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9월 개관한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호텔’ 주방의 오픈멤버로 20여 년간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호텔조리사로서의 역임에 최선을 다했던 공석길 총주방장. 2014년 한 길을 달려온 호텔조리사의 셰프복을 벗고 군산의 호원대학교의 강단에서 제2의 이모작 인생 첫발을 내딛은 그의 교육철학과 요리인생에 대한 소감을 들어보았다.
TEA TIME INTERVIEW
‘무능력·무경계·무경력’ 新 조리인 三無
호원대학교 외식·조리학과 공석길 교수
[Cook&Chef 조용수 기자]1980년부터 양식 조리사 한 길만을 걸어 온 양식전문 셰프로 지난 2009년 국가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인증하는 조리기능장(Master Craftsman Cook)을 취득한 공석길 셰프가 호텔 셰프로서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의 총주방장으로서 양식, 한식, 일식 등 모든 조리 업무를 총괄 지휘 감독했던 경험 그대로를 어린 후학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대학 캠퍼스의 문을 밟았다. 이제 총주방장 셰프에서 조리과 교수로서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공석길 교수가 조리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탄탄한 기본기란다. 어떤 요리를 하는 조리사는 가장 기본인 메뉴 조리방법과 식재료의 선택과 선별방법 그리고 조리의 맛을 좌우하는 소스의 개발 및 만드는 방법을 비롯하여 마지막으로 플레이팅까지를 필수적으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요리세계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어야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노하우가 바탕이 되어야만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학생들도 처음에는 톡톡 튀는 아이디로 참신한 메뉴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아이디어만큼 조리기술이 따라주지 않으면 점차적으로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처음 조리를 접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기본기를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제 교육관입니다.”
호원대학교 조리학과는 깨끗하고 연구 분야가 많으며, 학생들도 순수하고 요리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 전체적으로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학교이지만 조리현장 쪽의 경험이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한다. 짧은 학사일정 기간에 여러 가지 다양한 조리기술을 가르쳐 주기엔 시간상 벅찬 부분이 많다며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기 위해 요리대회나 현장 실습을 통해 조리 경험을 쌓게 하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현장 경험과 요리체험의 폭과 시간을 넓혀주고 있다. 본인들이 직접 요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조리기술이 향상되지만 경제적인 부담이 있어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공석길 교수의 숙제라고 전한다.
“조리사는 기능직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조리기술이 필요합니다. 기초적인 조리기술과 요리지식을 갖추었다고 해도 취업 후 현장에서의 조리기술을 따라 하기 힘듭니다. 학교 때부터 조리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스킬을 익히면 현장에 적응이 쉽습니다. 대략 일년이면 분위게 적응하고 한 삼년이 되어야 어느정도 조리사로서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이런 현장의 느낌을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임무인 것 같습니다.”
요즘 공석길 교수는 학생들의 강의와 실습지도 이외에 요리에 대한 개인연구와 산업체 강의를 통해 새로운 삶의 경험을 하고 있다. 호텔 총주방장 시절과는 생활의 패턴차이를 직접 몸으로 느끼고 있다. 예전 호텔 총주방장 시절 고객들에게 시식하게 하던 요리에서 지금은 가르치는 요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고객들을 위한 현장요리를 하고 싶다며 이것이 자신이 적응을 해야 하는 숙제라고 한다. 실용요리와 기초적인 요리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인 것 같다. 호텔에서 조리사 생활은 직접 고객에서 취향과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시즈닝 요리 등 많은 것을 생각하면서 요리를 하지만 학교는 가르치는 기초적인 요리를 해야 하는 단순함에서 오는 권태감도 있는 것 같다. 반대로 호텔에서는 재료의 가감, 요리의 단가, 트렌드, 메뉴개발 등의 어려움이 있는 반면, 학교에서는 외적으로 연구해야 하고 학생들의 취업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새로운 신입생 영입에 대한 아이템도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호텔에서의 요리는 주방에서 고객의 테이블로 전해지면 끝나지만, 학교는 지속적인 학생 관리와 취업 등 모든 것이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힘듭니다. 