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분당 가격 담합 심의 착수… 관련 매출 6.2조 규모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6-03-06 22:35:25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허세인 기자] 식품 원재료 업계의 담합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설탕·밀가루 업계에 이어 전분당 시장까지 공정거래 당국의 제재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식품 원료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이하 공정위)는 전분당 가격 담합 의혹 사건에 대해 제조·판매 사업자에게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위원회 심의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파악된 위법성과 조치 의견 등을 담은 문서로, 위원회 최종 판단을 위한 심의 절차의 시작 단계다. 조사 대상 기업은 4곳으로 대상,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CJ제일제당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기업이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7년 6개월 동안 전분당 판매가격을 반복적으로 담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담합 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 규모는 약 6조 2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분당은 옥수수를 분쇄해 만든 전분과 이를 가수분해해 생산하는 물엿, 포도당, 액상과당 등의 당류를 통칭한다. 라면·제과 등 식품 원료뿐 아니라 제지·철강 등 산업 분야에서도 접착·코팅 소재로 쓰이는 핵심 기초 소재다.
공정위는 앞서 설탕 담합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전분당 관련 합의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후 장기간 추적 조사를 통해 조직적인 가격 담합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142일간 진행됐다.
심사관은 해당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 담합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보고 가격 재결정 명령을 포함한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관련 임직원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법령에 따라 담합 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공정위는 피심인 기업들이 심사보고서를 받은 뒤 8주 이내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 열람 등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한 뒤 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식품 원재료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담합 논란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같은 날 밀가루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분협회 이사회가 전원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업계의 책임론과 조직 개편 요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민생 물가와 직결된 담합 행위에 대해서는 집중 감시와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담합 유인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시장경제를 잠식하는 불공정 행위를 제재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강경한 수단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전분당 가격 담합 사건과 별도로 일부 실수요처 대상 입찰 담합과 전분당 부산물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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