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천 대밭고울(대표 강태옥)영농조합에서 보내준 손질된 죽순 |
일조량이 풍부한 소만이 되면, 나뭇잎이 무성해지고 산은 온통 푸르게 변한다. 그런데, 유독 대나무만은 그 푸른빛을 잃고 오히려 누렇게 변한다. 자기가 가진 모든 영양분을 새로 새로 솟아나는 죽순에 집중적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맘때 나온 죽순은 칼륨, 아연, 비타민 B6 등 영양성분도 풍부하지만, 그 맛 또한 담백하면서도 구수해 계절식 중에서도 별미로 친다. 여하튼 대나무 희생의 최후의 승자는 죽순이 아닌 죽순을 먹는 사람이다. 하루가 다르게 더워지는 요즘, 오뉴월 제철 죽순같은 보약이 또 있을까?
한편, 5월의 소만이 보리 농사로 바빠지기 시작하는 때라면, 그 다음 절기인 6월의 망종은 보리 먹기에 딱 좋은 때일 것이다. 사실 이 시기에 먹을것이 귀했던 옛날에는, 보릿 고개를 갓 넘어 딱히 먹을만한 것이 보리밖에 없어서 보리를 먹었고, 세월이 흘러 먹고 살만해 지면서 부터는 쌀을 살 형편이 못되는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으로 인식되던 때도 있었다.
![]() |
▲ photo-pixabay |
하지만 모든 것이 차고 넘치게 풍족해 진 요즘 세상의 보리는 그 차체의 맛을 즐기는 기호 식품으로, 또 많은 현대인들이 겪고있는 각종 성인병과 암을 예방하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보리에는 우리 몸에 좋은 베타글루칸, 식이섬유, 비타민B, 기능성 아미노산 GABA 등이 많이 들어 있다. 보리에 들어있는 다당류인 아라비노자일란(arabinoxylan)은 암 예방과 혈당 감소, 면역 체계에 도움을 주고, 또 베타글루칸은 콜레스테롤 감소와 장염·대장암 억제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제철 죽순을 넣은 통보리 수프
통보리나 겉보리가 몸에 좋은지는 익히 잘 알고 있지만, 거친 식감 등의 이유로 밥이나 요리에 활용하기 꺼려했던 독자분들께 보리수프를 추천 해 본다. 보리수프는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사랑받는 서양 가정식으로, 그 기원은 오래 전부터 고깃국에 보리 등 곡식을 넣어 끓이는 스코트랜드의 전통 조리법에 기인한다. 소고기 보리수프는 스코트랜드와 아일랜드의 전통음식이며, 폴란드 보리수프는 근채류 위주의 채식수프다. 이스라엘 보리수프는 버섯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 재료
올리브유 1큰술, 소고기 국거리 350g, 양파 1ea, 당근 2ea, 죽순 350g, 다진 마늘 2작은술, 닭고기육수 (또는 멸치육수) 6컵, 통보리 1/2컵, 소금 약간, 후추 약간
* 만드는 법
1. 냄비에 오일 1작은술을 두르고 중불에서 쇠고기를 추가하십시오. 4~5분 정도 볶은 후 고기를 꺼내어 따로
둔다.
2. 같은 냄비에 남은 오일 함께 먹기좋게 썰어 논 양파와 당근을 을 넣고, 3분간 볶은 후 죽순과 마늘을 넣고
3분간 더 볶는다.
3. 꺼내놓은 소고기를 다시 냄비에 담은 후, 육수, 보리, 소금, 후추와 함께 약불에서 뚜껑을 덮은 상태로
고기와 보리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30분 이상 끓인다.
- 본 레시피는 4~6인분 기준이며, 비건 레시피를 원할 경우에는 소고기 대신 불린 표고버섯을 사용하고,
닭고기나 멸치육수 대신 다시마 육수를 활용하면 된다.
[저작권자ⓒ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