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성스시’와 ‘계절요리’가 자신의 오리시널 시그니처 요리
- 계절마다 직접 채집, 수확한 채소와 식재료를 요리에 응용

[Cook&Chef=조용수 기자] 강남의 중심이자 교통의 요충지인 강남구 논현로에 위치한 엘리에나호텔은 연회장, 웨딩홀, 카페, 한식 레스토랑, 일식 레스토랑, 피트니스 센터와 비즈니스 센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호텔이다. 엘리에나 호텔의 일식당 ‘이도(이도)’는 하이엔드급 정통 일식요리 스타일인 가이세키 요리와 주방장의 고유의 오마카세 요리를 중심으로 운영해 최상의 퀄리티의 F&B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있다.
총주방장의 직책으로 이곳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윤상돈 셰프는 정통 일식 스타일의 일식 조리사로 한화호텔에서 운영하는 63빌딩 슈치큐에서 근무하던 호텔식 일식당 경영 방침을 이곳 ‘이도’에 접목해 강남 부근의 많은 일식 미식가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하나의 요리가 완성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눈과 손을 거치고 종사자는 얼마나 많은 노력이라는 연료를 태워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결과로써 과정을 증명할 수 있는 숙제이기도 합니다. 또한, 일본요리의 기본요소인 5색 5미 5법을 적절히 활용 할 수 있고 계절의 변화에 어울리는 재료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할 수 있는 놀이이기도 합니다. 요리사의 손길을 거쳐 고객 앞에 놓이고 시각과 후각, 청각, 미각, 촉각까지 오감의 만족과 즐겁고 유쾌한 자리가 되도록 최선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고객이 대만족의 표정을 짓고 식당 문을 나설 때까지 이 모든 것이 요리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리더가 되자” 일식당 (이도)의 총괄을 맡아오며 매일 나 자신에게 묻는다며, “나는 리더로써의 역량을 다하고 있는가? 주변인에게 도움이 되고 헌신하고 있는가?” 25년의 세월을 주방에서 보내며 매일 가져온 마음 초심(初心)과 함께 요즘 좋은 리더, 멋진 선배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새삼 느끼고 있다는 윤상돈 셰프는 함께 업무에 임하는 맴버들의 중요성과 고마움을 새록새록 느낀다며 그들 각각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 줌으로써 업장의 발전과 더불어 개인의 역량도 한 단계 상승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총주방장의 역할이라고 전한다.

주말마다 고향을 찾아 자연을 만끽하고 계절마다 직접 채집, 수확한 채소와 식재료를 요리에 응용하는 윤상돈 셰프를 보고 다른 조리사들은 ‘최고로 부럽다’라는 호평이 싫지는 않지만, 동네마다 몇 개씩 즐비한 마트와 식품점, 인터넷 주문하면 몇 시간 뒤 산지 직송물을 받아볼 수 있는 편리와 편의의 세상에 살고있는 시대에 조금 힘들게 사는구나 할 수도 있겠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다시 찾아오는 것처럼 세상 신기하고 멋진 일이 없다며 행복해하는 조리사이다.

“저의 오리지널 시그니처 요리는 ‘숙성스시’와 ‘계절요리’입니다. ‘숙성스시’를 한마디로 표현 하자면 관심과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신선도가 최상인 생선을 위생적으로 전처리 하여 최적의 온도에서 숙성상태를 유지관리 하는 복잡미묘한 과정이 많습니다. 사용하는 식초 또한 곡물발효한 적초(赤酢)를 다시마와 장시간 숙성하여 사용하는 만큼 쉬운 일이 없는 작업입니다. ‘계절요리’ 역시 조리사로써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조리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칼과 불, 화학적 변화와 원리뿐만 아니라 온도감과 분위기, 접시 위의 색감까지도 연출해야 하는 종합예술입니다.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하고 제철 식재료에 대한 지식도 겸비해야 합니다.”