취업과 스킬을 함께 잡아주어야 하며 요리대회나 기타 요리관련 업무를 통해 대외적으로 학교를 홍보해야 조리학에 관심이 있는 좋은 학생들이 신입생으로 영입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교수로서의 셰프는 조리만 하는 단순한 업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공석길 교수의 강의 방법은 타이트함에 있다고 한다. 부드러움 속에 카리스마를 녹여 원칙을 고수하고 조리의 실습시간만은 조리사로서 정확하고 철저하게 원칙을 지킨다고 한다. 하나를 가르쳐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다양한 메뉴얼로 가르치고 있다. 학교에 교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학생들이 기초적 지식을 제대로 배워 사회 현장에 나가서 인정받을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 학생 때 현장체험을 많이 경험하게 해주고 서울이나 큰 도시의 좋은 업장에 취업 후에도 조리사로서 당당한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공석길 교수의 셰프로서의 요리철학은 튼튼한 기본기이다. 기본이란 요리 기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식자재에 대한 지식도 포함된다. 모든 시즌별 식자재에 대해 알아야 메뉴개발도 할 수 있고 식자재에 알맞은 기술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박사학위도 논문도 무능력, 무경계, 무경력에서 인과관계이다. 조리사는 한 가지만 고수하는 것이 아닌 일시양식한식 등 자신의 전문 분야인 조리 뿐만 아닌 메뉴개발, F&B, 경영 등 다른 경력을 쌓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특급호텔의 조리사들은 한 곳에서만 근무하다 보면 단순한 것을 추구하게 된다. 자신이 해오던 조리업무 이외의 근무도 싫어한다. 여러 경험을 통해 경력을 쌓아가다 보면 더 좋은 위치에서 오를 수도 있는데도 그 자리를 고수하는 후배 조리사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한다.
“조리사도 탤런트가 되어야 합니다. 음악과 미술 등 문화적인 부분도 공부해 요리와 접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조리 뿐만 아닌 커피와 제과제빵, 음료와 술에도 관심을 갖고 경력을 쌓아야 합니다. 인생에 도움이 되는 공부는 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조리사 인생의 승패 시간은 오후 브레이크 타임 활용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쉼은 순간의 안락이지만 정신적 낙후입니다. 브레이크 타임을 활용하는 조리사는 꼭 성공하는 조리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한식의 세계화에도 공석길 교수는 한마디 거들었다.
“한국적 소스를 트렌드에 맞게 개발해야 합니다. 서양의 소스나 우리 고유의 된장, 고추장, 간장 기본 소스를 배제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음식을 먹는 외국인 입맛에 맞게 한국적 소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 우리의 주입식이 아니라 응용을 통해 외국인 입맛에 맡는 소스나 요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의 소스와 서양의 소스를 활용한 콜라보네이션의 요리를 개발하는 젊은 스터디 그룹도 양성해야 합니다. 각 조리학과에서는 동아리를 만들고 지도 교수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일취월장 하게 됩니다. 특히 학생들 본인들이 직접 요리를 하면서 체험을 통한 경험만이 개인 성찰을 위한 방법입니다. 또한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적 소스나 식재료 구입이 편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들이 한식의 맛을 느끼게 되고 한식의 세계화에 일원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호텔총주방장협회 KCC 총무도 겸임하고 있는 공석길 교수의 계획은 산학 연구에 있다고 한다. 신선하고 친환경적인 식재료를 바탕으로 웰빙 소스에 대한 연구와 학생들의 현장 경험을 통해서 많은 조리를 습득하고 새로운 메뉴에 대한 연구를 해서 좀 더 우리 입맛에 맞는 건강 메뉴로 우리의 식탁이 윤택해지도록 하는 것과 지속적인 음식에 대한 메뉴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또한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인성과 열정을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서 도전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조리의 기초적인 부분을 습득하게 하고 현장에 잘 적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습니다.
호원대학교
♠전공소개
호원대학교 외식조리학부는 21세기 가장 유망한 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외식분야와 조리 그리고 정부와 전라북도 식품클러스터 정책의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 식품회사 및 호텔, 외식업체 등에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다양한 기술과 학문을 체계적으로 습득하여 산업체 현장에 투입이 가능한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교육목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조리인력
산업체가 요구하는 실무형 조리인력
식품 및 메뉴 개발 외식을 기본으로 푸드스타일 및 식공간 연출가 양성
원가관리, 외식경영의 조화로 이룬 외식산업창업 능력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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