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이경엽 기자] 한식진흥원(이사장 이규민)은 지난 6월 13일, 서울 종로구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한국정신문화재단(이사장 이희범)과 공동으로 안동의 전통 닭요리 ‘전계아(煎鷄兒)’를 주제로 한 쿠킹클래스를 개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조리법의 원형을 복원하고, 음식에 담긴 정신문화적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전계아’는 우리나라 최초의 조리서인 『수운잡방』(1500년대 초)에 수록된 닭 요리로, 참기름에 닭을 지진 뒤 간장과 향신료로 졸여내는 방식이 특징이다. 오늘날 전국적으로 알려진 ‘안동찜닭’의 조리 원형으로 평가받는다. 닭을 튀기지 않고 ‘지진다’는 전통 기법과 약간의 단맛을 더한 간장양념은, 기름기와 짠맛 중심의 현대식 닭요리와 차별화를 이루는 전통적 조리 감각의 정수다.
이날 행사에는 설월당 종가의 김도은 종부가 직접 시연자로 나섰다. 김 종부는 전통 조리 기법에 대해 설명하며 “전계아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조선 시대 선비 가문에서 손님 접대나 제례에 쓰이던 귀한 요리였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조리 시연을 관람한 후 직접 ‘전계아’ 조리에 참여하며 500년 전 한식의 미감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식진흥원 이규민 이사장은 “지역 전통음식은 그 뿌리에 문화와 철학이 함께 존재한다”며, “전통음식의 원형을 복원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 한식의 다양성과 정체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쿠킹클래스는 현재 이음에서 진행 중인 ‘수운잡방에서 K-Food까지’ 전시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해당 전시는 7월 7일부터 8월 20일까지는 경북 안동 예끼마을 내 근민당 갤러리로 장소를 옮겨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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