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을 지키는 길, 이제 채식주의가 답이다.
웰빙 열풍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채식. 풀만 먹고사는 소가 하루 종일 밭을 갈고,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운동선수가 거뜬히 금메달을 목에 거는 일이 이제는 더 이상 신기하지 않다. 건강을 지키는 길, 이제 채식주의가 답이다.
writer _조용수 기자 / photo _ W Media
Think About
채식을 통한 나 만의 건강
마음과 정신 건강의 시작 "베지테리안"
베지테리안이란 건강의 의미를 인간의 육체뿐 아니라 마음과 정신의 건강, 동식물에 대한 사랑, 지구 차원의 평화와 행복으로 확장시키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식생활에 육류를 포함시키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베지테리안은 먹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그 유형이 조금씩 달라 풀만 먹고 산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이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말을 한 순간 그 사람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유별난 사람 취급을 받거나 불쌍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껴야만 한다. 또 무리해서 금욕 생활을 하거나 강박증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영양 부족에 시달리지는 않는지, 경제적 사정이 많이 힘들어서 고기를 먹지 못하는지, 미각 결핍증에 걸리지는 않는지 등 베지테리안을 걱정하는 시선들은 끝이 없지만 원재료의 깊은 맛과 재료들의 절묘함을 살리는 베지테리안의 음식은 훌륭하다. 베지테리안은 단순히 채식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과의 공존에 관심을 기울이고 지구환경과 사회현실을 한 번 더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때문에 야채만 먹고 있는걸요”라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다.
육식 세계를 뒤흔든 채식주의자
역사 속에서 잘 알려진 혁명에는 항상 우리가 아는 위대한 혁명가와 음식이 함께 있다. 간디는 소금 운동을 통해 고기를 먹지 않더라도 다수가 모이면 태산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영국의 지배에 단식과 비폭력으로 대항한 간디는 인도인이 영국인보다 유약한 탓에 지배당한다고 생각하고 인도의 해방을 위해 고기를 먹자는 친구들의 부추김에 고기를 먹은 적도 있었다. 힌두교도인 부모님을 생각해 그만뒀지만 점점 그의 비육식 생활은 단순히 신앙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각자 자기 자신을 위해 선택하는 삶의 철학이라는 사명을 띠게 됐다.
간디뿐 아니라 미국 독립의 초석을 다진 벤자민 프랭클린 또한 베지테리안이었다. 프랭클린은 16세 때부터 베지테리안 식사를 실천했다. 17세의 프랭클린은 고기, 닭, 생선을 사용하지 않는 요리법을 40종류나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역사 속의 많은 베지테리안들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강한 힘의 원천이라는 인식을 없애고 육식이 빈부의 차이, 지배와 피지배 등 수많은 불평등을 가져왔다고 생각했다.
베지테리안들은 가공식품으로 인해 인간의 생활양식이 단절적이고 편리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이미 개인의 식생활은 개인적인 일로 끝나지 않고 생활양식과 사상에 영향을 미쳐 세계의 정치, 사회, 문화와 깊이 연관된다. 세계는 기아, 기근, 지구 온난화, 환경호르몬, 전쟁 위기 등 점점 베지테리안이 추구하는 이상세계에 역행하는 길을 걷고 있다. 가공 식품을 배제하고 곡식의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우리는 육식을 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자연을 먹는 즐거움
채식주의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내 신체의 건강, 장수 등이 떠오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채식주의를 부르짖는 것은 내 한 몸 건강해지는 당연한 이유 외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수단으로 채식주의가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개개인이 잘 사는 것이 아닌 모든 사람이 잘 살기 위해 채식주의를 실천해야 한다.
한 사람이 먹을 고기를 얻기 위해 필요한 사료가 열 사람분의 식량이 될 수 있다. 또 식육 생산에는 동물을 사육할 수 있는 거대한 목장과 공장, 대량의 사료와 화학약품, 기계, 운반과 보존 수단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식물을 자연 그대로 재배하는 데 필요한 흙, 물, 태양, 비료는 모두 자연에서 비롯된다. 지금도 기아로 죽어가는 인구가 수백만 명이 존재하는 지구상에서 채식주의자가 늘어날 때마다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다.
흔히 베지테리안은 동물 애호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동물들은 노동력을 제공하고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농업이 근대화되어 감에 따라 가축을 노동력이 아닌 식재료로 보고 식육처리업과 정육점이 생겨나게 됐다. 위기에 놓인 야생 동물만이 우리가 보호해야 할 대상은 아니다. 고품질을 위해 자행되는 비인간적인 사육에 소, 돼지, 닭의 생명이 마구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건강을 지킨다
채식을 하면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육식이든, 채식이든 극단적으로 한 가지 식품만을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지만 육류를 섭취하지 않더라도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충분히 장수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채식은 지나친 동물성 지방의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고혈압, 동맹경화증 외에 아토피성 피부염, 여드름 등 각종 질병을 예방, 치료한다. 또 피를 맑게 해 빈혈에도 좋고 혈당량을 조절해 당뇨병 환자에게는 매우 이롭다.
인삼, 율무, 마늘, 버섯, 된장 등 암 예방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의 대부분이 채소류인 것이 채식과 건강의 긍정적 관계를 분명하게 증명해준다. 음식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영향을 끼친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육식을 하는 사람들보다 성격이 온순하고 침착하며 집중력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정신병과 신경성 환자에게 자연식을 권하는 치료법이 실행된다고 한다. 무엇을 씹음으로써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육식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채식주의자들은 자신에게 철저하고 끈기가 있다.
가축을 사육하는 것은 곡류를 생산해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자원의 낭비와 환경의 오염을 가져온다. 축산 폐수로 인한 수질오염과 목초지를 조성하기 위해 베어낸 삼림의 파괴는 어떤 음식을 먹는가 하는 고민을 벗어나 전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육류는 상하면 전체를 못 쓰게 되는 반면 채소류는 상한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베지테리안은 인간, 동물, 식물, 대지 이 모든 것에 영혼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존중하는 관점에서 먹을거리를 선택한다. 처음 채식을 하려고 시도하면 거의 아무것도 먹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조금만 노력하면 채식으로도 얼마든지 풍성한 식사를 할 수 있고 전보다 즐거운 생활을 즐길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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