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조용수 기자] 수카르디 와이너리(Zuccardi winery)는 와인을 제조할 때 ‘어떤 맛’을 내는 와인을 만들지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포도를 키우는 아르헨티나 멘도사(mendosa)의 떼루아(Terroir)를 어떻게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와인을 만든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기후 환경과 안데스 산맥, 주변 광석과 자원, 그리고 태평양이 주는 자연의 산물을 수카르디 와인에 녹여 만드는 셈이다. 보통의 와이너리에서는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 관개 수로를 만들어 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수카르디는 오직 안데스 산맥의 빙하수를 통해 포도를 재배한다. 이유는 오직 하나, ‘자연에서 얻는 것들로 와인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철학’을 지키기 위함이다.
그런데 어떻게 와인 이름이 수카르디 ‘콘크레토(Concreto)’일까. 콘크리트는 자연이 아닌데? 그 이유는 사진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안데스 산맥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대지의 광석과 주변에서 얻는 돌과 모래, 자갈 등 모두 주변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물질들로 콘크리트 숙성고를 제작하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숙성고는 산소투과력이 있어 와인 발효와 숙성을 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해준다는 장점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주변 환경을 활용해 숙성고를 만드는 수카르디의 경우 더욱 깔끔하고 순결한 있는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말벡 100%지만 의외의 여리여리함이 느껴지는 수카르디 콘크레토는 약간의 보랏빛이 도는 붉은 색상을 띤다. 포도의 가지와 껍질을 함께 발효시켜 허브의 향이 풍부하게 퍼지고 블랙베리와 블루베리의 향이 느껴진다. 돌이 많은 토양에서 자란 포도와 콘크리트에서의 숙성이 만들어낸 독특한 미네랄 질감이 입안에서 길게 이어지며 좋은 구조감과 적당한 산도를 갖추고 있다. 8개월동안 콘크리트 숙성고에서 숙성을 거쳤으며 포도를 송이째 통째로 발효시킨 와인을 섞었기 때문에 허브향이 풍부한 와인으로 꼽힌다. 양념한 소고기 또는 양고기 구이, 돼지고기 찜 등 고기류와 페어링이 좋다.

파밀리아 수카르디(Familia Zuccardi)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알베르토 수카르디(Alberto Zuccardi)에 의해 1963년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우코 밸리에 설립되었다. 파밀리아 수카르디는 1,300 헥타르 이상의 빈야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에서 3번째로 많은 양의 와인을 수출하는 주요 생산자이기도 하다. ‘2019년 세계 최고 포도원’으로 선정된 수카르디(Zuccardi Valle De Uco)는 아르헨티나의 와인 업계의 선구자로 꼽히며, 세계적인 와인 매거진인 디캔터(Decanter)가 뽑은 남미의 TOP 10 와인메이커 중 한 명인 세바스찬 수카르디(Sebastian Zuccardi)가 와이너리를 이끌고 있다. 그는 생태계에 투자한 만큼 와인의 퀄리티가 좋아진다는 철학을 갖고 아르헨티나의 다양한 기후와 토양의 특징을 잘 표현한 최상급 와인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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