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작지만 강한 채소 ‘쪽파’, 왜 지금 다시 주목받나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02 23:56:47

혈관·장·면역·간 건강까지… 대파보다 영양 밀도 높은 ‘프리미엄 채소’
일상 식탁에서 간편하게 실천하는 항산화·해독 루틴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한식에서 쪽파는 ‘모양을 더하는 조연’ 정도로 여겨지지만, 최근 영양학계와 식품학계에서는 쪽파를 다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작은 몸집에 비해 영양 밀도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쪽파 100g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칼슘·비타민A·비타민K·항산화 성분은 대파를 넘어서는 수준이며, 혈관·간·장·피부 등 신체 여러 기능을 동시에 돕는 식물성 기능성 물질이 풍부하다. 흔한 채소 같지만 실상은 ‘일상 속 슈퍼푸드’에 더 가깝다는 평가다.

특히 전문가들은 “쪽파는 조리법·요리 종류·계절을 가리지 않고 섭취량을 늘릴 수 있는 채소라는 점에서 건강 루틴에 가장 현실적인 식재료”라고 말한다. 부담 없이 첨가할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기능이 겹겹이 작용해, 식단 전체의 영양 균형을 크게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대파보다 뛰어난 영양·항산화 조합… 장·뼈·혈관을 동시에 돕는다

쪽파는 대파와 양파의 장점을 결합한 교잡 품종으로, 대파보다 향은 약하지만 영양 성분은 훨씬 ‘조밀’하다.

식이섬유는 대파의 약 2배, 칼슘은 4배 이상 포함돼 장 건강과 뼈 대사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면역력·피부·호르몬 대사와도 밀접하게 연결되는 만큼, 쪽파 특유의 식이섬유 구성은 건강 전반의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지는 역할을 한다.

항산화 능력도 주목할 만하다. 순천대 농업생명과학대 연구에서는 쪽파에 포함된 지산틴·카로틴·루테인 등이 활성산소 억제 효과가 강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염증 감소, 세포 노화 지연, 면역 유지와 관련된 중요한 기능들이다.

비타민A와 K의 함량도 높아, 비타민A는 시력·피부 장벽 보호, 비타민K는 뼈 밀도 유지와 혈관 석회화 억제에 기여한다. 한 식품영양학 연구자는 “쪽파는 100g의 작은 양만으로도 하루 비타민A·비타민K 권장량 상당 부분을 충족할 수 있는 채소”라며 “기본 양념 수준으로 섭취해도 건강 효과가 누적된다”고 설명했다.

알리신·황 화합물·아미노산의 ‘삼중 시너지'

쪽파가 건강 식재료로 재평가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 영양소를 넘어서는 기능성 성분의 조합 때문이다. 쪽파에 풍부한 알리신은 혈전 억제·혈관 확장·항균 작용 등을 통해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식품과학 논문에서는 “파속(ALLIUM) 식물의 알리신은 혈압 조절과 심혈관계 부담 완화에 기여한다”고 분석됐다.

황 화합물은 간의 해독 효소를 활성화해 노폐물·중금속·산화 부산물 배출을 돕는다. 기름진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간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다.

또한 쪽파에는 글루탐산·아스파탐산·프롤린 등 다양한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글루탐산·아스파탐산은 뇌 에너지 대사·간 해독 경로에 기여하며, 프롤린은 콜라겐 합성·관절·피부 건강 유지에 반영된다. 이처럼 쪽파의 기능성 성분이 여러 층위에서 작용하며 신체 컨디션을 폭넓게 지지한다.

영양학적 관점에서 보면 “쪽파는 단일 성분이 강한 식품이 아니라 복합적인 생리 활성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는 식재료”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상 식탁에서 자연스럽게 늘릴 수 있는 채소

쪽파가 일상 건강 루틴에 적합한 또 다른 이유는 활용 범위가 넓고 조리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생으로 먹어도 부담이 적고, 볶음·무침·전·국물 요리 어디에도 사용할 수 있다.

라면에 쪽파를 송송 넣으면 포화지방과 나트륨 부담을 부분적으로 상쇄할 수 있으며, 고기나 기름진 음식과 함께 먹을 경우 황 화합물과 알리신의 해독·항산화 효과가 상승된다.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방식은 쪽파의 비타민A·K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활용법이다. 파김치·파전 등 장시간 끓이지 않고 짧은 조리 과정으로 완성되는 음식 역시 항산화 성분 보존에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쪽파는 약간만 더 사용해도 식단 전체의 영양 균형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채소”라고 말한다. 일상적인 양념용 채소라는 인식과 달리, 식재료 하나만으로도 건강 루틴을 강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쪽파는 작은 크기와 흔한 이미지에 비해 영양적·기능적 가치가 높아 재평가가 필요하다. 혈관·간·장 건강을 아우르는 폭넓은 효과, 강한 항산화 조합, 높은 영양 밀도, 조리 편의성까지 고려하면 ‘오늘 바로 식탁에 더 올릴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건강 채소’라 할 만하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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