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보다 단백질 많고, 위까지 보호하는 ‘만능 재료’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1-06 22:52:14
몸과 마음 모두 챙겨주는 알짜 재료
사진 =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기온이 떨어지면 밥상에는 따뜻한 온기가 돈다. 그중에서도 ‘토란’은 이 계절을 대표하는 식재료다. 감자처럼 생겼지만 식감은 훨씬 부드럽고, 국물 속에서 익으면 은근한 단맛과 고소한 풍미를 낸다. 예로부터 추석 차례상과 환절기 보양식에 빠지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를 보호하고 혈관을 지키는 토란의 효능
토란을 썰면 미끈한 점액이 흘러나온다. 이 점액 속에는 뮤신과 갈락탄이 들어 있어 위 점막을 보호하고 단백질 소화를 돕는다. 기름진 명절 음식을 먹은 뒤 부담스러운 속을 풀어주는 천연 소화제 역할을 한다.
또한 토란은 칼륨이 풍부해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고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점액질 성분은 혈관 벽을 코팅해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고, 동맥경화 예방과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 가을철 기름진 음식이 잦은 시기, 혈관 밸런스를 잡아주는 건강 채소로 손꼽힌다.
열량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100g당 40~70kcal로 감자보다 칼로리가 낮아 포만감은 크지만 부담이 적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비타민 B군과 마그네슘은 피로 회복을 돕는다. 몸이 쉽게 붓거나 순환이 더딘 사람에게도 좋은 식재료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가을의 보양식
토란에는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과 긴장을 완화하는 비타민 B군이 들어 있어, 스트레스 해소와 불면증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늦가을 밤, 따뜻한 토란탕 한 그릇이 천연 수면제처럼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이유다.
단, 생으로 먹으면 알칼로이드 성분 때문에 입안이 아릴 수 있어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손질할 때는 장갑을 착용하고, 껍질을 벗긴 뒤 쌀뜨물이나 소금물에 잠시 담가두면 특유의 미끌거림이 줄어든다.
멸치와 다시마로 우린 육수에 데친 토란과 들깨가루를 넣고 은근하게 끓이면, 고소한 향이 퍼지는 깊은 국물이 완성된다. 토란탕 한 그릇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몸의 균형을 맞추고 마음을 달래주는 가을의 치유식이다.
토란은 뿌리뿐 아니라 줄기인 토란대, 잎까지 식용 가능하다. 나물, 육개장, 찜 등 다양한 조리에 활용할 수 있어 버릴 것이 없는 ‘알짜 채소’다. 제철인 지금이 바로, 토란이 가장 맛있고 건강한 순간이니 버릴 것 없는 토란의 모든 것을 즐겨보자.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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