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워싱턴만의 특징적인 산맥 지형과 떼루아다. 워싱턴은캘리포니아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와인 생산 주로 1825년부터 와인이 생산됐다. 워싱턴은 야키마 밸리(Yakima Valley)와 레드 마운틴(Red Mountain), 왈라왈라 밸리(Walla Walla Valley)등 여러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어 온난·건조한 기후와 한랭·습윤한 기후가 공존한다.
캐스케이드(Cascade Range) 산맥이 구름의 이동을 막아주기 때문에 동쪽지역은 햇빛이 풍부하고 서쪽은 상대적으로 서늘한 기후 갖는다. 이런 특징적인 기후 덕에 백포도·적포도 모두 재배가 가능해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토양 또한 배수와 통기성이 작물 재배에 알맞은 양토질·자갈로 이루어져 있어 콜롬비아 밸리만의 특성을 지닌 포도나무가 자란다. 샤또 생 미셸은 워싱턴주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가 있는 ‘콜드 크릭 빈야드’(Cold Creek Vineyard)를 소유하고 있어 와인에서 노련미와 숙성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14핸즈는 동부와 콜롬비아강을 자유롭게 누비던 야생마들의 자유분방한 정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말들은 키가 사람의 손으로 딱 14뼘에 불과했는데, 이런 작은 말들의 지구력과 워싱턴 지역 특유의 억척스러운 포도나무를 접목시켜 탄생한 것이 14핸즈다. 샤또 생 미셸의 와인메이커 키스 케니슨(Keith Kenison)은 ‘길들여지지 않은 말처럼 거칠고 멋진 와인을 담겠다’는 포부를 와인과 함께 담아 14핸즈 시리즈를 선보였다.
14핸즈 메를로는 워싱턴 와인의 상징이자 미국 메를로 판매량 top3에 꼽힌다. 작황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메를로 96%, 쉬라즈 4%로 이루어졌다. 균형 잡힌 산도와 부드럽고 우아한 탄닌이 어우러진 과일향의 메를로, 블랙베리, 자두, 체리, 모카가 느껴진다. 풍부한 풍미와 탄탄한 구조감이 음식에 곁들여 마시기 편안하다. 바비큐 립, 구운 삼겹살, 버거, 미트볼 스파게티 등의 고기류와 잘 어울리지만, 동시에 과일향이 풍성해서 치미추리 소스와도 궁합이 좋다.
워싱턴의 메를로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메를로보다 흙맛이 강한 편이다. 낮에는 무덥지만 밤에는 20도 이상 떨어져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높은 산도와 달콤한 과일향을 품게 된다. 메를로는 워싱턴 토양에 가장 적합한 품종으로 평가되며, 미국의 대중적인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부드러운 타닌 구조와 과실감으로 진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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