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지만 마실 와인은 많다. 세상에 나온 와인들 중 ‘그냥’ 만들어진 와인은 없다. 모든 와인들은 만들어지기까지 각기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나오는데 ‘졸작’도 있고 ‘걸작’도 있다. 수많은 와인들 중에 알아두면 유익한 사연들 만을 모아 매주 하나씩 소개한다. 이름하여 ‘와인열전’이다.

[Cook&Chef=조용수 기자] 샴페인은 기포를 가진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일반 스파클링 와인과는 완전히 구분된다. 프랑스 상파뉴 지역명을 그대로 따온 스파클링 와인인 만큼 상파뉴 지역에서만 제조해야 하고, 상파뉴에서 생산한 포도만을 써야 한다. 그만큼 까다롭고 생산량 또한 한정적이다. 오랜 기술의 축적만이 샴페인 생산과 유지가 가능했다고 볼 수있다. 상파뉴 지역에 오래된 샴페인 하우스들만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럴 것이다.
나폴레옹의 샴페인 사랑은 익히 잘 알려져있다. 때문에 프랑스 근위대의 샴페인 선정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프랑스 혁명전쟁을 승리로 이끈 황제 나폴레옹의 샴페인 사랑을 기리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승리하면 샴페인을 마실 자격이 있고, 패배하면 필요해진다”는 그의 말은 너무나 유명하다.

2020년 프랑스 정부가 대통령궁을 호위하는 근위대가 2년 전 근위대 공식 샴페인을 선정을 두고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2012년 생긴 젊은 샴페인 하우스의 샴페인이 선정되며 수백 년 역사를 지닌 프랑스 샴페인 명가의 샴페인을 모두 누른 사건이 있었다. ‘나폴레옹의 와인’으로 알려진 샴페인 ‘모엣&샹동’, 250년 역사의 ‘뵈브 클리코’ 가 테이스팅 리스트에 포함되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봉발레 브뤼’의 선정은 일략 전 세계 샴페인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이 샴페인을 두고 사람들은 ‘앙팡테리블(enfant terrible)’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앙팡테리블, “무서운 아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로 특정 분야에서 경이로운 수준의 두각을 보이는 신인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나무위키 참고)
2012년에 설립된 봉발레는 현대적이고 우수한 퀄리티에 대담한 위트까지 선보인 샴페인 브랜드이다. 랭스(Reims)출신의 샴페인 하우스 대표 기욤 봉발레(Guillaum Bonvalet)는 어릴 적부터 샴페인 페어링과 식전주 문화를 가까이 대하며 샴페인을 삶의 일부처럼 접하며 자라왔다. 대학을 졸업한 뒤 떼땡져(Taittinger), 포메리(Pommary) 로랑페리에(Laurent Perrier)와 같은 프랑스 유명 샴페인 하우스에서 일하면서 샴페인 양조 및 세일즈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건 샴페인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웠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 첫 뀌베(cuvee)를 선보였고, 2년 뒤 2,000병의 봉발레 브뤼 슈프림을 선보이게 된다.

봉발레 샴페인 하우스를 설립 후, 기욤은 그가 가진 경험들과 노력으로 대담함과 독창성을 녹여 봉발레 샴페인 브뤼, 블랑드 블랑, 로제 총 3개 품목을 선보인다. 그리고 이 샴페인은 출시부터 거래처들로부터 테이스팅을 통해 빠르게 입소문이 나며 좋은 반응을 얻는다. 그와 동시에 와인 전문가로부터 좋은 평가가 올라오며 북유럽 시장에서도 꾸준히 소비되는 샴페인으로 자리잡게 된다. 특히, 그의 부인이 샴페인 하우스에 합류하면서 벨기에 왕궁에 납품되며 (2017년) 벨기에와 서유럽에 많은 러브콜을 받게 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와인앱(App) 비비노에서는 이 샴페인을 맛본 유저들이 샴페인 판매 등록을 먼저 요청하여 라인업이 업데이트 되었을 정도이다. 현재까지도 평점 4.3(4.5만점)을 유지하며 좋은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위에 사건들로 보아도 알 수 있듯 봉발레 샴페인은 샴페인 업계에서도 후발주자에 가깝다. 하지만, 봉발레는 ‘세계 각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샴페인’이라는 목표를 만들고 미식, 양조, 와인메이킹, 포도재배등 각계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맛으로 평가 받으며 품질을 높여온 샴페인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만들고 있다. 최고급 샤르도네와 피노누아만을 사용해서 만들어 샤르도네 특유의 우아함과 부드러움, 피노누아 특유의 바디감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이를 먼저 알아본 북유럽의 왕실과 프랑스 정부에서 근위대 공식주로 지정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다.

제조와 생산에서도 역사는 짧지만, 그 어떤 샴페인 명가보다 샴페인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와이너리로 꼽힌다. HVE등급/VDC인증을 획득한 포도만을 수확해 샤르도네와 피노누아만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첫 번째 압착으로 얻은 가장 좋은 포도즙인 ‘퀴베(Cuvee)’만을 사용한다. 그리고 설탕 첨가량을 줄여 최대한 원액의 맛을 살린다. 여기에 봉발레는 샤르도네 퀴베에 한해 2차 발효인 젖산 발효를 진행한다. 비교적 서늘한 기후인 상파뉴 지역에서 자란 샤르도네가 갖는 거친 맛을 부드럽게 바꾸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피노누아를 더해 병입 숙성시킨다.
때문에 전문가들로부터 샤르도네 특유의 우아함과 부드러움, 피노누아 특유의 바디감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밸런스가 잘 잡힌 샤르도네 특유의 플로럴 아로마, 딸기나 레드베리 류 등의 과일 아로마가 돋보인다. 이러한 특징을 잘살린 덕분에 봉발레 블랑 슈프림은 전문가 시음회에서 샴페인 빈티지 중 최고의 해 중 하나로 손꼽히는 2008년 빈티지 느낌이 난다는 극찬을 받기도 하였으며, 특히 2008년 빈티지 샴페인들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극찬을 받았다.

대표 샴페인인 봉발레 브뤼 슈프림은 70% 샤르도네와 30% 피노누아로 만들었다. 한눈에도 기포가 끊임없이 솟아오르며 짙은 황금색조가 샴페인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청사과, 효모향이 미세하게 느껴지는데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샴페인의 깊은 숙성향이 전달된다. 한 모금하면 입안에서 강렬하게 느껴지는 청량감 그리고, 미세하게 느껴지는 미네랄 느낌이 매우 전통적인 퀴베라는 것을 알려준다. 식전주는 물론 정찬의 어떤 음식에도 어울리는 산도를 갖고 있어 다양한 페어링이 가능하다. 가격은 10만원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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