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는 압도적 지지 받은 '말차 열풍'... 흑백요리사 시즌2·수출 100억불 뒤이어
"트렌드는 빨라졌고, K-푸드의 영토는 넓어졌다"
이미지 생성: Google (Nano banana)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이경엽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5년이 저물어간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라는 긴 터널 속에서도 대한민국 외식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치열하게 달렸다. 로컬 식재료가 글로벌 트렌드가 되었고, 콘텐츠의 힘이 죽어가는 상권을 살려내기도 했다.
쿡앤셰프는 2025년의 마지막 날, 올 한 해 동안 전국의 맛과 멋을 취재하며 현장을 누 볐던 본지 객원 및 프리랜서 기자 8명을 대상으로 '기자가 뽑은 2025 외식업계 10대 뉴스'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현장의 기자들은 올해를 관통한 키워드로 '새로운 미식 트렌드의 습격'과 'K-푸드의 양적·질적 성장'을 꼽았다. 책상 위 데이터가 아닌, 취재 수첩 속에 담긴 생생한 2025년의 기록을 정리했다.
1위. 대한민국을 초록빛으로 물들이다... '말차 열풍' (5표)
2025년 외식업계를 강타한 최고의 이슈로 기자들은 주저 없이 '말차(Matcha) 열풍'을 꼽았다. 설문 참여 기자 8명 중 과반인 5명이 이를 올해의 뉴스로 지목했다.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이던 말차 트렌드는 올해 디저트 시장을 넘어 음료, 베이커리, 심지어 다이닝 소스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었다. 단순히 '녹차 맛'을 선호하던 과거와 달리, 원산지와 등급을 따지고 쌉싸름한 풍미 자체를 즐기는 '하드코어 말차' 소비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이번 설문에서 1위를 꼽은 조서율 기자는 "말차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조 기자는 "전 세계적인 말차 트렌드가 국내 식품업계 제품 개발 로드맵 자체를 바꿔놓았다"며 "글로벌 트렌드가 국내 로컬 시장에 얼마나 즉각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시즌 메뉴가 아닌 상시 메뉴로 프리미엄 말차 라인업을 강화했으며, 편의점 업계에서도 말차 관련 PB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다.
2위(공동). 침체된 외식 상권의 심폐소생술, '흑백요리사 시즌2' (4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의 파급력은 올해도 유효했다. 4명의 기자가 이를 주요 이슈로 꼽았다.
시즌1이 파인다이닝 셰프들의 화려한 기술을 조명했다면, 2025년 공개된 시즌2는 '동네 고수'들의 재발견에 집중하며 실질적인 낙수효과를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방송에 소개된 노포와 골목 식당들은 불황 속에서도 '오픈런' 행렬을 만들어내며 콘텐츠가 외식업에 미치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증명했다.
이정호 전문기자는 "현재 흑백요리사 시리즈를 정주행 중"이라며 "단순한 예능적 재미를 넘어, 셰프들의 철학과 노력이 대중에게 전달되면서 외식 소비에 대한 인식 자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는 미디어 콘텐츠가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외식 산업의 생태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축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2위(공동). K-푸드, 역사를 새로 쓰다... '수출 100억 달러 돌파' (4표)
라면, 김밥, 냉동김밥 등 K-푸드의 질주에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수산식품 수출 100억 달러 돌파' 소식 역시 4표를 받으며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는 2025년이 K-푸드 글로벌화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임을 의미한다. 과거 한류 열풍에 기댄 반짝 인기가 아니라, 현지인들의 식탁에 일상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송자은 전문기자는 "수출 100억 불 돌파는 상당히 의미가 높은 상징적 사건"이라며 "K-푸드가 이제는 하나의 장르를 넘어 글로벌 식문화의 표준 중 하나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성적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가파른 성장세는 국내 식품 기업들에게 '내수 부진'을 타개할 확실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4위. 불닭의 신화는 계속된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글로벌 확산' (2표)
개별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확산도 주목할 만하다. 매운맛 챌린지로 시작된 불닭의 인기는 2025년 들어 다양한 현지화 버전과 소스 카테고리 확장으로 이어지며 롱런 브랜드로 안착했다.
정서윤 기자는 "체감하기에 가장 영향력이 컸던 주제"라며 불닭볶음면이 보여준 파급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한국의 매운맛이 일시적인 호기심을 넘어 중독성 있는 맛의 카테고리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5위 & 6위. 소비자의 알 권리와 전통의 가치
김성은 전문기자가 꼽은 '치킨 중량표시제 도입'(5위)은 2025년 프랜차이즈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같은 마리 수인데 양이 다르다"는 소비자 불만에서 시작된 이 제도는, 외식업계의 투명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도입 초기 현장의 혼란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현민 기자는 '한국의 장(醬)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6위)에 주목했다. 서 기자는 "우리 식문화의 근간인 장 문화가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K-푸드 열풍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시켜준 쾌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자들이 주목한 '결정적 순간들' : APEC 정상 만찬과 젠슨 황
투표로 선정된 순위 외에도 현장 기자들은 2025년 외식업계의 상징적인 장면들을 놓치지 않았다.
조서율 기자는 '경주 APEC 정상회의'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치킨 회동'을 주요 이슈로 별도 언급했다. 조 기자는 "경주 APEC 당시 각국 정상들의 식탁에 올랐던 메뉴들이 한국의 식재료를 재해석하며 큰 찬사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또한 젠슨 황 CEO가 한국을 방문해 즐긴 치킨 회동이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기술 거물도 반한 'K-치킨'의 위상을 드높인 사건 또한 올해의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했다.
2026년을 준비하며
2025년 쿡앤셰프와 함께한 기자들의 시선은 정확했다. 그들이 뽑은 10대 뉴스는 트렌드(말차), 콘텐츠(흑백요리사), 산업적 성과(수출 100억불), 제도(중량표시제), 그리고 전통(장 문화)을 아우르고 있었다.
다가오는 2026년, 외식업계는 또 어떤 맛있는 뉴스로 채워질까. 쿡앤셰프는 새해에도 독자 여러분께 가장 빠르고 깊이 있는 외식업계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기자들과 함께 현장을 지킬 것을 약속드린다.
Cook&Chef / 이경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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