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겨울 면역 밥상, 콜라비 한 입에서 시작된다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15 15:56:33
현미밥에 콜라비를 곁들이면 달라지는 면역력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난방이 켜진 집 안 공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몸을 메마르게 만든다. 유독 목이 칼칼해지고, 이유 없이 피로가 오래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시기에 ‘면역력’이라는 단어가 반복해서 소환되는 건, 사실 특별한 보약을 찾기보다는 일상의 균형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겨울 식탁에는 거창한 재료보다, 자주 손이 가는 채소가 필요하다. 콜라비가 요즘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콜라비는 양배추와 순무를 교배해 만든 채소다. 둥글고 단단한 외형과 달리, 껍질을 벗기면 속살은 맑고 단단하다. 한 입 베어 물면 아삭한 식감과 함께 은은한 단맛이 퍼진다. 양념에 기대지 않아도 충분히 맛이 살아 있다는 점에서, 콜라비는 바쁜 계절에 특히 잘 어울리는 식재료다.
면역력의 기본은 수분 균형과 장 건강
겨울철 컨디션 관리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건 수분 균형이다. 실내외 온도 차와 건조한 공기는 점막을 예민하게 만들고, 그 결과 감기나 독감 같은 계절성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콜라비는 수분 함량이 높은 채소로 알려져 있어, 먹는 행위 자체가 식탁에 ‘촉촉함’을 더해준다. 물처럼 즉각적인 갈증 해소는 아니지만, 식사 중 느껴지는 퍽퍽함을 줄여주고 몸의 리듬을 한결 부드럽게 만든다.
여기에 더해 콜라비는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로 소개된다. 비타민C는 면역 관리에서 빠지지 않는 영양소다. 몸이 외부 자극에 대응하는 힘을 유지하는 데 관여하고, 피로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겨울철 식단에 콜라비를 한 접시 더하는 것만으로도, 식탁은 자연스럽게 ‘방어적인 방향’으로 이동한다.
장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 이유도 그렇다. 컨디션은 결국 소화에서 시작된다. 겨울에는 활동량이 줄고, 따뜻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늘어나 장이 쉽게 둔해진다. 콜라비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로 알려져 있어, 장운동을 부드럽게 돕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변비가 잦아지기 쉬운 계절에 콜라비의 아삭한 식감은 장에 적당한 자극을 주며, 무거운 식단에 숨통을 틔워준다.
이 때문에 콜라비는 다이어트 식단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열량은 낮은 편이지만 씹는 만족감이 커, 식사량을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과자를 집어 들고 싶은 순간에 콜라비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식습관의 방향은 조금 달라진다.
현미와 잘 맞는 이유가 있다
콜라비가 특히 흥미로운 식재료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궁합’이다. 현미는 건강식의 대표 주자지만, 소화가 쉽지 않아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콜라비는 무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채소로, 담백하면서도 단맛이 있어 현미밥의 거친 식감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무에 들어 있는 소화 효소가 곡물 소화를 돕는다는 설명과 함께, 콜라비 역시 비슷한 장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현미와의 조합이 자주 언급된다.
현미밥이 좋다는 건 알지만 속이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면, 콜라비를 곁들여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식탁에서의 작은 조합 변화가 몸의 반응을 달라지게 한다.
과하지 않게, 오래 먹는 채소
콜라비가 건강 채소로 불리지만, 모든 음식이 그렇듯 과도한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콜라비는 십자화과 채소로 특정 성분이 갑상선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가 함께 따라온다. 또 식이섬유가 많은 만큼 한 번에 많이 먹으면 복부 팽만이나 가스가 찰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번에 100g 내외를 적정 섭취량으로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요한 건 ‘많이’가 아니라 ‘자주’다. 콜라비는 조리법이 복잡하지 않아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좋은 채소다. 생으로 썰어 간식처럼 먹어도 좋고, 샐러드나 생채, 물김치와 깍두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바쁜 아침에는 과일과 함께 갈아 한 잔으로 마셔도 부담이 없다.
겨울은 몸이 스스로를 지키느라 바쁜 계절이다. 우리는 그 과정에 조금 더 나은 재료를 보태주면 된다. 콜라비는 화려하진 않지만, 분명 실용적인 채소다. 수분과 비타민으로 기본 체력을 채워주고, 장을 편안하게 하며, 현미밥이 부담스러운 날엔 식탁의 균형을 잡아준다. 면역력은 결국 이런 작은 선택들이 쌓여 만들어진다. 오늘 저녁, 콜라비 한 접시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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