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돈가스, 제품별 영양·맛·가격 격차 뚜렷…“밥과 샐러드로 균형 잡아야”
민혜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5-09-16 11:39:24
[Cook&Chef = 민혜경 기자] 고물가 시대, 집밥 수요가 늘면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냉동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에어프라이어 보급과 맞물려 냉동 돈가스는 가정 간편식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시험 결과는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저렴하고 간편하다’는 장점만 보고 선택하기보다는, 영양 성분과 맛, 가격까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은 시중에서 판매 중인 냉동 돈가스 12개 제품(등심 8종, 치즈 4종)을 대상으로 영양성분, 관능평가, 안전성, 가격을 종합적으로 시험했다. 조사 결과 제품별 지방·단백질 함량에서 최대 1.5배의 차이가 확인됐으며, 맛 특성과 가격 역시 브랜드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영양 성분, 지방과 단백질 높지만 탄수화물 낮아
냉동 돈가스 100g 기준 지방 함량은 등심 제품이 16~24g, 치즈 제품이 18~25g으로 나타났다. 단백질은 각각 11~16g, 15~21g 수준으로 조사됐다. 지방과 단백질 모두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20~46%를 차지해 ‘단백질 보충식’으로서는 손색이 없지만, 탄수화물 함량은 3~6%에 불과했다.
특히 동원F&B의 ‘퀴진 크리스피 돈까스 통등심’은 지방이 24g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이마트 ‘노브랜드 통등심치즈돈까스’와 동원F&B ‘퀴진 크리스피 돈까스 모짜렐라 치즈’는 치즈 제품 중 각각 25g으로 가장 높은 지방 함량을 보였다. 반면 홈플러스의 ‘국산 돼지고기 통등심돈까스’와 농협목우촌 ‘두번 튀겨 더욱 바삭한 통등심돈까스’는 단백질 16g으로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구성을 보였다. 치즈 제품 중에서는 풀무원의 ‘블럭치즈돈카츠’가 단백질 21g으로 단연 돋보였다.
소비자원은 “돈가스 한 장(평균 140g)만 먹을 경우 지방이 41~65%, 단백질이 27~53% 수준으로 높지만, 탄수화물은 4~9%에 그친다”며 “밥과 샐러드를 곁들이면 부족한 탄수화물과 식이섬유를 보충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실제 소비자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돈가스를 밥·샐러드와 함께 먹는다”고 답해, 소비 현장에서도 이러한 보완적 섭취 방식이 보편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맛 평가, 등심은 ‘쉐푸드’, 치즈는 ‘풀무원’이 강세
맛의 세계에서는 브랜드마다 개성이 뚜렷하게 갈렸다. 소비자 패널 84명을 대상으로 한 관능평가 결과, 등심 돈가스에서는 롯데웰푸드의 ‘쉐푸드 등심통돈까스’가 튀김옷의 바삭함, 고기의 부드러움, 두께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기의 식감과 육질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반면 동원F&B의 ‘퀴진 크리스피 돈까스 통등심’과 이마트 ‘피코크 맛있게 튀긴 두툼한 등심 돈까스’는 상대적으로 기름짐이 강하다는 평을 받았다. 고소함과 풍미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느끼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라 기호 차이가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치즈 돈가스에서는 풀무원의 ‘블럭치즈돈카츠’가 치즈의 쫄깃함과 풍부한 양에서 다른 제품을 압도했다. 같은 치즈 제품군이라도 CJ제일제당의 ‘고메 모짜렐라 돈카츠’는 고기 식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마트 ‘노브랜드 통등심치즈돈까스’는 기름짐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나 소비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전성은 ‘모두 합격’, 가격은 최대 1.6배 차이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안전성 부문에서는 모든 제품이 합격점을 받았다. 납·카드뮴 등 중금속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장출혈성 대장균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휘발성 염기질소 시험에서도 전 제품이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충족해 신선도의 안정성이 입증됐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가격에서는 ‘체감 격차’가 컸다. 동일한 등심 돈가스 제품군 안에서도 100g당 가격이 1,976원에서 3,160원까지 벌어졌다. 가장 저렴한 제품은 CJ제일제당의 ‘고메 통등심돈카츠’였고, 가장 비싼 제품은 롯데웰푸드의 ‘쉐푸드 등심통돈까스’였다. 치즈 돈가스 역시 이마트의 ‘노브랜드 통등심치즈돈까스’가 100g당 1,773원으로 가장 저렴한 반면, 풀무원 ‘블럭치즈돈카츠’는 2,852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소비자원은 “가격 격차는 최대 1.6배에 달한다”며 “영양 성분과 맛, 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선택, 정보가 기준이 되어야
냉동 돈가스는 이제 단순한 간편식이 아니라,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식습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험 결과는 ‘어떤 제품이 더 좋은가’라는 단순 비교를 넘어, 소비자가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과다 섭취 시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맛 평가에서 드러난 차이는 소비자가 자신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근거가 된다.
소비자원은 이번 결과를 ‘소비자24(www.consumer.go.kr)’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며, 앞으로도 냉동식품 전반에 대한 품질·안전성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소비자에게는 단순한 가격 경쟁 이상의 ‘영양·안전·기호’를 모두 고려하는 합리적 선택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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