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축된 지 3일 안에 제품만을 3일 안에 소비하는 거로 원칙으로
- 인공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고 천연의 식재료만으로 맛을 낸 닭갈비와 막국수 전문점
[Cook&Chef = 조용수 기자] 울긋불긋해진 단풍잎들로 화려한 곤지암 태화산의 가을은 서서히 입동과 함께 찾아온 겨울에게 슬그머니 자리를 양보한다. 곤지암 태화산으로 발길이 닿는 순간, 도시의 숨결은 달아오른 숯불 위에서 먼저 느껴진다. 가슴으로는 깊어가는 가을 삼키고, 코로는 풍미 가득한 닭갈비의 향을 마시고, 입으로는 천연 식재료를 통한 자연의 맛을 탐닉한다. 태화산의 맛과 멋은 그렇게 오감의 그것보다 깊이 스민다. 숯불 닭갈비의 맛을 즐기는 ‘오감(五感) 태화산닭갈비 맛(味)’이다.
곤지암 태화산의 새벽 안개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아침이 되면 ‘태화산명가 숯불닭갈비&메밀막국수’ 주방은 맛의 기억으로 찾아올 누군가를 위해 바빠진다. 2019년부터의 아침마다 만나는 하루의 일상이다.
“저희 매장 인근에 ‘화담숲’이라는 수목원이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신 분들이 주로 저희 매장을 이용하시는 고객입니다. 젊은 층에서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저희 ‘태화산명가 숯불닭갈비&메밀막국수’를 찾아주십니다. 곤지암 지역 골프장과 리조트를 방문하시는 분들도 저희만의 건강한 맛을 즐기러 오십니다.”
‘태화산명가 숯불닭갈비&메밀막국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김한진씨가 수줍은 듯 던지는 업소 자랑이다. 이곳은 2019년 7월 오픈한 곳으로 대한민국 포크음악 1세대로 70년대 중반 ‘밤에 떠난 여인’으로 폭팔적인 인기를 끌었던 통기타 가수 ‘하남석’씨가 창업한 장본인이다. 아는 후배의 권유로 숯불 닭갈비의 기술을 전수 받아 철판이 아닌 숯불에 직화로 맛을 입혀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태화산명가 숯불닭갈비&메밀막국수’를 맛본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의 대답은 간단 명료했다.
“이유는 재료입니다. 닭을 손질하고 요리하는 방법은 비슷합니다. 그러나 재료의 선택이 음식의 맛을 결정짓습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닭이나 개발해 만드는 소스, 그리고 밑반찬까지 모든 음식에 사용하는 식재료를 최고의 상품으로 사용합니다. 계절마다 또는 생산지의 환경에 따라 식재료 가격의 변동이 있어도 항상 저희가 선택한 식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일반적인 식재료보다 10%에서 20% 정도 가격 차이가 있습니다. 이게 이제 처음 전수해 주신 분의 영업 철학이기도 합니다. 또한, 저희는 일반적으로 만들어진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만들어 제공합니다. 조미료로 맛을 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가 있지만 되도록 천연의 맛을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양념 숯불 닭갈비의 소스도 야채를 갈아서 만들기 때문에 상대적인 비용도 더 많이 들어가지만, 식사 후에 속이 불편하거나, 물이 좀 많이 먹힌다거나 하는 것 없이 편한 식사를 하실 수 있습니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기쁜 맛을 드릴 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닭갈비의 가장 중요한 식재료는 닭이다. 이곳은 중닭 이상 크기의 닭의 넓적다리 살만을 발골한 냉장된 제품만을 사용한다. 그래야 육질이 단단하고 식감이 좋다. 도축된 지 3일 안에 제품만을 3일 안에 소비하는 거로 원칙으로 재료 자체의 품질을 타협하지 않는다는 식당으로서가장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 ‘태화산명가 숯불닭갈비&메밀막국수’의 경영 철학이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두 가지 메뉴로 제공되는 ‘태화산명가 숯불닭갈비&메밀막국수’의 닭갈비 는 주방에서 초벌구이를 해서 나온다. 테이블에서 준비된 숯불에서 타지 않게 자주 뒤집으며 육즙을 잘 가두면서 구워낸 닭갈비의 맛은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감칠맛이 특징이다. 얇게 썬 양파와 곁들이면 맛의 풍미를 배로 느낄 수 있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동치미와 무절임, 무생채, 그리고 계절에 따라 열무김치 또는 백김치가 함께 한다.
‘닭갈비’라는 이름을 두고는 한때 우스갯소리도 오간 적이 있다.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것이라며 “닭이 무슨 갈비냐”고 묻던 이들도 있었지만, 숯불에 구운 닭의 담백한 풍미와 양념의 깊이를 맛본 뒤엔 더이상 시비(?)를 걸지 않는다. 생닭 그대로 구우면 뻣뻣할 것이라는 걱정도 잠시, 숙성된 양념에 푹 잠긴 닭고기를 숯불에 얹어 놓으면 육즙이 살아난다. 은근히 올라오는 숯향이 닭고기의 고소함을 품어내며, 불길을 따라 고기가 부풀듯 익어가는 모습이 먹는 이의 시선을 붙잡는다.
겨울철 숯불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는 풍경은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요리의 본능 같은 것이 아닌가 한다. 때로는 이름을 달리하고, 때로는 불 위에 놓이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 닭을 구워 함께 나누던 시간은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물러 있었다. 숯불 닭갈비는 오랜 기억 속 향기를 지금으로 이어왔다. 이 음식이 특별한 건 어쩌면 그 단순함에 있다. 양념 옷을 입은 발골한 닭고기를 숯불의 뜨거운 온도에 향을 입히는 것 자체뿐이다. 숯불 판 위에서 익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시간까지 함께 구워지는 듯하다. 숯불 판 앞에 앉아서 익어가는 고기를 뒤집고 또 뒤집으면서 불과 양념이 만들어 내는 마법을 기다리는 동안, 입안에는 이미 침이 고이며 한 손은 벌써 술잔에 가 있다.
허기진 배를 숯불 닭갈비로 어느 정도 채웠으면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 ‘태화산명가 숯불닭갈비&메밀막국수’의 제호에서 알 수 있듯, 마지막 코스인 막국수를 맛볼 차례이다. 이곳은 국산 메밀가루 70%에 밀가루 30%로 냉 반죽해서 메밀을 숙성시켜 사용한다.
“저희는 아무래도 닭갈비가 좀 유명하다 보니까 막국수는 조금 더 사이드로 떠나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는 직접 자가재면에서 국수를 뽑고 소스도 직접 만들어 막국수에 정성을 다하는 막국수 전문점입니다. 저희 막국수의 특징은. 들기름 향이 굉장히 좋습니다. 엄선된 들깨를 구입해 방앗간에서 직접 들기름을 내려 사용합니다. 양념 역시 천연의 채소로 만든 육수에 고춧가루와 마늘, 후추 등을 섞어 일정 시간 숙성시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부족한 게 많겠지만 고객들에게 최고의 식재료 선택과 최상의 음식 조리, 친절한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태화산명가 숯불닭갈비&메밀막국수’ 식구들의 친절한 미소가 가을의 끝에서 겨울의 시작까지 그리고 다시 화사한 봄에서 녹음의 여름까지 오랫동안 지속하길 바라며 겨울의 입구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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