윤 셰프가 계절요리의 특징을 표현하는 건 시골에서 낳고 자란 어린 시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은 땅을 뚫고 돋아나는 봄 새싹의 에너지, 뜨거운 태양을 먹고 익은 달콤한 과일들의 강렬한 여름의 맛과 색감, 풍요로운 가을 황금들녘의 벼와 노란호박, 추운 겨울밤 화로 앞에 모여 구워 먹던 군밤과 군고구마, 동지팥죽. 이러한 요소들과 함께 성장했던 그이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그를 지금의 조리사로 성장시킨 숨어있던 잠재력인지 모른다.

“천일의 연습을 단(鍛)이라 하고 만일의 연습을 련(鍊)이라 한다. 일본의 무도계를 평정한 극진공수도 창시자인 최배달(최영의)은 ‘단련(鍛鍊)’이 있어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끊임없는 연습과 정진이 피가 되고 살이 되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권위자가 되기 위해 무명의 견습생 시절부터 이름 석 자에 Chef라는 직함을 불릴 수 있도록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자신을 담금질하고 다듬었을까? 40, 50년 한길만을 걷는 대선배님들을 뵐 때마다 절로 고개가 숙어지고 가슴이 뭉클해진다는 윤상돈 셰프는 자기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 도전의 연속이 모여 결과를 낳고 모두가 인정하는 조리사가 진정한 조리사라고 자신 스스로의 정의를 내린다.
“세상 모든 것이 관계에서 시작해 관계로 마무리하듯, 관계를 이루려고 사람들은 만나고 약속을 하고 그것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나는 조리인으로써 고객과의 믿음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려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일을 하는 동료도 마찬가지로 좋은 관계로 오래도록 함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관계를 유지함에 있어 무작정 많은 것을 주는 것이 꼭 으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관계만큼 필요한 것이 균형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산해진미 음식도 발란스가 깨지면 과해지고 좋지 않은 영향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명작을 그리듯 맛과 영양의 조화를 맞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듯 불과불의 관계인 ‘관계와 균형’이 저의 요리철학입니다.”

조리사는 음식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톡특하고 섬세한 직업이다. 업장 크기의 차이가 아닌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가족을 대하듯 헌신하는 마음이 늘 필요한 서비스의 복합체이다. 가치를 창조해 판매하는 만큼 얼마만큼의 값어치를 하느냐는 본인의 몫이고 역량이다. 매스컴이나 예능프로그램에서 비치는 멋지고 화려한 모습만 보고 셰프가 되겠다고 시작하는 학생이나 신입들이 많다. 그들 대부분이 조금만 힘들고 언짢은 소리를 몇 번 들으면 퇴사나 이직을 고민한다. 세상일이 쉽게 이루고 얻어지는 것이 없는 것처럼 포기하고 감내 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정상의 셰프로 성장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스타셰프나 호텔의 조리장 또한 궂은 일부터 차곡차곡 단계를 거쳐 그 자리에 이른 것임을 알아야 한다.

자연에서 오는 모든 것들이 사람에게 필요하듯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을 공부하고 연구하여 자신의 요리세계를 펼쳐 보이는 것. 요리의 예술적인 표현의 극치를 이루고 싶다는 윤상돈 셰프는 한 여자의 남편으로, 두 딸의 아빠로서 ‘가족’이라는 말만 들어도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두 딸과 아내에게 늘 바쁜 아빠이고 가장이었다. 휴일은 지방 또는 지인의 레스토랑으로 나다니기 바빴고 남들의 부탁을 거절 못 해 일을 사서하는 날이 빈번하였다. 한편으로는 조리사로써 최선을 다하고 자부심을 갖고 임하는 나를 인정해 주고 자랑스러워 해주니 가족에게 늘 고마운 마음으로 가득 안고 오늘도 엘리에나 호텔 일식당 ‘이도’의 문을 열고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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