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 제주는 천혜의 품고 있는 대한민국의 보고(寶庫)이다. 전복, 뿔소라, 미역, 양식 광어, 옥돔, 성게, 한치, 자리돔 등 해산물을 비롯해 제주산 흑돼지, 말고기 같은 특색 있는 축산물도 다양한 곳이다. 몇 년 전부터 제주도는 제주도의 특산물인 제주 흑우의 연구에 기울여 왔다. 제주대학교 제주흑우연구센터(센터장 박세필)을 설립하고 소속으로 많은 특별연구원을 두어 흑우의 우수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해오고 있다.
writer & photo _ 조용수 기자
Master Chef Story
제주흑우를 사랑한 제주 호텔셰프계 레전드
제주 조리기능장 1호 문동일 셰프
(사)한국조리기능장협회는 1992년 한국조리기능장회로 발족해 현재 600여 명의 조리기능장들을 보유한 기술인 협회이다. 제주도에서 한국조리기능장 자격을 처음으로 취득한 문동일 셰프(제주녹차고을대표)는 지난 2018년 (사)한국조리기능장협회(이사장 봉준호) ‘2018년 정기총회 및 신년하례식’에서 ‘올해의 기능장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기능장상’은 2017년 한 해 동안의 활동과 업적을 고려해 한 사람의 기능장에게만 수여하는 (사)한국조리 기능장협회의 최고의 상이다.
(사)한국조리기능장협회 제주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문동일 셰프는 제주대학교 제주흑우연구센터(센터장 박세필) 소속 특별연구원으로 지난해 농림축산식품 연구지원센터 지원사업인 ‘제주흑우의 대량증식 및 산업화’가 축산물 고품질 생산관리 기술개발 연구사업(10년간 최대 206억 원 지원)에 참가해 흑우 생산에서 유통까지 산업 전반에 융·복합 기술을 개발해 관광과 어우러진 ‘6차산업’으로 이어져 농가소득과 지역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인정된 결과이다.
제주흑우는 우리나라 고유 품종으로 지난 2012년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에 등록됐고, 이듬해 국가지정 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됐다. 흑우는 향미와 연도, 다즙성 등 육질 평가에서 우수함을 자랑하고 있다. 또 올레인산, 리놀렌산 등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공급이 모자란 실정이다. 제주대는 흑우 대량증식기술 및 산업화 연구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복제수정란 초급속 냉·해동기법을 개발해 제주흑우를 복제했다. 또 죽은 흑우를 복제한 씨암·수소로부터 송아지를 생산해 복제동물의 생식능력을 검증했다.
문동일 셰프는 이러한 제주 흑우를 식재료로 ‘2016 푸드 그랑프리경연 창작한식요리부문’에서 ‘흑우 3합(흑우 양지·족편·한치야채쌈)’과 ‘흑우심줄탕에 메밀놈삐국’, ‘전복품은 흑우치즈떡갈비구이’, ‘흑우안심 메밀말이 즉석구이’를 출품해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으며, ‘2017 대한민국 국제요리경연대회’ 라이브 부문에서 ‘된장소스에 무친 감귤을 곁들인 흑우 안심스테이크’로 금상을 수상했다.
전남 보성 8대 종손인 어머니 도와 부엌일을 시작한 것이 조리사로 입문하게 된 계기였다.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사촌 형님의 권유로, 17세 때 부산에 있는 호텔의 호텔 셰프로 정식 조리사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시작의 처음은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현장에서 설거지와 식재료 손질 같은 허드렛일이 고작이었다. 오전 6시 출근해 밤 10시까지의 근무시간이 오늘의 그를 만든 과정이었다. 한식부에 주방일이 재미있어지고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에 양식부 근무를 지원하게 되었고 다양한 요리의 기술을 터득하게 되었다. 군사령부 당번병 근무를 마치고 제대 후, 부산의 국제호텔에 근무하면서 84년 제주도 여행이 오늘 제주도 생활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되어 지금까지 제주에서 조리사란 직업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중학교 졸업생인 그가 취업 때 고졸로 사기를 친 것이 가슴 한쪽에 삶의 옅은 그림자처럼 번져 있었다. 제주도 특급호텔에서의 조리사 생활은 또래 다른 조리사들과의 경쟁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대학 졸업 출신 요리장이나 해외연수파 요리장들과 경쟁하기 위해 학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그는 검정고시로 자격을 취득한 후 한라대학교를 찾아가 조리과 신설을 부탁했고, 당시 학장은 야간으로 조리학과를 개설해준 덕분에 한라대학교에서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다. 이후, 배움에서 가르침이란 욕망이 서서히 고개를 들어 그를 한라대학교 시간강사를 지나 겸임교수를 역임하게 되었고, 더 큰 교육 세계를 위해 가족들과 함께 프랑스로 유학의 길을 떠나 2년여의 프랑스 요리공부를 마치고 귀국해 다시 제주 호텔셰프로서 그 명성을 날리는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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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일 셰프는 현재 제주 애월지역에서 ‘녹차고을’이란 외식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2003년 신제주에서 칼국수와 불고기를 메뉴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차린 부업이다. 부인이 직접 운영하셰프는 메뉴개발과 경영 부분을 담당해오다 2015년 7월 퇴사 후 애월읍에 오픈해 지금까지 제주 관광객과 제주 주민들에게 건강한 식탁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고사리, 제주흑우, 제주흑돈에다 제주산 꾸지뽕과 한라봉 등 제주 로컬푸드를 식재료로 문동일 셰프만의 노하우를 곁들인 ‘녹차고을’의 주메뉴는 칼국수이다. 거기에 떡갈비와 망고 샐러드 등을 메뉴로 첨가해 한식과 양식의 독특한 콜라보네이션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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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식대첩3’에서 제주 대표로 출연할 정도로 제주를 사랑하는 문동일 셰프는 ‘제주국제음식축제’도 기획해 2010년까지 단장으로 활동했으며, 중소기업컨설팅, 식당 창업컨설팅, 제주산업정보대학과 한라대학에서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왔다. 그러나 그의 몸속에 흐르는 셰프라는 유전자는 호텔 총괄셰프로 ‘고객의 입맛을 고려한 메뉴개발과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자신만의 요리를 선보이는 것’임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호텔에서의 근무가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최고의 적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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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개발은 기본으로 호텔 매출에서 신경을 써야 하며, 음식 맛에 알맞은 합리적인 요리단가, 그리고 고객과의 직접적인 스킨쉽을 통한 마케팅 등 주방에서만의 셰프가 아닌 호텔 전체를 생각하고 서비스 향상과 고객의 눈높이에서 직접 요리 시연을 통한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일 등등……. 호텔 총괄셰프로서 살아온 그의 삶이 가장 보람되고 평생 안고 살아가는 자신의 큰 자랑일 것이다.
5월의 제주에는 많은 관광객의 인파로 북적일 때다. 제주의 많은 음식들을 맛보고 제주를 느끼게 된다. 제주 청정바다의 해산물도 신선하고, 제주 한라산의 정기로 키워온 축산물도 싱싱하다. 이 많은 제주의 식재료를 만든 음식들이 과연 누구의 손에서 어떤 마음으로 요리했는지도 한 번쯤은 생각하고 제주의 맛을 음미해보는 것도 제주여행의 새로운 길라잡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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