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진 여수. 화려한 조명이 밝힌 여수의 야경. 여수밤바다가 왜 노래로 탄생했는지 알 것 같은 잔잔한 아름다움을 느껴본다. 몇 해전부터 여수 밤바다를 보려는 관광객이 늘면서 야경투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그러한 어둠이 들어오면 교동시장 천변에 70여개의 포장마차가 불을 밝힌다.
CHEF'S TABLE
포장마차 요리의 새로운 맛은 창출하다!
여수 교동시장 ‘25호 꾼’
김미선 셰프
[Cook&Chef 조용수 기자] 돌산대교 위에서 내려다본 여수 도심의 야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불을 훤히 밝히는 교동시장 포장마차촌이 저 멀리 하나의 성을 이루고 있다. 무려 70여개의 포장마차가 빼곡히 들어섰고 이곳의 별미는 낙지·관자·삼겹살·묵은지로 이뤄진 '삼합'은 별미 중에 별미로 이곳 교동시장의 포장마차를 대표하는 안주로 자리 잡았다. 중앙동 새벽시장에서 매일 올라오는 서대, 가오리, 금풍쉥이 등 제철 해산물이 인심 넘치는 주인아줌마의 손맛을 만나 고기, 양파, 마늘이 더해져 해산물 삼합이 되면서 솔 솔 한 잔이 두 잔, 세잔으로 넘어가는 이곳에 여성셰프 출신이 운영하는 특별한 안주의 포장마차를 발견할 수 있다. 교동시장 포장마차촌 ‘25호 꾼’을 운영하고 있는 김미선 오너셰프. 이곳의 명물인 해산물 삼합을 비롯해 곰장어 숙회와 그녀만의 필살기 복어를 이용한 음식으로 여수시민을 비롯해 여수를 찾는 관광객 사이에서 이미 전문셰프가 요리한 특별한 맛에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한영대학교 호텔 조리영양학과에서 조리를 전공했습니다. 한식·양식·일식·복어 조리기능사가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포장마차를 하면서 무슨 조리기능사 자격이 필요하냐? 는 주변분의 생각과 달리 저는 처음 외식업에 발을 딛을 때부터 포장마차의 메뉴를 새롭게 만들어 보고 싶어서 조리과를 선택했습니다. 배운 것을 토대로 저만의 포장마차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사실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어요. 단지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하고 싶었던 일이라 즐기면서 하고 있어서 힘들지 않고 아주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철없던 시절 부모님 속을 좀 아프게 했다는 그녀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혼자 자립하기 위해서 단순히 조리사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별다른 기술 없이도 취업이 가능하고 한 달 채우면 월급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단순히 먹고 살기위해서 요리를 시작했다.
“처음엔 평범한 식당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전문식당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보여주기 위한 음식과 세팅법에 조금은 식상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상가를 하나 세 얻어서 포장마차를 시작했는데 별다른 차별화가 없었습니다.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고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알려주시는 분도 없고, 새로운 요리의 접근방법을 몰라 관련학과를 들어갔습니다. 하나, 둘, 새로운 것을 알기 시작하니 요리가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낮에 학교 생활로, 저녁에 포장마차 직업을 이어가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도 많이 취득했습니다. 이제는 포장마차 요리를 새롭게 개발해 포장마차 안주요리의 일인자 되는 것이 저의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여수에는 정말 많은 먹거리들이 있다. 싱싱한 생선회와 해산물을 비롯해 장어탕, 돌 게장 등도 있지만 교동시장 포장마차촌의 여수삼합은 관광객들이 당일 코스로 맛보고 가는 명물이 되었다. 보통의 전라도 삼합이라고 하면 수육에 삭힌 홍어 그리고 묵은지인데, 여수삼합은 다르다. 삼겹살에 관자, 새우, 낙지, 묵은지를 넣고 볶아먹는 것을 삼합이라고 한다. 밤이면 여수 교동시장을 중심으로 삼합 골목이 관광지로 형성되어 있을 정도다. 그중에서 김미선 오너셰프가 운영하는 ‘25호 꾼’은 다른 곳과 차별화된 삼합과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소지한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해 이곳을 찾는 식도락들의 입맛을 유혹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저는 곰장어 수육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곰장어는 양념해서 볶아먹거나 짚을 이용해 구워 먹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저는 된장을 넣고 삶은 곰장어 수육을 맛보시길 권합니다. 아마 그동안 입으로 느끼지 못하신 새로운 맛을 경험 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삼합에 어울리는 소스도 개발 중이며, 특히 복어를 삼합에 응용해 새로운 형태의 복어삼합을 이곳을 찾아주신 고객들에게 맛보이게 할 예정입니다.”
언제가 요리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그녀. 단순한 조리의 개념보다는 뭔가 차별화된 조리를 하고 싶어졌고, 그때부터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더니 서서히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조리에 대한 철학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조리에 대한 자신만의 틀을 조금씩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며, 최상의 재료로 최상의 맛을 저렴하게 대중적으로 가보자는 그녀만의 철학으로 오늘도 교동시장 ‘25호 꾼’ 김미선 오너셰프는 자신의 요리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에게 싱싱한 재료로 더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위해 영업을 마친 포장마차의 불빛을 벗 삼아 새벽 경매시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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