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처럼 포근한 미소가 무기인 장립화 셰프. 그랜드 힐튼 서울 중식당 ‘여항’을 총괄하는 그의 올 해 나이는 68세다. 칠순이 코앞이지만 그는 현직에서 즐겁게 요리하고 있다. ‘회사를 내 집처럼’ 여기며 투명하고 책임 있게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이 돋보였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화교출신이지만 서울 시내에서 태어나 서울 광주 부산의 주요 호텔에서 근무한 그는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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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중국 정통 요리를 고집하다 !!
장립화 셰프
“한국 음식요? 저는 전라도 음식이 입에 잘 맞아요. 홍어를 좋아하고, 청양 고추도 잘 먹고, 겉절이도 좋아합니다. 새우젓도 요리할 때 잘 쓰고요. 술 마시는 문화도 대만보다 한국이 더 맞는 거 같아요. 화끈하게 단번에 마시고 2차 가서 즐겁게 놀지요.”
한국어보다는 중국어를 잘하지만, 그는 한국의 모든 것을 좋아하고 잘 맞는다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지난 1966년 11월 시청 앞의 ‘대려도’라는 음식점에서 처음 요리사 인생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벌써 경력 48년째. 1985년 대만 국제요리대회 금상, 2005년 중국 북경요리대회 최우수상, 2011년 대만 세계족발요리대회 최우수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1978년 호텔신라를 시작으로 호텔 레스토랑과 인연을 맺은 그는 2009년, 그랜드힐튼호텔의 여향으로 옮겨왔다.
“그동안 여러 특급호텔을 거치며 일했지만, 감사하게도 내가 만든 음식을 손님들이 좋아해줘 스카우트 제의를 자주 받고 있습니다. 이곳 그랜드 힐튼 서울이 내 마지막 종착지가 아닐까요?”
장립화 셰프는 호텔과 인연이 깊다. 남서울호텔, 로얄호텔, 광주 신양파크호텔, 부산 그랜드호텔, 워커힐호텔 외식사업부 등 대한민국 전국 팔도 호텔을 두루 거쳤다. 장립화 셰프는 ‘대려도’에서 중식의 기본 과정인 자장면, 짬뽕, 볶음밥과 같은 면, 밥을 이용한 중식과 육류를 이용한 족발, 탕수육 등을 배운다. 그 시절 그는 유독 족발 만드는 법이 재미있었다. 삶는 시간에 따라 부드러운 푸딩이 되기도 하고 쫀득쫀득한 족발이 되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고기를 삶을 때 추가하는 향신료에 따라 중국식 족발이 되기도 하고 한국식 족발이 되기도 했으니 마술사가 마술을 부린 듯 재미났다고 한다.
장립화 셰프는 시간이 나면 홍은동 인왕 재래시장을 자주 찾는다. 가장 신선한 제철 메뉴를 정하려고 ‘시장’을 찾는 것이다. 좋은 재료를 보며 새로운 요리를 떠올리기도 하고 세부적인 조리법을 구상한다.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은 만드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 모두에게 신선한 영감을 준다고 그는 믿는다.
“회사를 내 집처럼 여기라고 강조합니다. 회사 물건을 내 물건처럼 아끼고, 우리 집 식구 음식 하듯 좋은 재료로 정성껏 요리하라고 강조하지요.”
회사 일을 내 일처럼 여겨온 장립화 셰프이기에 그가 떠나온 호텔마다 다시 와달라는 스카우트 제의가 끊어지지 않는다. 장립화 셰프는 호텔을 정말 자신의 집으로 여겼을까? 그는 아직 자신 소유의 자동차와 집이 없다. 버스 타고 호텔에 출근하는 뚜벅이족이다. 장 셰프는 또한 후배들을 자식처럼 대한다. 아버지 없는 후배에게 아버지가 되어주고, 한번 인연을 맺은 후배와는 평생을 같이하는 따뜻한 조리사다.
칠순을 앞둔 노장의 요리사는 평생 호텔리어로 살면서 소박하게, 그리고 행복한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소탈한 그의 웃음은 손님을 부르고, 그의 요리는 손님까지 행복하게 하는 마력이 있는 듯 그의 주변은 둥글고 포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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