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도 잘 자라는 준고랭지 배추, 김치 수급 안정 대안으로 부상
[Cook&Chef = 김세온 기자] 매년 여름마다 외식업계의 고민은 더 커진다. “김치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 기온이 오를수록 배추 작황이 나빠지고, 밑반찬으로 김치를 필수로 제공하는 한식당은 원가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공동 개발한 신품종 배추 ‘하라듀(Haradue)’가 외식업계 김치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름배추의 90%를 차지하던 강원 고랭지 재배 면적은 1990년대 1만ha에서 현재 4,000ha 이하로 급감했다. 기후 변화로 폭염·집중호우가 잦아지며 여름철 배추 공급이 불안정해진 탓이다.
‘하라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준고랭지형 고온내성 품종이다. 이름은 ‘여름(夏)’과 ‘지속력(Durability)’을 결합해, 더운 날씨에도 잘 자란다는 의미를 담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강원도와 전북의 해발 400m대 준고랭지 지역 6곳에서 시범 재배를 진행했으며, 결과적으로 일반 배추 대비 생산량 차이가 거의 없었다. 또한 폭염·장마에도 결구가 잘 이뤄지고 조직감이 단단해, 김치 가공용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맛 살아있고, 식감 좋아”… 김치 품질도 합격점
aT는 시범사업의 마지막 단계로 수매한 신품종 ‘하라듀’ 배추를 대한민국김치협회와 협력해 포기김치, 맛김치, 백김치 등 각기 다른 종류별 김치로 가공해 신품종 배추의 상품성을 확인했다.
광주전남 지역 김치 명인 박기순 명인의 신품종 배추 담그기 시연도 함께 진행했다.
대한민국김치협회 김치은 회장은 “브릭스(당도)가 높아 단맛이 느껴지고, 조직감이 있어 여름철 무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문표 aT 사장은 “하라듀는 여름철 배추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 작은 출발점”이라며, “지속 가능한 배추 생산과 안정적인 김치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해 정부·지자체·농가·외식업계가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름배추 하라듀로 만드는 김치가 외식업계 사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지 이목을 끈다. 김치를 상시 제공해야 하는 백반·찌개·한식 전문점은 배춧값이 오를 때마다 원가 부담이 커 일부 점주들은 “김치 값을 따로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푸념까지 할 정도다.
하라듀가 본격 유통되면 여름철 김치 단가가 안정되고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가 느끼는 여름 김치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기대를 모은다.
Cook&Chef /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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