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째 먹으면 효과 ‘두 배’, 섭취법이 만든 건강 차이
[Cook&Chef = 송채연 기자] 가볍게 집어 먹는 간식처럼 보이지만, 땅콩은 땅속에서 단단히 영양을 끌어올린 ‘작은 보약’이다. 특히 기침이 늘고 건조한 바람이 시작되는 환절기, 한 줌의 땅콩이 몸속부터 촉촉함을 채우고 건강을 지켜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된다. 삶아도, 볶아도, 생으로도 먹을 수 있는 이 작고 고소한 열매는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품고 있다.
한 줌 속 건강 혁명…폐부터 뇌까지 돕는 땅콩의 힘
한의학에서 땅콩은 ‘윤폐(潤肺)·화위(和胃)’의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폐를 촉촉하게 해 마른기침을 완화하고 소화를 돕는다는 뜻이다. 가을철 건조한 공기로 기관지가 건조해지거나 피부가 갈라질 때 땅콩이 유용한 이유다.
또한 불포화지방산과 레스베라트롤, 비타민 E가 풍부해 심혈관 건강을 지키고 염증을 완화한다. 루테올린 성분은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을 줄여 치매 예방과 기억력 향상에도 효과적이다. 소화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며, 위산 역류나 구토, 소화불량 개선에 도움을 주고 티아민(비타민 B1)이 풍부해 각기병 예방에도 유익하다. 수유 중인 여성에게는 모유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까지 있다.
껍질째 먹고, 가공은 줄이고…현명한 섭취법이 건강을 만든다
땅콩의 효능은 먹는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스페인 연구팀의 실험에 따르면, 껍질째 구운 땅콩을 먹은 그룹은 세포 노화 지표인 텔로미어 길이가 늘어났지만, 가공된 땅콩버터를 먹은 그룹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항산화 성분이 가공 과정에서 손실되기 때문이다.
건강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껍질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생땅콩: 폐를 윤택하게 해 기침 완화에 도움.
볶은 땅콩: 위장 기능을 자극하고 장운동 촉진.
소금물에 삶기: 체내 수분 보충 및 폐 기능 강화.
껍질차: 루테올린 섭취를 늘려 뇌 건강과 내장 지방 감소에 효과.
특히 속껍질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은 나쁜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달라붙는 것을 막고, 겉껍질의 루테올린은 뇌 신경을 보호한다. 껍질째 먹을 때 효능이 ‘두 배’가 되는 이유다.
‘심심풀이’에서 ‘작은 보약’으로…하루 한 줌의 건강 습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땅콩은 가격 부담도 적어 일상 속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건강식이다. 다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주의하고, 곰팡이 독소(아플라톡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보관 상태를 잘 관리해야 한다. 하루 권장 섭취량은 약 한 줌(28g)이다.
기침이 잦고 피부가 건조해지는 계절, ‘심심풀이’ 간식을 넘어 건강을 위한 루틴으로 땅콩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작지만 강력한 한 줌의 땅콩이 환절기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이 되어줄 것이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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