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생명을 이어가는 근본이다. 인체 내에서 음양이 운행되고 오행이 서로 밀면서 돌아가는 것이 모두 음식으로 인하여 이루어진다. 음식이 음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나면 체내에서 기(氣)가 충만해진다. 그리고 이 기(氣)는 혈(血)이 왕성하도록 하며 혈기가 왕성하면 근력(筋力)이 강해진다. 우리의 건강을 좌우하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어느 때, 어떻게, 무엇을 먹느냐 이며, 이것은 우리의 건강에 크게 영향을 준다. 건강은 생활의 기초이다. 또한 식생활은 개인적으로 인성을 결정하여 사람의 운명을 바꾸고 민족적으로 민족성을 결정하여 나라의 앞날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건강은 인생을 풍요롭게 행복한 삶을 위해서 바탕을 두고 있지만 살아가면서 일상생활 중에 밥상에 음식물과 무엇을 어떻게 섭취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건강은 운명 지어 지는 것 같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것이 인간의 욕망이기에 이미 오랜 세월 전부터 식문화에서 발생된 약선 요리, 한방요리를 약용가치가 높은 먹거리를 잘 맞추어 조리한 전통적인 영양식, 보양식으로 약선 음식의 중요성이 입증되어 지금까지 잘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우리가 몹시 굶주리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시절에는 보양식품, 보약, 장수하는 음식과 영양식은 여유 있는 부유한 층만 먹을 수 있는 거라고 여길 수밖에 없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산업이 발달하고 온 세상이 오염도 높아지고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면서 지금 우리는 먹거리에 대한 밥상문화를 먼 옛날의 우리 조상들의 토속적인 발효문화와 저장음식 쪽으로 뒷걸음질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싶다. 하루 세끼의 밥상이 세 첩의 약을 달이는 정성으로 내가족의 밥상을 내손으로 처방된 음식으로 치료한다는 자부심으로 이 시대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미 우리 몸에 걸림이 오기 전에 일시적인 평안함이 아닌 질병에 대한 저항력과 예방하는 차원에서 늘 상의 밥상이 약상이라야 한다는 것과 약상을 차려내기 위한 생활 속의 관심과 정성이 “밥상이 약상”이라는 채널에 맞추어 내 가족을 가이드 한다면 이웃과 이 나라 전체가 질병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지지 않겠나 하는 바람이다.
그러려면 양념의 기본인 고추장, 된장, 간장만큼은 집에서 담구어 먹어야 한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생물과학부 연구팀은“된장을 비롯한 우리 전통장류는 식품 속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발암물질의 돌연변이력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그 밖에도 된장이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며 뇌의 기능을 높이고 치매를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등의 여러 가지 연구가 일본학자들에 의해 활발히 진행돼 왔다. 그 속에는 “뇌졸증의 발생이 낮은 지역을 조사해 보니 주민들이 늘 된장국을 먹고 있었다”는 역학조사 결과도 포함돼 있다.
최근 일본의 한 건강 잡지에 실린 101세, 104세 된 두 노인의 장수비결 또한 다름 아닌“아침식탁에 늘 된장국을 빼놓지 않았다”는 것. 더욱 더 흥미로운 것은 일본의 고급 양로원 의사들이 ‘미소’ 로 불리는 일본 된장보다 한국의 재래식 된장이 월등하게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밝혀내고 한국 된장을 구해다가 공급한다는 사실은 된장은 항암효과 뿐 아니라 된장 100g당 약 1천억 마리 정도의 좋은 효소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장기능을 활성화해 변비와 설사를 막아주는 젖산균 등 여러 가지 유효균 때문에 해독작용과 알코올의 대사물질인 알데히드와 담배의 니코틴 독소를 제거하는 작용, 방사성물질을 배설시키는 작용, 전자파의 유해성을 막아주는 작용, 교통량이 늘어나면서 배기가스의 오염이 심한 요즈음 된장국을 먹게 되면 몸에 해로운 아황산가스를 제거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항암효과가 강한 된장을 먹으려면 이렇게 좋은 된장이 소금의 함량이 많아 염분을 지나치게 섭취하기 쉽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왔다. 그러나 된장은 2년 이상 발효시켜서 색깔이 검어지게 되어 숙성된 후, 농도가 우리 인체에 유익한 성분으로 바뀌었을 때 먹게 되면 염분의 피해를 최대한 막을 수 있다. 몇 년씩 발효 숙성된 된장의 맛은 짠맛보다 끓여 놓으면 달고 고소한 맛이 더하다. 옛날 우리 조상들의 큰 종갓집 음식 맛은 대를 물려 내려오는 그 집안의 맛이라고 할 만큼 된장도 색깔의 개념으로 보지 말고 몸이 원하고 또한 치료될 수 있는 시기에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식으로 알고 발효식품은 제대로 숙성이 되면 색깔이 갈색에서 차츰 더 짙은 빛깔로 변해 간다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묵은 된장은 맛이 없고 변했다고 버려왔던 어리석음은 앞으로는 없어야 할 것이다.
[Cook&Chef 정영숙 칼럼니스트 - 부산 정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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