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노래를 가지고 놀며, 밤낮없이 노래를 불러오던 가족들과의 추억이 트롯 사랑의 시작
한국인의 위로주, 트롯
아주 어려서부터 노래를 참 좋아했구나,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만나자마자 그의 표정부터 노래 같았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이라는 위치를 잠시 떠나 트롯 사랑의 이야기를 반드시 들어야 했기에 그에게 옛날이야기 듣듯 트롯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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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던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노래를 가지고 놀며, 밤낮없이 노래를 불러오던 가족들과의 추억이 트롯 사랑의 시작이다. 그 시절 노래를 잘 한다고 해도 가난했기에 가수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집안 일과 공부에 매진할 수밖에 없던 그. 그렇게 그 시절시절 마다의 애창곡이 모두 다를 정도로 노래 하나만 취미로 삼았다.
아이들에게 장난감이 필요하듯 어른들에게도 장난감이 필요한데, 장난감이 될 수 있는 그 소중한 취미가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맡고 있는 지금까지 여전히 노래, 트롯이다. 그는 그렇게 노래 부르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달래며 평생을 살았다. 그렇게, 그가 생각하는 트롯은 한국인의 마음이고, 역사며, 위로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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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아가씨로 부산에서 미국까지
워낙 동백아가씨를 좋아했다. 김장실 사장은 어린시절, 지금은 돌아가신 큰형님과 함께 천막극장에서 봤던 영화 ‘동백아가씨’가 아직도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기억이 날 정도로 좋았었다 한다. 아마도 형님에의 그리움이 더해져 더욱 그러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영화 속 등장했던 노래 이미자의 ‘동백아가씨’가 그가 가장 애정하는 곡이 된 이유도 마찬가지였을 것.
시기적으로 조금 한가하리만치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던 때 그는 그가 좋아하는 트롯, 대중가요와 한국의 현대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좋아하는 것이다 보니 힘들 겨를도 없이 전문가가 되어 틈틈이 강의까지 진행했다. 좋은 반응을 얻었던 그의 강의는 그가 국회의원이 되고 난 후, 부산 KNN의 요청으로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강연 및 노래 공연까지 하게 된 것. 영화 동백아가씨의 배경이 부산이었기에 동백아가씨를 열창하게 됐고, 그 반응은 미국으로부터의 러브콜로 반증할 수 있었다.
‘대중가요와 한국 현대사’ 관련 내용으로 미국 동포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는 미국의 한 기획자의 요청으로, 2015년 11월4일 김장실 사장은 뉴욕 카네기 홀에서의 토크쇼를 진행하게 된다. 총 11곡의 대중가요, 트롯을 해설하고 모두 8곡의 노래를 2절까지 완창했던 그의 무대. 그의 인생에 있어서 굉장히 서프라이즈 한 일이었다고 하는데, 개인 뿐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아주 뜻 깊은 행사 중 하나였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유행은 돌고 돈다. 김장실 사장의 젊은 시절에 유행했던 그 트롯들이 최근 다시 열기가 뜨거워지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가지 그 시절과 다른 점은, 아주 젊거나 어린 아티스트들에 의해 새로운 트롯이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사장은 상당히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전했다.
트롯은 1920년대 일본을 통해 들어와 60년대까지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장르였다. 하지만 저소득층, 저학력 시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컸던 터, 그래서 조금 천시 받던 것이 사실이다. 어려운 시절을 겪은 나이 든 사람들이 즐기는 음악장르인 것처럼. 하지만 이제는 분명하게 달라짐을 느낀다. 젊은 여성이 음악의 주요 소비자였던 20세기 말과는 달리 현재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음악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소비층으로 등장했고, 이를 이끄는 트롯 프로그램의 역할도 크다. 다매체의 시대에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비롯한 트롯 경연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타 프로그램을 충분히 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젊은 사람들의 젊은 감성으로 부르는 변형된 트로트를 잘 선보여 ‘지루하고 옛날식’이라는 편견을 깬 프로그램들이 있기에 변하는 시대에 잘 맞춰 트롯에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음을 감사하고 있다는 그다.
김장실 사장은 한국관광도 노래처럼 스토리 있는,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그런 관광이되기를 바란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국부 창출을 이루는 것,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여행을 돕는 것이 역할인 한국관광공사. 코로나 시국이라는 관광업계에 가장 어려운 시기에 사장을 역임하면서 그는 새로운 목표 하나를 갖고 있다. 한국관광에 스토리를 입혀 풍성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여행’이 더없는 설렘과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23-2024년은 한류관광의 해, 한국방문의 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를 중심으로 외국인에게 가장 매력적인 관광지인 ‘한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전한다.
딱딱할 것만 같은 한국관광공사 사장이라는 자리에서, 소년 같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따뜻하게 웃고 있던 김장실 사장은 트롯 사랑으로 작업한 책 ‘트롯의 부활’에 이어 지난 해 말 신간 ‘따스한 햇볕이 비치는 창가에 서서’라는 에세이를 냈다. 초록색 따뜻한 느낌의 에세이는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는 ‘위로’라고 한다. 책의 제목처럼, 책의 디자인처럼 그와의 대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했다. 어려울 것만 같은, 딱딱할 것만 같은 대한민국 공공기관 대표와의 만남이었는데, 손바닥을 마주하며 박수도 쳐보고,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이야기 하며 시간가는 줄 몰랐던... 인터뷰마저 스토리 있고 매력 있게 만들어 준 그의 노력에 한참을 감사할 수 있었고, 매력 있을 수밖에 없는 한국관광의 미래가 너무도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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