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셰프 뉴스] 가브리엘 크로이터, 알자스의 영혼으로 뉴욕을 품은 미식의 거장
이정호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06 12:00:35
- 2025년 제임스 비어드 ‘최고의 셰프’ 후보, 멈추지 않는 열정 “편안한 럭셔리”
- 클래식 프렌치와 뉴욕의 에너지가 만나는 곳
[Cook&Chef = 이정호 전문기자] 뉴욕 맨해튼의 중심, 브라이언트 파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 ‘가브리엘 크로이터(Gabriel Kreuther)’는 단순한 파인다이닝 공간을 넘어, 한 셰프의 뿌리와 열정이 담긴 미식의 성전으로 불린다. 프랑스 알자스 출신의 셰프 가브리엘 크로이터는 자신의 이름을 건 이 레스토랑을 통해 클래식 프렌치 요리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향 알자스에 대한 애정, 그리고 뉴욕이라는 도시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완벽하게 융합시키며 독보적인 요리 세계를 구축했다.
미슐랭 2스타, 제임스 비어드 수상 등 화려한 경력에도 안주하지 않고 2025년 또다시 제임스 비어드 ‘최고의 셰프(Outstanding Chef)’ 부문 후보에 오르며 그의 명성이 현재진행형임을 증명하고 있다. 그는 파인 다이닝 러버스(Fine Dining Lover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요리 철학을 “진정성을 유지하고 마음으로 요리하는 것. 어리석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나의 뿌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밝히며 장인으로서의 뚝심을 보여주었다.
알자스 소년, 뉴욕 미식의 정점에 서다
가브리엘 크로이터의 요리 여정은 유럽의 유서 깊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들에서 시작되었다. 독일, 프랑스, 스위스를 거치며 탄탄한 기본기를 다진 그는 미국으로 건너와 ‘라 카라벨(La Caravelle)’, ‘장 조지(Jean-Georges)’ 등 뉴욕의 전설적인 레스토랑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더 모던(The Modern)’의 총괄 셰프로 10년 가까이 일하며 수많은 찬사를 받았고, 2009년에는 마침내 제임스 비어드 재단으로부터 ‘뉴욕 최고의 셰프(Best Chef: New York City)’ 상을 수상하며 뉴욕 미식계의 정점에 섰다.
그는 세계 최고의 요리사들이 겨루는 ‘보퀴즈 도르(Bocuse d'Or)’ 미국 대표팀의 멘토로도 활동하며, 미국 팀이 2017년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성공은 그가 단순히 요리 기술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팀을 이끌고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리더십까지 갖춘 셰프임을 보여준다.
알자스의 정신, 뉴욕의 접시 위에 피어나다
2015년, 그는 마침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레스토랑 ‘가브리엘 크로이터’를 오픈했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의 요리 철학인 ‘알자스의 정신(The Spirit of Alsace)’을 마음껏 펼쳐 보인다. 그의 시그니처 메뉴인 ‘타르트 플랑베(Tarte Flambée)’나 ‘슈크루트 (Choucroute)’는 알자스 전통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세련되고 깊은 맛을 선사한다. 그는 2021년, 자신의 요리법과 알자스 전통 요리에 대한 해석을 담은 첫 요리책 『가브리엘 크로이터, 알자스의 정신』을 출간하며 자신의 요리 세계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그는 단순히 레시피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각 요리에 담긴 이야기와 알자스의 문화를 함께 전달하며 요리가 단순한 기술이 아닌 문화적 소산임을 강조한다. 그의 레스토랑은 AAA 5 다이아몬드, 뉴욕타임스 3스타, 그리고 세계적인 레스토랑 협회인 ‘르레 & 샤토(Relais & Châteaux)’와 ‘레 그랑드 타블 뒤 몽드(Les Grandes Tables du Monde)’의 멤버로 선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초콜릿에서 새로운 레스토랑까지, 끝없는 확장
가브리엘 크로이터의 열정은 파인다이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2016년,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수제 초콜릿 브랜드 ‘크로이터 핸드크래프티드 초콜릿(Kreuther Handcrafted Chocolate)’을 론칭했다. 뉴욕에서 영감을 받은 독창적인 맛과 프랑스의 정교한 기술이 결합된 이 초콜릿은 ‘에스콰이어’ 매거진으로부터 ‘최고의 럭셔리 초콜릿’으로 선정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24년 허드슨 야드의 새로운 랜드마크 ‘더 스파이럴(The Spiral)’ 빌딩에 풀서비스 레스토랑과 올데이 카페, 두 개의 새로운 다이닝 컨셉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에벤 도로스(Eben Dorros)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의 요리 세계가 더욱 대중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것임을 예고한다. 알자스의 영혼을 품고 뉴욕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거장, 가브리엘 크로이터의 다음 챕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Cook&Chef / 이정호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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