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의 판이 바뀐다…온라인도매시장 ‘직거래 시대’

홍지우 기자

cnc02@hnf.or.kr | 2025-11-06 22:54:14

중소형 마트도 클릭 한 번으로 산지와 연결
제주 감자부터 스테비아 토마토까지, 디지털 직거래 활성화
농식품부 “중소업체 참여 확대,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 지속 추진”
사진 = 픽사베이

[Cook&Chef = 홍지우 기자] 매일 장보는 마트의 감자가 이제 중간 유통 없이 농가에서 바로 오게 된다. 온라인으로 생산자와 마트가 직접 거래하는 ‘온라인도매시장’이 전국으로 확산되며 우리 식탁까지 더 신선하고 저렴한 농산물이 오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지난주 경기도의 중소형 마트 엔마트가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제주도 영농조합법인과 감자 직거래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두 곳은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에서 직접 거래했으며 감자는 제주 산지에서 바로 소비지로 배송됐다.

이 거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온라인도매시장이 새로운 농산물 유통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도매시장은 농식품부가 개설·운영하는 시장으로 농산물 생산자와 유통업체·마트 등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직접 거래하는 시스템이다. 

과거에는 농산물이 산지에서 여러 단계의 도매시장과 물류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했지만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도매시장 반입, 상하차, 재포장 과정이 생략돼 거래 상품이 산지에서 소비지로 바로 배송된다. 이로 인해 상품 신선도와 가격 투명성은 높이고 운송·포장 등 부대비용은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감자나 토마토 같은 신선식품이 하루라도 빨리 도착해야 할 때 산지에서 바로 소비지로 이동하기 때문에 품질 저하가 적고 유통비용도 절감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신선한 농산물을 만나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사진 = 농식품부

현재 온라인도매시장에는 전국 약 5300여명의 판매자와 구매자가 참여 중이며 누적 거래액은 지난 3일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식자재마트·프랜차이즈·온라인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업체들이 참여하면서 규모가 작은 마트도 산지 직거래가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예전에는 대형 유통업체 중심으로만 이뤄지던 직거래가 이제는 중소형 마트나 온라인몰도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현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충북의 한 스테비아 방울토마토 농가와 온라인 플랫폼 온브릭스는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거래를 시작했다. 그 결과 기존 오프라인 거래에 비해 유통비용률이 14.3%p 줄고 농가 수취가는 7.7% 증가했다. 즉 소비자는 신선한 토마토를 더 저렴하게 농가는 더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프랜차이즈 카페 납품업체인 KG케미칼은 이번 여름부터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산지 직송 수박을 공급받으며 음료용 과일의 품질과 신선도를 높였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물류 효율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남 거제 지역의 슈퍼마켓들도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경남거제수퍼마켓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파프리카·양파·계란 등 여러 품목을 공동구매로 합배송하는 방식으로 물류비를 12.4%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박은영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온라인도매시장은 시·공간 제약을 벗어난 플랫폼 기반 시장으로 기존 오프라인 도매거래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주체들이 새롭게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9월 판매자 가입 기준을 완화한 이후 중소업체 신규 가입과 거래 성사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 수요를 면밀히 살펴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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