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서진영 전문기자] 가죽나물은 봄 한철에만 만날 수 있는 향 강한 나물이다. 지역에 따라 가즉나물, 가죽순, 참죽나물로도 불리며, 정확히는 참죽나무의 어린순을 가리킨다. 참죽나무의 학명은 Toona sinensis (Juss.) M. Roem.이며, 과거에는 Cedrela sinensis라는 학명도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Toona속으로 분류된다.
가죽나물의 매력은 향에 있다. 일반적인 산나물의 풋내와 달리, 참죽나무 어린순은 짙고 독특한 향을 낸다. 어떤 사람은 마늘 향과 비슷하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견과류나 훈연 향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 강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바로 그 점이 가즉나물을 봄나물 중에서도 뚜렷하게 구별하게 만든다.
가죽나물이라는 이름은 지역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한식문화사전은 가죽나물을 참죽나무의 어린순으로 설명하며, 옛 이름으로 춘(椿), 향춘(香椿), 저춘(猪椿), 저(樗) 등이 쓰였다고 정리한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참죽나무와 가죽나무가 서로 다른 나무라는 사실이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참죽나무 어린순을 가죽나물로 부르기도 하지만, 식물학적으로 참죽나무와 가죽나무는 구분된다.
우리가 언제부터 가죽나물을 먹었는지 정확한 시작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참죽나무 어린순을 식용해 온 기록과 명칭은 오래전부터 확인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참죽나무 새순을 봄에 데쳐 먹거나 튀겨 먹고 장아찌로 만들어 먹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잎은 식용으로, 줄기와 뿌리껍질은 약용으로, 목재는 가구재로 사용되었다고 기록한다.
가죽나물은 영양적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참죽나무 어린잎과 순은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계열 성분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 관련 연구에서는 참죽나무 잎 추출물에서 항산화 활성이 확인되었고, catechin, quercetin 등 페놀성 화합물이 분리되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질병 치료 효과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 음식으로서의 가치는 제철 채소가 가진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 향미 성분을 균형 있게 섭취한다는 데 있다.
봄에 나물을 먹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식탁은 무겁고 저장성 강한 음식에서 가볍고 향이 살아 있는 음식으로 이동한다. 봄나물은 어린잎, 새순, 줄기처럼 식물의 생장 초기에 해당하는 부위를 먹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의 나물은 향이 선명하고 식감이 부드러우며, 입맛을 깨우는 쌉싸름함을 지닌다. 가즉나물은 그중에서도 향이 가장 강하게 남는 봄나물이다.
조리법은 단순할수록 좋다. 가죽나물은 살짝 데쳐 물기를 뺀 뒤 된장이나 간장, 들기름으로 무치면 향이 살아난다. 장아찌로 담그면 짧은 제철을 지나서도 향을 보관할 수 있고, 찹쌀풀을 발라 말린 뒤 튀기는 방식은 참죽나무순의 향과 바삭한 질감을 함께 살린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도 참죽순을 데쳐 먹고, 튀겨 먹고, 장아찌로 만들어 먹었다고 기록한다.
가죽나물은 흔한 나물이 아니다. 그래서 더 기사 가치가 있다. 봄나물이 단순히 “건강에 좋은 채소”로 소비되는 시대에, 가죽나물은 봄의 향이 얼마나 강하고 낯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부드러운 봄동, 향긋한 미나리, 쌉싸름한 두릅과는 다른 결의 나물이다. 짧은 계절에만 올라오는 어린순, 지역마다 다른 이름, 강한 향과 오래된 식용 문화가 겹쳐져 있다.
결국 가죽나물을 먹는 일은 봄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봄나물은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만 먹는 음식이 아니다. 계절이 바뀌었음을 혀와 코로 먼저 알아차리는 음식이다. 가즉나물은 그중에서도 가장 또렷하게 봄의 존재를 알리는 나물이다.
참가죽 두부조림
재료 : 두부1모, 참가죽100g, 소금, 깨소금 1t, 간장 2T, 조청 2T, 들기름 2T, 물 1컵
만드는 방법
- 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소금을 뿌리고 굽니다.
- 참가죽을 씻어 놓고 양념을 만든다.
- 냄비에 참가죽을 먼저 깔고 그 위에 1을 올리고 참가죽을 다시 올려 양념을 얹는다.
- 3의 양념이 자박하게 남으면 불을 끄고 깨소금을 뿌려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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