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민혜경 기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음식점에서의 식중독 예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최근 5년간(2020~2024년) 여름철(6~8월)에 발생한 식중독 사례 중 58%가 음식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리·보관·위생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식중독은 살모넬라, 병원성 대장균, 캠필로박터 제주니 등 세균성 식중독으로,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식약처는 조리 종사자가 기억하고 실천하기 쉬운 다섯 가지 예방수칙을 ‘손보구가세’라는 키워드로 정리해 안내하고 있다. 이는 손씻기, 보관, 구분, 가열, 세척·소독을 의미하며, 식재료의 올바른 취급과 위생관리를 강조한 것이다.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수칙은 가열 조리다. 특히 육류나 가금류는 중심온도 7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익혀야 하며,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가 모두 단단해질 때까지 완전히 익혀야 한다. 달걀의 경우 껍질이 깨지지 않은 것을 구입하고, 다른 식재료와 직접 닿지 않도록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액란이 묻은 손으로 다른 음식이나 조리기구를 만지는 등 교차오염 가능성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닭고기 취급 시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캠필로박터 식중독은 닭고기를 덜 익혀 섭취하거나 생닭을 세척한 물이 다른 식재료에 튀면서 교차오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생닭은 충분히 가열하고, 다룬 후에는 비누나 손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또한 생닭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 가장 아래 칸에 보관해 핏물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비가열 채소류와 과일도 식중독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샐러드나 쌈채소는 수확 단계에서부터 병원성 대장균이 유입될 수 있으므로, 식품첨가물로 허용된 염소 소독액(100ppm)에 5분 이상 담갔다가 수돗물로 3회 이상 씻는 것이 권장된다. 수박, 참외, 복숭아처럼 껍질째 다루는 과일도 채소·과일 전용 세척제를 사용해 표면을 깨끗하게 세척하고, 흐르는 물로 충분히 헹군 후 섭취해야 한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은 곡류와 견과류에도 위협이 된다. 곰팡이 독소로 인한 식중독을 방지하려면 쌀, 보리, 콩, 땅콩 등은 밀봉하여 건조한 곳이나 냉장·냉동고에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점 주방 위생도 식중독 예방의 중요한 축이다. 조리기구는 식재료별로 칼과 도마를 구분해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열탕 소독이나 살균제를 이용해 철저히 세척·소독해야 한다. 수돗물이 아닌 지하수를 사용하는 업소라면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살균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조리 후 음식은 가급적 2시간 이내에 소비자에게 제공하거나 섭취하도록 안내해야 하며, 즉시 섭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냉장 또는 냉동보관 후 재가열해 제공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량 조리한 반찬류는 밀폐용기에 소분해 보관하고, 필요한 양만큼만 덜어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음식점 영업자를 비롯한 조리 종사자들이 실천 가능한 식중독 예방 수칙을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국민이 일상에서 안전한 식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한편 식약처는 이번 여름철을 맞아 위생관리 취약 업소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역별 식중독 발생 패턴에 따른 맞춤형 계도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여름철 조리 환경의 사소한 방심이 식중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음식업 종사자의 경각심과 철저한 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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