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예술의 융합으로 새로운 다이닝 창조, 972명 전문가들이 인정한 혁신
CO₂를 단백질로 바꾸는 꿈의 프로젝트, 게이츠 재단 투자로 미래 식량 개발

[Cook&Chef = 이준민 기자] 덴마크 코펜하겐의 레스토랑 '알케미스트(Alchemist)'를 이끄는 라스무스 뭉크(Rasmus Munk)가 2025년 10월 1-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더 베스트 셰프 어워드(The Best Chef Awards) 2025'에서 세계 최고 셰프로 선정되며 2년 연속 왕관을 지켰다. 그는 북유럽 출신 셰프로는 최초로 이 타이틀을 2회 이상 획득하는 역사적 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 972명 전문가가 선택한 독보적 비전
2017년 시작된 더 베스트 셰프 어워드 역사상 2회 이상 1위를 차지한 셰프는 후안 로카(El Celler de Can Roca, 2017-2018), 다비즈 무뇨즈(DiverXO, 2021-2023)에 이어 뭉크가 세 번째다. 올해는 전 세계 6개 대륙에서 572명의 셰프와 400명의 푸드 저널리스트 및 미식 전문가 등 총 97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뭉크는 시상식에서 "이 상을 받는 것은 정말 겸손해지는 일이며, 요식업계의 많은 분들이 저에게 투표해 주신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것은 저 개인만의 상이 아니라, 매일 밤 손님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헌신하는 알케미스트 팀 전체에 대한 찬사"라고 소감을 밝혔다.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몰입형 다이닝의 혁신
알케미스트에서 뭉크는 과학, 예술, 연극을 융합하여 다이닝을 몰입형 경험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더 베스트 셰프 어워드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크리스티안 가다우는 "2년 연속 수상은 라스무스 뭉크의 특별한 비전에 대한 증거"라며 "그는 알케미스트를 통해 창의성과 과학의 경계를 계속 넓혀가며, 주방을 훨씬 넘어서는 새로운 대화를 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뭉크는 수상 소감에서 "젊은 셰프들이 더 전체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영감을 주고 싶다"며 "요리법이 공예를 넘어설 수 있고, 음식을 통한 소통이 의미 있는 예술적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음식은 대화를 촉발하고, 질문을 제기하며, 변화를 이끌어낼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 식량 혁명의 선두주자, CO₂를 단백질로
뭉크의 혁신은 레스토랑을 넘어 인류의 미래 식량 문제 해결로 확장되고 있다. 그가 이끄는 음식 혁신 센터 '스포라(Spora)'는 '아세테이트 투 푸드(Acetate to Food)' 글로벌 프로젝트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노보 노르디스크 재단과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2,170만 유로를 투자한 이 프로젝트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미생물 발효를 통해 단백질을 생산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연구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연간 10억 명 이상을 먹일 수 있는 영양가 있고 맛있는 식사를 개발하는 것으로, 식량 위기와 기후 변화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뭉크는 "우리 모두가 음식의 미래를 형성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요리를 통한 사회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발효 기술과의 만남,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 열어
라스무스 뭉크의 혁신적 사고는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28일, 그는 샘표의 연구소인 '우리발효연구중심'을 방문하여 한국의 전통 발효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아시아 유일의 식물성 발효 전문 연구소인 이곳에서 뭉크는 샘표가 70년 넘게 쌓아온 발효 노하우와 혁신적인 제품들을 직접 살펴보며, 지속가능한 식품 시스템을 위한 글로벌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특히 뭉크는 스포라 연구소의 운영자로서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식품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샘표와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슐랭 1스타를 받은 '키(Ki)' 레스토랑의 김기용 셰프도 함께했으며, 한국 발효의 깊이와 가능성을 체험하며 현대 미식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Cook&Chef / 이준민 기자 cnc02@hnf.or.kr
[저작권자ⓒ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