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뜨끈하게 후루룩” 진한 사골육수에 끓여낸 우육면 ‘정육면체’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1-20 23:31:53

미쉐린 가이드 서울 빕구르망에 2020~2025 선정... 신촌 대표 면 요리 맛집 홍탕육면. 사진=[정육면체 SNS]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신촌의 골목을 걷다 보면, 유리 너머로 김이 오르는 오픈 키친과 바 형태의 좌석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정육면체(情肉麵體)’라는 음식점이 곧바로 떠오르지는 않는 이름부터 독특하다. 이곳은 ‘마음(情)·고기(肉)·국수(麵)·식당(體)’을 뜻하는 한자를 조합해 만든 곳이다. 말 그대로, 마음을 담아 고기와 면을 내는 집이란 뜻을 담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빕구르망에 선정된 이후, 정육면체는 ‘면 요리에 진심인 집’이라고 불린다.

정육면체는 각기 다른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30대 청년들이 의기투합해 문을 연 곳이다. 홍콩과 대만, 사천 지역의 면 요리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한국식으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정육면체를 이렇게 소개한다. “사골과 소고기를 오래 고아 만든 육수를 베이스로 한 우육면인 홍탕과 백탕이 대표 메뉴이다. 땅콩과 깨를 갈아 넣은 고소한 즈마장이 함께 나오는 비빔 탄탄면 스타일의 깨부수면도 인기가 많다. 모든 좌석이 카운터 형태로 돼 있어 1인 식사에도 적합하다.”

이곳의 부동의 1위는 ‘홍탕육면’이다. 사골과 소고기 양지, 사태, 스지를 오래 고아낸 육수는 깊고 진하다. 비주얼은 강렬하게 매울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맛을 보면 딱 기분 좋게 얼큰하고 매콤한 맛이다. 면은 매장에서 직접 뽑아낸 생면으로, 쫄깃하고 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다. 얇고 넓게 썰어낸 고기는 식감이 무척 부드러운데, 아낌 없이 듬뿍 들어있어 만족도를 더한다. 

깨부수면. 사진=[정육면체 SNS]

또 하나의 시그니처 메뉴는 ‘깨부수면’이다. 참깨와 땅콩을 갈아 만든 즈마장 소스에 바삭한 삼겹살 튀김이 올라간 비빔 탄탄면이다. 꾸덕하고 고소한 소스가 면을 감싸며, 중간중간 씹히는 고기와 땅콩이 식감을 살린다. 처음엔 담백하게, 중반에는 라유를 더해 매콤하게, 마지막엔 흑식초로 맛을 정리하는 등 단계별로 맛을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사천식 비빔 탄탄멘인 ‘시루나시 탄탄멘’은 향신료 특제소스와 라유를 국물 없이 비벼 먹는 요리로 보기보다 맵지 않고, 땅콩으로 고소하고 진한 맛을 냈다. 청경채, 다진 고기, 부드러운 차슈가 어우러져 먹는 재미가 풍부하다. 여기에 시즌 메뉴로 선보이는 ‘청계탕면’은 닭과 해산물로 진하고 맑게 국물을 우려내 감칠맛이 풍부하다. 들깨와 들기름, 채소를 더한 차가운 ‘들깨면’ 역시 풍미가 일품이다. 면 요리에는 토핑으로 차슈, 수란, 항정살, 계란후라이, 면을 추가할 수 있으며 밥은 1회에 한해 무료로 추가할 수 있다. 

면요리에 들어가는 고기가 무척 부드럽다.  사진=[정육면체 SNS]

마치 짜사이를 연상케 하는 새콤달콤 오이무침과 매운 라장, 단무지 등이 구비돼 있으며, 매콤하고 고소한 맛을 추가해주는 고추기름인 라유, 기름진 맛을 정리해주고 산뜻한 맛을 살리는 흑식초, 풍미를 바꿔주는 후추를 더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면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사이드 메뉴 ‘초유린기’다. 닭가슴살을 바삭하면서도 폭신하게 튀겨 상큼한 유린기 소스를 얹었다. 느끼함 없이 깔끔한데 닭가슴살이 무척 촉촉하다. 면 요리만 먹기 아쉬울 때 함께 주문하기 좋은 메뉴다. 

공간은 전 좌석이 바 테이블로 구성된 오픈 키친으로 혼자 앉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끓는 육수, 면 삶는 소리, 셰프의 손놀림이 그대로 보인다. 혼밥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요즘이지만, 정육면체는 ‘혼자 먹기 가장 좋은 미쉐린’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자극적인 맛이 넘치는 요즘, 정육면체의 면은 오히려 편안하다. 향신료는 분명 느껴지지만, 지나치게 과하지 않다.

신촌에서 면 요리를 제대로 먹고 싶을 때, 정육면체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되고 있다. 홍탕은 얼큰하고 중독적이며, 백탕은 맑고 담백해 속을 풀어준다. 쫀득한 면, 넉넉한 고기, 속이 뜨끈해지는 국물까지, 국수라는 일상적인 음식이 우리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넨다. 

정육면체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신촌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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