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이경엽 기자] “원자재 값이 30%, 40%, 50%씩 올랐는데 왜 외식 가격만 올리면 안 된다고 하는가. 이제는 이 인식을 바꿔야 한다.”
윤홍근 한국외식산업협회 상임회장이 2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 3층 에메랄드룸에서 열린 ‘제17회 외식산업인의 날’ 및 상임회장·공동회장 취임식에서 외식업계를 둘러싼 규제와 물가 인식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날 윤 상임회장의 발언은 단순한 취임 인사에 머물지 않았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국제 정세 불안,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전환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외식업을 여전히 ‘가격 인상 억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정부와 사회의 시선을 바꿔야 한다는 문제제기에 가까웠다.
윤 상임회장은 우선 자신과 함께 협회를 이끌 새 공동회장으로 조동민 회장을 소개하며, 외식산업협회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한 방향을 보고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외식업에 종사하면서도 그동안 한마음으로 가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이제는 외식산업협회와 프랜차이즈 업계가 함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 상임회장이 가장 강하게 짚은 대목은 외식업을 둘러싼 비용 구조와 정책 인식의 괴리였다. 그는 외식업체의 연평균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지만, 산업 현장은 결코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동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산업 전환 속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는데도 외식업만 유독 물가 관리의 전면에 세워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상임회장은 “삼성과 하이닉스가 높은 이익을 내면 잘했다고 하면서, 왜 외식은 원자재 값이 그렇게 올랐는데도 가격을 올리면 안 된다고 하느냐”며 “외식 물가 안정만 제일 먼저 언론에 오르는 현실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도, 언론에도 이 부분은 다시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전환 시대를 맞아 외식산업 역시 더 이상 과거 방식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봤다. 최근 중국 알리바바 현장을 다녀왔다고 밝힌 윤 상임회장은 “호텔 키부터 자동차까지 음성 인식과 AI로 바뀌고 있고, 주방 역시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산업 혁명이 과거에는 수십 년, 수백 년 단위였다면 지금은 1년, 1개월 단위로 변할 만큼 세상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식업은 여전히 각종 규제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윤 상임회장은 보건증 제도와 같은 현장 규제를 언급하며 “AI 시대에 모든 것이 소비자 중심, 국민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여전히 정부 위주, 규제 위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고객을 위해 책임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와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상임회장은 앞으로 협회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냈다. 그는 조동민 공동회장,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 등과 함께 외식업계의 규제 개선과 사회적 인식 전환을 함께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더 똘똘 뭉쳐 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며 “외식산업협회와 프랜차이즈 업계가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취임사 형식을 띠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외식업이 더 이상 ‘민생 물가 관리의 도구’로만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는 업계의 누적된 문제의식을 드러낸 장면으로 읽힌다. 외식업은 K-푸드의 최전선에 서 있으면서도 정작 비용 상승과 규제 부담, 사회적 비난을 가장 먼저 떠안는 구조에 놓여 있다. 윤 상임회장의 발언은 바로 그 모순을 공론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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