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F STORY
‘요리사는 행복 전도사’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
여경옥 셰프(이사)
'요리사는 행복 전도사'라는 여경옥 이사는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했어요'라고 전하는 고객을 위해 연중무휴 오늘도 열심히 요리에 열중하고 있다. 주방의 하모니를 이루기 위해 모든 귀를 열어놓고 후배 셰프들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콘닥터 같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
[Cook&Chef 조용수 기자] 호텔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며 2013년에 중식부문 전문임원으로 롯데에 입성한 여경옥셰프는 이전까지 롯데호텔의 전 체인호텔에서 조리부문 임원은 현직 명장인 이병우 총주방장이 유일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경옥 셰프의 채용은 호텔 내부적으로 파격인사였다. 더욱이 신라호텔 팔선에서만 24년을 근무한 그가 경쟁사인 롯데호텔에 합류했다. 자리를 옮긴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자아실현의 새로운 모색이지요”라며 간단명료한 답을 제시하는 그의 도전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의 수석주방장을 지냈었고 중식당 루이를 경영하며 중국 세계조리사 협회의 상무이사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조리기능장 시험 출제 및 감독위원, 그리고 대학교수로도 활동을 한 여셰프는 광동요리의 대가이며 사천요리와 북경요리, 상해요리까지 섭렵해 중국 4대진미에 모두 정통하고, 중식 특유의 기름기와 강한 짠맛과 단맛을 줄여 한국인의 입맛을 가장 잘 이해한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사람의 가장 큰 복은 함께 어울려 행복해지는 것이고, 행복한 사람에 취하고, 행복한 맛에 취하고, 행복한 문화에 취하며 오감을 부지런히 열어 맛의 우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맛에 대한 정의를 묻는 질문에 '맛은 행복'이라고 말한다. 행복한 요리사이기에 앞서 행복을 전하는 요리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행복 전도사'를 자처하며 맛에도 내공이 있다는 여경옥 셰프는, 보는 맛, 느끼는 맛, 그리고 깨닫는 맛 중에서도 가장 으뜸은 사람답게 살아가는 맛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리사로서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좌절을 느낄 때도 많았다는 그는, 첫 요리대회에서 낙선의 고배를 한번 맛본 후 생각이 많아졌단다.
“요리란 단순한 식문화가 아닙니다. 인류를 지탱하는 문화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조리사가 실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조리사로 행복해지려면 우선 인간을 이해해야만 하며, 조리사가 되어가는 과정에 인성도 필요하고,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맛있게 요리만 잘하는 사람이기보다 인생의 요리까지 잘하는 사람이고 싶어서 계속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경옥 셰프는 경기대학교에서 외식조리관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경기대학교와 혜전대학에서 교수로도 활약했다. 제자를 양성하다 보니까 가르치는 재미도 있고, 가르치다 보니 부족한 것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가르치기 위해 배워야 한다는 공부가 주는 선순환의 즐거움이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연구하는 이유이다. 여경옥 셰프는 취임 이후 도림의 전체적인 메뉴와 레시피를 재조정하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광동요리를 구현해 오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지역 유명한 셰프들을 초청하여 프로모션을 통해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신선한 제철 재료를 이용한 ‘이 달의 메뉴’ 및 다채로운 특별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이끌어 오고 있다. 연중무휴 일정을 바쁘게 소화해 내는 그에게 언제 쉬냐는 질문에 '가끔은 쉽니다'하고 너털웃음을 짓는 여경옥 셰프의 휴일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다양한 국제요리대회에서 수상 경력과 본인이 직접 기획한 유명 요리서인 ‘여경옥의 명품 중국요리’와 ‘오너 셰프 레시피’ 등 10여권의 요리책을 집필했다. 또한 SBS ‘내일은 요리왕’, MBC ‘느낌표’, EBS ‘최고요리비결’ 등에도 고정출연하며 시청자에게 자신의 요리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했다.
혼자하는 운동이 적성에 맞아 골프를 좋아한다는 그는, 이제는 좀 여유를 갖고 골프도 자주치고 여행도 자주하며 재충전의 기회를 만들어 더 폭넓은 여경옥이사의 우주를 만들어 가고 있는, 부드러운 미소 속에 강한 카리스마와 열정이 느껴지는 여경옥 셰프의 에너지는 무한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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