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서현민 기자] 전 세계가 바닷물을 갖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소금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천일염은 바닷물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강수량, 일조량, 바람, 지형, 토양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비가 잦거나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염수가 농축되기 어렵고, 햇볕이 부족하면 결정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천일염 생산지는 지중해 연안, 프랑스 대서양 연안, 한국 서해안 등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한국의 천일염 역시 모든 해안에서 생산되지 않는다. 국내 천일염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이 넓게 발달한 서해안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이 갯벌 환경은 한국 천일염을 하나의 특징적인 소금, 즉 갯벌 기반 천일염으로 만들었다.
국내 최대 천일염 산지는 전남 신안이다. 신안은 넓은 갯벌과 섬 지형을 바탕으로 국내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곳의 천일염은 갯벌 토양과 접촉하며 만들어져 미네랄 조성이 비교적 풍부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 시기는 주로 5월 말부터 9월 초까지로,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장마와 태풍이 잦은 해에는 생산량과 품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신안과 인접한 영광 역시 전통적인 천일염 산지다. 생산 환경은 유사하지만, 염전 관리 방식과 숙성 기간에 따라 소금의 성향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충남 태안과 서산 지역도 천일염을 생산하지만, 이곳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염전 바닥에 시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갯벌 염전과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토판염이라는 개념에서 분명해진다. 토판염은 염전 바닥의 흙이나 점토 성분과 염수가 직접 맞닿은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소금이다. 프랑스 게랑드 소금이 대표적인 토판염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의 전통 갯벌 염전 역시 같은 방식에 속한다. 염수가 토양과 접촉하며 증발하는 과정에서 소금의 색, 결정, 미네랄 성향이 달라진다.
천일염은 계절의 식재료다. 같은 염전에서도 어느 시기에, 어떤 날씨 조건에서 생산됐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의 소금이 만들어진다. 그럼에도 국내 천일염은 오랫동안 ‘굵은소금’이라는 단일한 이름 아래 묶여 왔다. 이제는 생산지와 시기, 방식에 따라 소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국내 천일염을 이해하는 첫 단계다.
Cook&Chef / 서현민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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