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age
리츠칼튼 호텔 중식당 취홍의 이광연 셰프 제안
감홍로 & 동파육
맛과 향이 어우러지는 술과 음식. 이들의 호흡을 마리아주라 한다. 마치 궁합이 잘 맞는 부부처럼, 혹은 어려서 함께 지내온 죽마고우처럼 한국의 전통주 감홍로와 어울린 중식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리츠칼튼 호텔의 중식당 취홍의 이광연 셰프가 해결해 주었다.
[Cook&Chef 조병경 기자] 독한 고량주와 어울리는 중화요리에 한국 전통주로 대신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반대로 한국 전통주에 어울리는 중화요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리츠칼튼 호텔 중식당 취홍의 이광연 셰프에게 ‘감홍로’라는 전통주를 선택해 알려주고 그 술에 알맞은 마리아주 중식요리를 부탁하자 ‘동파육’이란 중국 전통의 요리를 제안했다.
“감홍로는 한약재로 만든 따뜻한 성질의 술이라 차가운 성질의 돼지고기 요리가 가장 잘 어울릴거라 생각해 선택했습니다. 마를 튀겨서 기존의 동파육보다 부드러운 느낌의 식감으로 표현했습니다.”
북송 시대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 소동파가 즐겨 먹었다는 동파육은 돼지고기 삼겹삽을 간장, 향신채소에 조린 항저우 대표 음식이다. 살코기와 지방이 한데 어우러져 입안에서 스르륵 녹아내리는 식감이 좋은 기존의 동파육에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여 씹는 식감도 주어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아 떨어질 뿐 아니라, 시식 후 위에 부담도 줄여주어 속을 편하게 해준다고 한다. 보통 동파육을 요리 할 때는 홍쇼 소스 간장에 굴 소스의 진하고 탁한 소스를 만드는데 이번 동파육에는 돼지고기도 얇게 썰어서 기름지지 않게 했으며, 브라운 톤의 약간 매콤한 느낌의 부담 없는 메뉴를 만들어 감홍로의 향과 어울리게 조리했다.
4년째 리츠칼튼 호텔 중식당 취홍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광연 셰프는 이제 중식은 이미 세계화가 끝이 났다고. 그래서 지역마다 중국정통요리였지만, 요리와 소스의 경계가 없어진 오늘날의 한국에서의 중식은 한국식으로 많이 변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요리를 하는 조리사 대부분이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정통 중식이 아닌 한국식 중화요리로 변해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조리사 경력 11년이라는 이광연 셰프는 고등학교 때부터 요리를 공부해 실질적인 경력은 15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당시 명문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지만 공부가 취미가 없어 진로를 고민 중에 친 누나의 권유로 취미로 요리를 해 본 것이 적성에 맞아 조리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을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요리학원을 다니고 대학도 요리과에 진학을 해 오늘의 이 자리에 있다.
그가 전하는 요리의 매력은 새로운 매뉴 개발에 대한 성취감이라고 한다. 회사에서 연구 개발비를 지원해 주기 때문에 여러 재료를 활용한 조리 개발을 하고 있으며, 불 맛이라고 하는 중식을 집에서도 요리를 할 수 있게 호텔에서 쿠킹 클래스를 만들어 가정주부들도 가정에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호텔식 중식요리를 가르치고 있다. 쉬는 날이면 짜장면도 집에서도 만들어 부인과 자녀들에게 요리를 해주는 다정한 가장이기도 하다. 호텔에서 아직은 한국전통주를 판매 할 방법이 없으나, 셰프들이 전통주와 중화요리를 마리아주 방법으로 외국의 투숙객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오는 날이 곧 다가오게 될 것이라며 환한 웃음으로 한국 전통주의 자신감을 대신했다.
동파육 Recipe
INGREDIENTS
삼겹살 200g, 대파 2개, 생강 1쪽, 양파 1개, 마늘 4쪽, 마늘 콩소스 30g, 지마장 20g, 해선장 20g, 두반장 20g, 굴소스 30g, 간장 15g, 소홍주 10g, 설탕 50g, 어향소스 10g, 고추기름10g, 베트남 건고추, 청양고추, 마, 가지, 아스파라거스, 동충하초
COOKING METHOD
1. 삼겹살을 뜨거운 물에 생강을 조금 넣고 삶아준다.
2. 완전히 삶아진 삼겹살에 설탕으로 카라멜을 만든 뒤 카랴멜을 삼겹살 껍데기에 발라 뜨거 운 기름에 와인색이 나도록 튀긴다.
3. 식용유로 코팅한 팬에 대파 생강 마늘을 넣고 간장 소홍주를 넣고 나머지 소스도 모두 넣 어 볶아준다.
4. 볶아진 소스에 육수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 삼겹살을 넣고 두 시간 정도 졸여준다.
5. 졸여진 삼겹살을 식힌 뒤 얇게 썰어준다.
6. 얇게 썰어진 삼겹살을 찜기에 쪄준다.
7. 마, 아스파라거스 가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기름에 살짝 데쳐준다.
8. 고추기름, 베트남 건 고추, 양파, 청양고추, 어향소스, 마늘 콩소스를 넣어 동파육 소스를
만든 뒤 전분처리를 한다.
9. 접시에 준비된 재료를 플레이팅하고 소스를 뿌려준다.
이광연 셰프
2009년 신흥대학 호텔조리과 졸업
2014년 5월 대한민국 국제요리대회 라이브 부문 교육부장관 대상 수상
2010년 2월 ~ 2014년 6월 리츠칼튼호텔 중식당 취홍 재직
감홍로 (甘紅露)
쌀, 용안육, 계피, 진피 등으로 빚은 감홍로는 40도의 일반 증류주이다. 이강고, 죽력고와 함께 '조선의 3대 증류주'라 하였다. 고려시대 관서(평양)지방에서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소주로 별주부전, 춘향전 등에도 감홍로가 등장한다. 파주 감홍로의 단맛은 용안육에서, 향과 색은 지초나 홍국, 진피 등의 약재에서 얻어진다. 감홍로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43호’인 이기숙 명인이 오빠(이기찬)가 2000년 사망하면서 남편 이민형 씨(58)와 함께 경기도 파주에서 빚으며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감홍로는 숙취가 없는데다 한약재의 향이 어우러져 향이 좋고 맛이 부드러우며, 특히 장을 따뜻하게 해 선조들은 구급약으로 상비했었습니다. 통밀을 갈아 누룩을 띄운 후 일정비율의 좁쌀밥(30%)과 쌀밥(70%)을 발효시켜 소주를 내린 후 다시 숙성시켜 2차 소주 내림을 합니다.여기에 계피 감초 등 8가지 한약재를 넣어 침출한 술을 1년간 숙성하면 40도의 감홍로가 완성됩니다.”
감홍로의 이민형 대표는 "5000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주류 중 과연 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술은 무엇일까 생각하던 차에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술을 지금 재현하지 않으면, 사라질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직접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의 (031)954- 6233.
[저작권자ⓒ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