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서현민 기자] 꽁꽁 언 땅에서 자라는 겨울 냉이는 단순한 나물이 아니라, 계절이 주는 균형 잡힌 영양 공급원에 가깝다. 성장 속도가 느리고 조직이 단단해지면서 향과 영양이 자연스럽게 응축된다. 같은 냉이라도 겨울과 이른 봄에 수확한 냉이가 가장 맛이 깊고 영양가가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냉이의 가장 큰 장점은 ‘가벼움’과 ‘밀도’가 함께 존재한다는 점이다. 100그램 기준 열량은 약 25~30킬로칼로리로 매우 낮지만 단백질이 약 2.4그램, 탄수화물이 3~4그램가량 들어 있어 포만감은 의외로 오래간다. 비타민 C는 20~24밀리그램으로 하루 필요량의 20% 이상을 한 번에 채워 주며, 비타민 A도 풍부해 겨울철 건조해지기 쉬운 점막과 피부를 보호한다. 칼슘은 약 190밀리그램, 칼륨은 약 270밀리그램, 철분은 비교적 높은 13밀리그램 안팎으로, 뼈 건강과 체내 전해질 균형, 빈혈 예방에 고르게 기여한다. 낮은 칼로리에 비해 영양 밀도가 높은 이유로 겨울철 체중 관리 식단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냉이에는 향을 만드는 황화합물과 폴리페놀 같은 식물성 항산화 성분도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활성산소를 줄이고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기름지고 짠 음식이 많아지는 겨울 식단에서 냉이가 상차림의 균형을 잡아 주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나트륨은 낮고 칼륨은 높아 짠 음식을 함께 먹었을 때 부담을 완화하고,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도와 활동량이 줄어드는 계절에 흔한 소화 불편을 덜어 준다.
조리 측면에서도 냉이는 효율적이다. 국물 요리에는 마지막에 넣어 한 번만 끓이고, 나물은 짧게 데친 뒤 가볍게 무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불필요한 기름과 양념을 줄여도 맛이 살아난다. 최근에는 데친 냉이를 곱게 갈아 만든 페스토를 파스타나 샌드위치, 리소토에 더하는 방식도 늘고 있다. 전통적인 된장국과 나물에서 출발해 현대적인 메뉴로 확장되면서, 제철 채소를 일상적인 식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있다.
겨울 냉이를 먹는 일은 몸을 가볍게 만드는 선택이면서, 계절 변화에 맞춰 몸을 준비시키는 행위이기도 하다. 낮은 열량, 높은 영양 밀도, 항산화 성분이 함께 어울려 면역과 회복을 동시에 돕는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냉이의 가치는 더 선명해진다. 언 땅에서 올라온 이 작은 풀 한 포기가, 왜 제철을 따라 먹는 일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지 조용히 설명해 준다.
Cook&Chef / 서현민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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