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이렇게 호사스러워도 될까요?
구본길 셰프의 화두는 행복을 나누고 되돌려 주는 것이다. 환갑을 지난 나이까지 일할 수 있는 고마움을 사회에 꼭 갚고 싶다는 생각이다. ‘요리하는 사람은 선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그의 철학처럼 그는 주변 사람을 선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듯했다.
199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세계요리올림픽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에게 방송 출연 섭외가 줄을 이었다. ‘꿈의 궁전’, ‘위대한 밥상’, ‘호기심 천국’, ‘노벨의 식탁’ 등 셀 수 없는 만큼 카메라 앞에 섰다. 63시티 레스토랑에서 근무할 때라, 회사 홍보 차 자주 출연했는데 24시간을 꼬박 촬영하고 회사로 출근하는 일이 잦았다. 밤낮없이 방송출연하고 받은 출연료는 10만 원이었다.
“요리사로 인정해주는 사람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 드렸을 뿐입니다. 구본길이라는 이름을 믿어주는 시청자들에게 거짓 없이 말하고 보여 드렸습니다. 저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보여 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요.”
양심을 지킬 수 없을 때는 거액의 해약금을 주고 방송 출연을 그만둔 적도 있다. 세계 맛 기행 차 대만으로 촬영 갔을 때는 오히려 개인 경비를 썼다. 고생하는 제작진에게 맛있는 밥을 사느라 출연료보다 더 많은 밥값을 냈다.
“요리가 직업인데 스파게티 만드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죠.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평생소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리고 찾은 곳이 신길동 기술학교다. 66만 원 받던 선원은 한 달에 3만 원 받고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했다. 못하겠다 싶어 부산에 내려가 다시 배를 타려니 누군가 그에게 말했다. “새로운 것을 시작했으면 3년은 해봐야지 벌써 포기냐?”라고. 그 말 한마디에 구본길은 요리사로 오늘을 산다. 그 한마디만큼 그도 되돌려 주고 싶은 것이다. 멘토가 돼주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간’ 딱 맞추는 순간은 늘 긴장되고 즐거운 순간이라 말하는 구본길 셰프는 맛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한다.
조리를 배우기 위해 직업전문학교를 찾는 학생들에게 그곳은 막다른 골목 같은 곳이란다.
“좌절 겪지 않는 학생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사연 하나씩 있는 거 같아요. ‘요리’로 승부 해야 하는 간절함이 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책에 있는 것, 인터넷에 있는 정보는 다 공부하고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많죠. 저는 그런 학생들에게 마케팅을 비롯해 실전에서 응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밀착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 생활은 너무 호사스러운 게 아닌가 문득 생각합니다. 가끔은 정치하는 분이 도와달라고 전화를 하는데 매우 화냅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저를 위해, 이 멋스러운 양복을 사 준 아내에게도 고맙고요. 제가 받은 만큼 돌려주고, 저의 본분을 잊지 않고 잘 마무리 하고자 긴장하고 있습니다.”라는 구본길 셰프. “욕심부리면 나쁜 사람이다.”다고 쉽지만 어려운 이야기로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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