 철학이 담긴 다양한 페이스트리를 맛볼 수 있다. 헤어룸 옥수수 가루와 스위트콘으로 만든 글루텐프리 '핑크 케이크', 멕시코산 다크 초콜릿과 텍사스산 통밀가루로 만든 '초콜릿 청크 콘차', 그리고 텍사스산 메스키트 가루와 피칸으로 만든 비건 글루텐프리 쿠키 '메스키트 피칸 폴보론' 등, 그녀의 모든 메뉴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마리엘라 카마초는 멕시코의 전통과 미국의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페이스트리 세계를 창조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음식이 어떻게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오스틴의 작은 베이커리에서 시작된 그녀의 조용한 혁명은, 오늘의 미식계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Cook&Chef / 이준민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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