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종량세 시행·프랜차이즈 확대…삼위일체 날개 단 ‘국산 수제맥주’

-‘국산 수제맥주’ 전성기, 시작하고·밀어주고·받쳐주고
마종수 기자 | majo4545@daum.net | 입력 2020-02-20 15: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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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에 자리잡은 국산 수제맥주의 모습. <사진=생활맥주 제공>

2020년 경자년의 시작과 함께, 그간 맥주 시장에서 부진한 성장세를 보였던 국산 수제맥주가 전성기를 맞이했다. 수요가 늘었고, 가격이 낮아졌으며, 공급도 안정적이다. 소비자와 정부, 기업의 노력이 삼위일체를 이룬 결과다.

◆ 국민은 日 불매로 ‘시작하고’

국산맥주 상승세의 역사는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수출 규제(화이트리스트)에 대한 반발로 국민들이 일본 제품의 불매 운동(NO JAPAN)을 시작한 것이다.

애초 일본은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일본맥주의 월별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7월 -52.2%로 절반 이상 떨어졌고, 12월에는 -93.8%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인 불매 운동 덕에 국산맥주는 반사이익을 봤다. 지난해 상반기 1~5%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던 국산맥주는 하반기에 들어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세븐일레븐에서 국산맥주의 매출 비중(52.5%)이 수입맥주의 매출 구성비(47.5%)를 넘어선 데 이어, 이달 CU에서는 국산맥주(49.7%)와 수입맥주(50.3%)의 매출 비중이 0.6% 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것은 국산 수제맥주다. 국산 수제맥주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40%대의 신장률을 보이다가, 7월 159.6%에서 12월 306.8%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 정부는 ‘종량세 시행으로 ‘밀어주고’

올해 초부터 시행된 종량세도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종량세는 출고되는 주류의 양에 주종별 세율을 곱해 주세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주류의 가격이 다르더라도 주종이 동일하고 동일한 양을 출고했다면 주세가 동일하게 부과된다.

그동안에는 주류의 종류가 동일하더라도 제품의 출고가가 높으면 상대적으로 많은 주세를 납부하는 종가세 체계였기에 세금 부담이 컸다. 또 수입맥주에 비해 국내 제조 맥주가 더 높은 세금을 내야 했다.

주세법 개정으로 가장 큰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수제맥주 제조사다.


 국산 수제맥주를 잔에 따르는 모습. <사진=생활맥주 제공>


수제맥주의 경우 대량생산이 어려워 맥주를 제조하는 데 드는 비용이 높다. 원가가 높다 보니 더많은 세금을 내야 했고, 이 때문에 높은 품질의 맥주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싶어도 가격 경쟁력에서 다른 맥주에게 밀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종량세 시행으로 주세부담이 낮아져 최대 30%의 세금 인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국산 수제맥주 업체들은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신메뉴를 개발하는 등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힘쓰고 있다.

1세대 수제맥주 회사 카브루는 지난해 경기 가평에 양조장 2곳을 증설해 자체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이달 새로운 수제맥주 6종을 선보였다.

◆ 기업은 프랜차이즈 매장 확대로 ‘받쳐주고’

수제맥주의 기본 생산 방식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맥주를 안정적으로 유통하는 것이 수제맥주 제조사의 핵심 생존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을 받쳐주는 것이 바로 프랜차이즈 매장의 확대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는 맥주의 유통망을 전국적으로 구축하고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양조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다.

2018년 6월 기준 500여 개였던 전국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2020년 2월 기준 800여 개를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생활맥주는 2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산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생활맥주 강남점. <사진=생활맥주 제공>


생활맥주는 2014년 여의도에 1호점을 설립하며 불모지인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시장을 열었다. 지난 6년간 전국 30여 개 양조장과 협업해 40여 종의 맥주를 기획·유통하며 ‘맥주 플랫폼’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왔다.

생활맥주의 특징 중 하나는 점주들이 매장에서 판매할 맥주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정된 종류의 수제맥주를 단순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수제맥주를 소개하며 신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선순환구조로 국산 수제맥주 시장을 든든히 받치고 있다.

생활맥주 관계자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인해 국산 맥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데다 세금 부담도 줄어든 만큼, 더 많은 양조장과 손잡고 품질 좋은 수제맥주를 다양하게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끝나면 국산 수제맥주의 수요가 하강 곡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나 취향에 따라 상품이나 서비스를 골라서 소비하는 ‘바이미포미(Buy me for me)’ 트렌드가 지속되는 만큼 수제맥주의 다양성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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