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사람들에게 감성의 통로이자 그리움입니다. 접시에 담긴 요리는 그들을 이어주는 매개체인 것이지요.” 그 속에서 스토리로 감동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요리사인 손단아의 꿈이라고 말하고 있다. 능숙한 요리사가 되어 그녀의 꿈에 한층 더 다가가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하는 아름다운 요리사 손단아. 그녀에게는 대나무의 Quantum Leaf(퀀텀리프) 시기를 지나 이제 비상하는 일 만 남아있다.
writer _이하림 / photo _조용수
Chef Story
‘Quantum Leaf’를 생각하며.....
그랜드 워커힐 서울 한정식 온달 손단아 셰프
올해가 요리경력 8년째인 손단아 셰프는 그동안 대나무의 Quantum Leaf(퀀텀리프)를 생각하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대나무는 작은 씨앗을 심어 3년이 지나면 30센티가 자라고 4년이 되어도 30센티 그대로 있다가 5년째 되는 해 부터는 하루에 1미터씩 자라 하늘을 찌르고 올라간다. 우후죽순이라...... 무섭게 위로 올라가는 대나무의 큰 기둥을 5년 동안 땅 밑에서 자리 잡은 단단한 뿌리가 지반을 움켜진 힘으로 지탱하는 것이다. 아무리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 대나무의 성장처럼 지루했던 요리 초년생의 시간들을 Quantum Leaf(퀀텀리프)를 떠올리며 견디고 있다는 손단아 셰프는 맡은 자신의 일에 하루하루를 열심히 매진하고 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 온달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 저에게는 큰 행운입니다. 호텔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각 업장의 R&D를 발표하는데, 음식은 하나의 '훌륭한 요리'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음식에 담긴 이야기로 감동을 주는 것, 즉 오감의 소통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요리 +α의 시대인 것이죠. 제 인생에 있어 1모작 꿈은 ‘이야기하는 요리꾼’이 되는 것이고, 2모작은 ‘요리하는 이야기꾼’이 되는 것입니다. 큰 호텔의 특성상 요리를 하며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업장 R&D와 청와대 한식 코스에 쓰이는 스토리텔링을 어깨 너머로 배우며, 음식에 담을 스토리가 접시위에서 얼마나 큰 상승효과를 줄 수 있는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감성적인 손단아 셰프는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것을 즐기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데 지금 요리를 하고 보니 연결고리가 되는 것 같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중학교 때에는 친구와 시 낭송을 함께 하기도 하고, 작품 전시회에는 학교 신문제작으로 입상도 했다. 여고시절에는 학교대표로 글짓기 대회에 출전해 주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요즘은 신문과 잡지를 스크랩 하면서 사설과 시 부문 등 다양한 장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얻은 영감으로 요리와 감성을 담은 음식이야기 쓰는 좋은 모티브로 이용하고 있다.
다양한 공모전에도 도전하고 있는데 슬로건이나 네이밍, 스토리텔링 요리와 관련된 분야 등이 그것이다. 입사 후에도 사내에서 주관하는 공모전에서 다수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천여 명이 도전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피자 슬로건 공모전에서 2위에 입상하여 상패와 상금을 받을 정도의 열정을 표현할 줄 아는 단아함을 지닌 우먼파워이다. 또한 손단아 셰프는 각 분야의 6가지 조리사 자격증을 모두 획득한 스펙이 많은 요리사이다. 배운 것을 정리하려고 도전하였고 노력한 결과의 열매로 결실을 맺게 된 것 같다는 손단아 셰프는 조용한 목소리로 단오하게 이야기한다.
“다양한 분야를 이해하는 초석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온달’이 궁중요리 전문이지만 후식과 반찬을 담당하는 저로서는 여러 가지 요리를 섭렵했던 것이 유리했다고 봅니다. 사고의 유연성이 생겼다고 할까요? 다양한 아이디어가 요리에 적용이 되었던 것이지요.”
과연 손단아 셰프 있어 요리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저에게 요리란 소통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세대와 국적의 경계가 없는 행복을 위한 예술이며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이 고되지 않다고 느낀다면 아름다움은 현재와 같은 호소력을 갖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고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요리가 누군가의 고단한 삶에 ‘행복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면 그것이 바로 예술이요, 과학입니다. 이것은 행복이라는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지요. 가족과 함께 맛 본 음식과 그리운 기억속의 음식이 바로 행복입니다. 요리는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만들어야 맛있게 됩니다. 맛이란 행복에 대한 기억이고, 행복을 끄집어내는 감각이지요. 그래서 훌륭한 셰프는 예술가이고 과학자라고 생각합니다.”
주위의 선배들이 모두 자신의 멘토라고 이야기 하는 그녀는 나름대로 선배들에게 배울 수 있는 부분들을 스크랩 하고 따라하도록 노력한다. 선배들의 장점을 배우는 것도 많지만 선배들이 조언으로 들려주는 솔직한 실수담마저 그녀가 셰프로서 살아가는 동안에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각성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윗사람과 아랫사람과의 오픈된 조직이 전반적으로 함께 성장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게 되었다고 한다. 배우려는 열의만 있으면 얼마든지 길은 열려 있다고 말하는 손단아 셰프는 지금 이 시각에도 차근차근 그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초과회복’은 손단아 셰프의 화두이다. 운동용어로 사용하는 단어인데 그녀는 생활의 지침서로 생각하고 있다.
“근육도 상처가 났을 때 휴식기를 거쳐 더 성장할 수 있는 회복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장 힘든 시기에 힘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들이 많이 있지만 고통이 현재 진행형일 때 기쁘게 받아들여 이겨내고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저도 그 힘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의미가 없는 순간들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이 하나의 배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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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다는 그녀의 조언은 어떤 것일까?
“어떤 직업이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슷한 일을 반복해야 하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나 새내기 조리사들의 첫 번째 관문이 그것입니다. 주방 안에서 손으로 만지는 음식들에는 의미가 없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전문 기술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경력인데, 그 바탕은 아주 사소하더라도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같은 오늘로는 밝은 내일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슬럼프를 극복할 수 없다고 봅니다. 같은 일을 할 때에도 경험과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Quantum Leaf(퀀텀리프)의 시기를 잘 넘겨야 되겠죠."
요리를 사랑하는 젊은 조리사 손단아 셰프는 주위에 좋은 스승과 선배들에게 제대로 배운 것 같다. 그 배움의 계승이 그녀의 후배들에게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만으로 5월은 항상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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