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멘토링, 그리고 팀워크… 사라 톰슨이 말하는 좋은 주방의 조건
사진 = starchefs 홈페이지
[Cook&Chef = 허우주 전문기자] 라스베이거스의 대표 멕시칸 다이닝 카사 플라야(Casa Playa)를 이끄는 셰프 사라 톰슨이 2026년 ‘스타셰프 라스베이거스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며 미국 외식업계에서 주목받는 셰프 중 한 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지역성과 전통, 팀워크와 멘토링, 그리고 ‘함께 나누는 식사’의 가치를 꾸준히 이야기하는 리더다. 멕시코 요리를 기반으로 하지만 태국과 일본의 풍미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고, 동시에 젊은 셰프들을 성장시키는 데에도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는 현재 윈 라스베이거스 내 멕시칸 레스토랑 카사 플라야의 총괄 셰프로서 30명 이상으로 구성된 팀을 이끌고 있다. 또한 여성 호텔리어 이니셔티브 활동을 통해 여성 외식업 종사자들을 위한 멘토링과 지원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가족의 식탁에서 시작된 요리의 꿈
사라 톰슨의 요리 인생은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한 식탁에서 시작됐다. 그의 부모님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함께 식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요리에 흥미를 느끼게 된 그는 고등학교 시절 직접 요리책을 만들고, 친구들과 가족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며 셰프의 꿈을 키워갔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미국 최고의 요리학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CIA에 진학했다. 졸업한 뒤 뉴욕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마레아(Marea)에서 라인 쿡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현장 경험을 쌓았다. 당시 그는 셰프 아마도르 아코스타 밑에서 기본기와 프로 정신을 익혔다. 이후 알더(Alder)에서 수셰프로 일하며 창의적인 조리 기법을 배웠고, 뉴욕의 유명 멕시칸 레스토랑 코스메(Cosme)에 합류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랍스터와 초리조, 모리타 고추, 살사 크루다를 곁들인 봄철 스프레드. 사진 = sarahcthompson 인스타그램
멕시코 요리와의 운명적인 만남
사라 톰슨은 원래 이탈리안 요리에 익숙한 셰프였다. 그러나 코스메에서 일하며 멕시코 음식의 깊은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는 Authority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코스메에 오기 전까지 멕시코 음식은 미지의 영역이었다”라며 “고추와 옥수수, 아가베 같은 재료들을 접하는 과정 자체가 매일 새로운 발견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러 종류의 말린 고추로 살사를 만들던 경험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방을 가득 채운 훈연 향과 흙 내음, 매운 향의 조합은 그를 완전히 새로운 음식 세계로 이끌었다.
코스메에서 그는 세계적인 멕시코 셰프 다니엘라 소토와 함께 일하며 멕시코 지역 음식의 다양성과 철학을 배웠다. 레시피를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식문화와 공동체 의식까지 이해하게 된 것이다.
사라 톰슨은 카사 플라야 메뉴 개발을 위해 멕시코 여러 지역을 직접 여행하며 식재료와 조리 방식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카사 플라야에는 태평양 연안 해산물과 제철 농산물, 멕시코산 옥수수와 고추를 활용한 메뉴들이 자리 잡았다. 대표 메뉴로 꼽히는 호박 타말은 전통적인 타말에 코코넛 밀크로 만든 몰레 베르데를 접목해 가볍고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한 요리다.
“주방은 팀 스포츠”… 협업과 멘토링의 리더십
사라 톰슨은 주방 운영을 팀 스포츠에 비유한다. 셰프는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팀을 이끄는 코치라는 것이다. 그는 카사 플라야에서 직원 교육과 시식회를 자주 진행하며, 멕시코 각 지역의 음식 문화와 재료에 대한 이해를 공유한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팀원들이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하도록 장려하는 것도 그의 중요한 리더십 방식 중 하나다.
그는 최고의 요리는 모든 셰프의 창의력이 합쳐질 때 탄생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직원들의 관심사를 요리에 적극 반영하려 한다. 특정 식재료나 문화에 관심이 있는 팀원이 있다면 그 아이디어를 메뉴 개발 과정에 연결해 새로운 요리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멘토링이다. 사라 톰슨은 자신의 커리어 역시 훌륭한 멘토들의 도움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카사 플라야는 여성 셰프 비율이 높은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여성 외식업 종사자 지원 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업계 다양성과 지속 가능한 환경 조성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 = sarahcthompson 인스타그램
좋은 음식은 사람을 연결하는 경험
사라 톰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음식의 가치는 ‘공유’다. 그는 사람을 연결하는 경험으로 요리를 바라본다. 최근 카사 플라야의 심야 메뉴는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세비체와 타코, 작은 접시 요리들이 자연스럽게 테이블 위에서 공유되며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철학은 단지 셰프 개인의 방향성에 머무르지 않는다. 사라 톰슨은 팀원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주방의 따뜻함과 열정을 손님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또한 그는 건강한 일과 삶의 균형 역시 강조한다. 과거에는 규칙 없는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소모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운동과 식습관 관리, 스페인어 공부 등을 통해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었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긍정적인 태도와 배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멕시코 전통 요리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가는 셰프 사라 톰슨. 그의 요리는 단순히 새로운 맛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함께 나누고 배우며 성장하는 경험 자체가 곧 그가 추구하는 ‘좋은 음식’의 의미에 가깝다.
Cook&Chef / 허우주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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