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한 끼, 만 원은 기본…푸드플레이션에 더 무거워진 귀성길 지갑
이경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5-09-30 17:22:48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이경엽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이 더 이상 ‘간단한 한 끼’의 가격대라고 말하기 어렵다.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경남 김해갑)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매출 상위 10개 메뉴의 평균 가격이 12.5% 상승한 가운데 대표 메뉴인 돈가스는 무려 25% 이상 올랐다.
명절 귀성길마다 잠시 들러 허기를 달래던 휴게소 식사가 이제는 외식 한 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
5년 새 두 자릿수 상승…돈가스·우동·아메리카노가 주도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월 대비 2025년 6월 기준 휴게소 상위 10대 메뉴 평균 판매가는 12.5% 상승했다. 특히 돈가스류는 8,916원에서 11,218원으로 25.1% 인상돼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우동류는 18.1%, 아메리카노는 17.6% 올랐다.
다른 메뉴들도 비슷한 흐름이다. 비빔밥(16.5%), 국밥(15.4%), 호두과자(14.6%)가 두 자릿수 인상을 기록했으며, 라면·떡꼬치·카페라떼·핫도그 역시 8~11%가량의 상승세를 보였다.
한마디로, 휴게소 식음료 대부분이 고물가 흐름 속에서 꾸준히 가격이 오르며 이제는 ‘간단한 식사’라기보다 ‘작은 외식’에 가까워졌다.
소비자 부담, ‘귀성길 푸드플레이션’의 단면
명절 귀성길, 가족 단위로 휴게소에서 식사와 간식을 챙기면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진다. 돈가스와 음료, 간식을 곁들이면 1인당 1만5천 원은 금세 넘어선다. 이는 ‘한 끼 1만 원 시대’가 휴게소에도 그대로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휴게소 음식은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다. 이동 중 편리하게 접근 가능한 ‘반 강제적 선택지’라는 점에서,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 곧바로 체감되는 생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즉, 경쟁과 대안이 제한된 특수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귀성길 푸드플레이션’이다.
정책적 점검과 합리적 가격 유도 필요
민홍철 의원은 “휴게소에서 밥 한 그릇에 간식 하나만 해도 만 원을 훌쩍 넘는다”며 “추석 귀성길에 국민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가격 인상 요인을 점검하고 합리적 가격 유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가격 조정 문제가 아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농축산물·가공식품 유통의 최전선이자, 소비자에게 ‘K-푸드’를 접하는 중요한 창구다. 따라서 정부와 도로공사, 운영업체는 가격 안정뿐 아니라 지역 농산물 연계 강화, 품질 표준화, 합리적 가격 정책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
휴게소 음식 가격은 단순한 식사비가 아니라, 외식 산업의 구조적 물가 압력을 드러내는 바로미터다. 명절이라는 특별한 순간에 부담을 전가하는 현재의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휴게소 음식은 ‘국민 밥상’이 아닌 ‘부담 밥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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