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미쉐린이 추천하고 성시경이 반한 평양냉면 전문 미쉐린 맛집 ‘서령’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1-15 18:05:25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제철에 먹는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여름마다 찾는 평양냉면은 정말 여름 음식일까. 많은 사람이 냉면을 여름 대표 메뉴로 떠올리지만, 냉면은 본래 겨울 음식에 가깝다. 메밀은 온도에 민감한 곡물로, 가을에 수확한 뒤 갓 삶은 면을 찬물에 씻어 여열을 멈추는 과정이 중요했다. 자연스럽게 차가운 동치미 국물에 담겨 나오게 됐고, 그렇게 냉면은 겨울의 음식이었다.
서울에서 평양냉면의 특별한 매력을 온전히 담아내는 곳이 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5 빕구르망에 이름을 올린 ‘서령’이다.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과 넷플릭스 ‘미친맛집’에 소개되며 대기 줄이 일상이 된 곳이기도 하다.
미쉐린 가이드는 서령을 이렇게 소개했다. “홍천에서 시작된 이경희, 정종문 부부의 공간은 강화의 서령을 거쳐 서울 남대문의 서령으로 이어졌다. 모든 면은 면장 정종문 셰프의 관리 아래 100% 순메밀로 만들어지며, 서령 순면·비빔 순면·들기름 순면으로 변주를 주면서도 메밀 고유의 맛을 지켜낸다.”
서령의 원칙은 단순하다. 전분과 밀가루를 섞지 않고 육수는 당일 끓인 것만 사용하며, 면은 주문 즉시 반죽해 뽑는다는 것이다.
흔히 평양냉면은 면이 툭툭 끊어진다고들 말하지만, 서령의 면은 부드럽게 넘어가며 입안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육수는 잔잔하고 차갑다. 과한 육향도, 인위적인 단맛도 없다. “과하지 않아서 오래 남는 맛”이다.
물냉면은 먼저 국물을 한 모금 맛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식초와 겨자를 권하지 않는데, 고기 육수와 메밀의 담백함을 그대로 느끼라는 뜻이다. 평양냉면이 낯선 이들에게는 비빔 순면이 좋은 입문 메뉴다. 국내산 고춧가루와 채소로 만든 양념장은 자극적이지 않고, 순메밀면의 고소함을 해치지 않는다.
사진=[서령 SNS]
냉면과 함께 주문하는 메뉴도 맛의 완성도가 높기로 소문났다. 국내산 암퇘지 항정살로 만든 항정제육은 잡내 없이 부드럽고, 지방과 살코기의 균형이 좋다. 비계는 짭짤하고 살코기는 담백해 냉면과 함께 먹기 좋다. 접시만두 역시 속이 꽉 차 있으면서도 깔끔하다. 많은 이들이 “서령에 가면 항정 제육과 만두는 꼭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겨울에는 따뜻한 메뉴가 더해진다. 메밀 김치 온면, 설화 불고기, 그리고 서령만의 육개장 ‘채개장’이다. 채개장은 7가지 채소와 서령의 육수를 블렌딩해 끓여낸 메뉴로, 맑고 담백하지만 자꾸 생각나는 맛을 남긴다. 온면 역시 냉면과는 다른 삶는 시간을 적용해, 따뜻한 국물에서도 메밀의 식감을 살린다.
최근에는 전통 궁중 요리인 ‘신선로’도 다시 선보이고 있다. 22가지 재료를 직접 준비해 수량 한정으로 내는 메뉴다. 성시경이 방문해 감탄한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전통 궁중 요리답게 정성스럽고 손이 많이 가는 메뉴이지만, 깊고 정갈한 국물과 한 상에 담긴 여러 재료로 서령만의 신선호를 구현해냈다.
회현역 인근, 서울역과 남대문 사이에 위치한 서령 본점은 깔끔한 인테리어와 정갈한 상차림이 인상적이다. 테이블 위에는 이 곳만의 동치미 맛 무식초와 따뜻한 메밀차가 놓인다. 자극적인 맛으로 시선을 끄는 집은 아니지만, 전분과 밀가루 없이 순메밀 100%로 완성한 담백한 한 그릇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서령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영업한다. 캐치테이블로 예약 가능하지만, 대기 시간을 고려해 여유 있게 예약하는 편이 좋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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