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이경엽 기자] 부산콘서트홀 예술감독이자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감독이 5월 19일 기자회견에서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으로 공식 선임된 소감을 밝혔다.
정 감독은 이번 음악감독 선임에는 단순한 보직 변화 이상의 이야기가 있다고 밝혔다. 바로 ‘이탈리아’라는 나라와 맺은 43년간의 인연이다. 시작은 이탈리아 파스타였다.
“1975년 시에나에 처음 갔을 때 파스타에 완전히 빠졌습니다. 매일 2~3개는 먹어야 할 정도였죠.”
가장 좋아하는 파스타를 묻는 ‘쿡앤셰프’ 기자의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자신만의 레시피를 밝혔다. 자신만의 파스타 레시피를 밝히는 동안 정 감독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토마토와 올리브유만으로 만든 파스타 직접 만듭니다. 매운맛을 먹고 싶으면 마늘이나 후추를 추가하기도 하지요”
정 감독에게 이탈리아는 단순한 외국이 아니라 음악과 음식, 삶의 철학이 겹치는 ‘예술적 고향’이다. 파리 오페라와 라 스칼라에서 오랜 세월 쌓아온 인연은 그의 음악을 한층 깊이 있게 만들었다.
“1989년에 라 스칼라에서 처음 연주했어요. 처음에는 친구 같은 존재였지만, 이제는 가족이 됐죠. 그래서 책임감도 훨씬 커졌습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살아본 경험이 지휘 인생의 큰 자양분이 됐다고 단언한다.
“라 스칼라 단원들과는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할 정도입니다. 세계를 다 돌아다녀 봤지만, 그렇게 감정적으로 이해가 통하는 오케스트라는 드뭅니다.”
음악감독직을 수락하는 데 있어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타이밍’이었다.
“한때는 너무 젊고 경험도 부족해서 거절했지만, 지금은 책임질 수 있는 나이, 위치가 되었습니다. 모든 게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찾아온 타이밍이에요.”
음악감독으로서의 첫 공식 연주는 2026년 12월 7일, 라 스칼라의 시즌 오프닝 공연이다. 그는 “이번 역할은 단순한 직책이 아닌, 라 스칼라와 한국을 잇는 문화적 다리로서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음악, 특히 ‘노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국민입니다. 그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2027년 개관 예정인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오프닝 무대 역시 라 스칼라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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