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필수품 2.3%↑, 완만한 상승 속 장류·커피믹스 가격 압박 확대
전년 동기 대비 가격 상승률 상위 8개 품목. 사진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Cook&Chef = 허세인 기자] 장바구니 물가는 겉으로는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한식의 기본이 되는 장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며, 외식 물가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문미란) 물가감시센터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생활필수품 가격 조사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 기준 생활필수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38개 품목 중 26개 품목의 가격이 오르며 전반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눈에 띄는 점은 상승 폭이다. 가격이 오른 품목들의 평균 상승률은 4.4%였고, 상위 5개 품목은 평균 11.1%로 크게 뛰었다. 특히 고추장은 16.8%가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된장(10.6%), 커피믹스(10.3%), 맥주(9.2%), 간장(8.9%) 순으로 나타났다.
장류 가격 상승은 단순한 식재료 가격 인상에 그치지 않는다. 고추장·된장·간장 등은 가정식은 물론 외식업에서도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초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승률 상위 품목 중 4개가 장류로 나타나면서, 향후 외식 물가 전반으로 가격 부담이 전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개별 제품 기준으로 보면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CJ제일제당의 ‘해찬들 100% 우리쌀 태양초 고추장’은 전년 대비 20.1% 상승해 조사 대상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대상의 고추장과 된장 제품군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장류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원재료 가격 인상과 함께 세제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말 종료된 장류 부가가치세 면세 혜택도 가격 인상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커피믹스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카페믹스’와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믹스’는 각각 11.6%, 9.2% 상승했다. 이는 국제 원두 가격 급등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다만 가격 인상의 구체적인 배경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부족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조사별 원가 상승 요인이나 유통 단계별 가격 변화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커피믹스처럼 소수 기업이 시장을 점유한 품목에서는 ‘가격 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지적된다.
25년 4분기 대비 26년 1분기 상승률 상위 5개 품목. 사진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전분기 대비 가격 변동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이다. 2025년 4분기 대비 2026년 1분기 상승률은 0.3%에 그치며 보합세에 가까웠다. 하지만 간장(7.9%), 쌈장(7.1%), 고추장(6.6%) 등 장류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영남권(부산·경북)의 생활필수품 가격이 전국 평균보다 가장 낮았고, 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유통 구조와 할인 행사, 판매 단위 차이 등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단체는 지금의 흐름을 완만한 상승 속 구조적 불안으로 보고 있다. 장류처럼 식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가격이 오르면, 가정식뿐 아니라 외식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까지 더해지면, 하반기 물가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생활필수품 가격은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만큼, 기업의 가격 인상 근거 공개와 함께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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