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친목도 중요하지만, 진취적인 기상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코미디 방송 프로그램은 개그콘서트 하나뿐입니다. 코미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도록 다방면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 코미디는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를 1세대로 본다. 극단 출신 희극인이 주요 멤버로 ‘웃으면 복이 와요’ 같은 대본 기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1980~90년대에는 유머 1번지 같은 콩트형 코미디가 인기를 끌었다. 김학래가 활동하던 시기도 이때였다.
현재 코미디언으로 활동 중인 이는 KBS에만 400여 명이 있다. 전 방송사를 합치면 1000여 명에 달한다. 과거에는 개그콘테스트 같은 공채 제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기획사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 바로 출연하거나 유튜브를 통해 데뷔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현 개그콘서트 출연자 중에서도 유튜브 출신이 꽤 된다. 이들은 기수를 정하는 것이 애매하므로 통칭 33기로 부르고 있다. 마지막 콘테스트 기수가 32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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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래 회장이 첫 활동하던 시기는 ‘개그맨’이란 단어를 사용한 첫 시대였다. 그래서 코미디언협회장이라는 단어가 도리어 낯설게 느껴진다.
“‘개그맨’이라는 말을 처음 만든 이가 전유성 선배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우리에게는 친숙한 단어지만 외국인이 듣기에는 생경할 것입니다. 그래서 협회 공식 명칭은 인터내셔널 명칭을 따라 코미디언협회로 정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1년 1회에 한해 오프라인 공연개최 지원사업의 명목으로 예산이 잡혀 있기는 하다. 이때 공연 참가자의 연령이 65세 이상으로 한정돼 있다. 현역 희극인 가운데 65세가 넘는 이는 손으로 꼽아야 할 정도다. 이에 희극인만 60세 이상으로 낮춰주었다. 어려움은 이게 다가 아니다. 무료 공연이라고 해도 얼굴을 알 만한 사람이 출연해야 흥행이 된다. 내부적으로 그리고 지자체에게 협조를 요청할 일이 많다.
작년에 고맙게도 업계 선후배들이 코미디언협회에 기금을 보내주었다. 강호동이 1억7000만 원을, 송해 선생 유족이 1억 원을 쾌척하였고 안영미가 2000만 원을, 김구라가 1000만 원을 보내왔다. 사단법인체로 들어오는 돈이기 때문에 이사회를 거쳐야만 사용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이 돈을 의미 있는 일에 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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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래 회장의 든든한 내조자 부인 코미디언 임미숙 |
강호동이 개그맨인가 아닌가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강호동은 천하장사 출신이지만 선수 생활보다 개그맨 활동을 더 오래 했기 때문에 희극인으로 봐야 한다”는 대답을 했다. 강호동은 송해 선생님 광고를 이어받은 데 대한 존경과 감사로 세금을 제외한 개런티 전액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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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래 회장과 함께 협회를 이끌어 갈 신임 이사회 회원들 |
“제가 회장으로 추대된 것은 선·후배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기에 ‘적당한 나이’ 때문일 것입니다. 저와 함께 협회를 운영하실 분들은 저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분들입니다. 문화콘텐츠진흥원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실무자를 상대하는 등 할 일이 많습니다. 또 후배 한 분이 상주하다시피 하여 서류 업무를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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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도 출신의 개그맨 김학래 임미숙 부부와 절친 최양락 팽현숙 부부 |
“충청도 사람들은 직접적인 표현을 꺼립니다. 할 말 다 하면서 겸손한 스탠스를 취하다 보니 ‘괜찮아요’, ‘됐슈’ 같은 말로 얼버무립니다. 이때도 분위기가 어색해지지 않게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끌고 가는 게 습관이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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