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티드가 만들면 다를까? ‘두바이 초콜릿’ 트렌드를 도넛으로 풀어낸 이유
정서윤 기자
cnc02@hnf.or.kr | 2025-12-18 19:54:47
[Cook&Chef = 정서윤 기자] 노티드가 주목받은 이유는 맛보다 먼저 ‘경험’이었다. 크림이 가득 찬 도넛, 노란 스마일 캐릭터, 매장을 나서는 순간까지 이어지는 감정의 여운은 노티드를 하나의 디저트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만들었다. 노티드가 등장한 이후 도넛은 간식이 아니라 ‘기분 좋은 선택’이 됐다.
노티드의 성장 배경에는 일관된 방향성이 있다. 빠르게 유행을 쫓기보다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왜 사진을 찍고 왜 줄을 서는지를 정확히 이해했다. 테이크아웃에 최적화된 제품 구성, 선물처럼 느껴지는 패키지, 매장마다 다른 경험을 주는 전략은 고객이 브랜드와 관계를 맺게 만드는 장치였다. 이 때문에 노티드는 디저트를 소비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디저트를 ‘기억하게 만드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런 노티드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두바이 초콜릿’ 트렌드에 주목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두바이 초콜릿은 단순히 맛있는 초콜릿이 아니라, 카다이프의 바삭한 식감과 피스타치오의 고급스러움이 결합된 ‘먹는 경험’ 자체로 확산된 트렌드다. SNS를 통해 퍼졌고, 직접 만들어보고 싶게 만들었으며, 한 번쯤은 맛봐야 할 대상이 됐다.
하지만 모든 트렌드가 브랜드의 제품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두바이 초콜릿을 그대로 옮겨오는 방식이라면 일회성 유행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 노티드가 주목받는 지점은 이 트렌드를 ‘도넛’이라는 자신들의 언어로 다시 풀어냈다는 점이다. 단순한 초콜릿 제품이 아니라, 노티드가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이번에 출시된 ‘두바이 도넛’ 3종은 초코, 말차, 그릭 요거트라는 서로 다른 취향의 선택지를 제시한다. 공통점은 카다이프를 아낌없이 사용해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는 점이다. 크림 위주의 기존 도넛과 달리 씹는 재미를 강조한 구성은 두바이 초콜릿이 가진 핵심 매력을 정확히 짚는다. 여기에 노티드 특유의 부드러운 크림과 색감이 더해지며, 낯설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도넛이 완성됐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이 제품이 ‘노티드에서 나왔기 때문에’ 기대를 모은다는 점이다. 노티드는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트렌드를 노티드의 감성 안에 넣는 데 익숙한 브랜드다. 크림 도넛이라는 한 가지 아이템으로 수십 가지 변주를 만들어온 경험은, 이번 두바이 도넛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일회성 화제에 기대는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가 쌓아온 노하우 위에서 완성된 결과물인 것이다.
겨울 시즌 음료 라인업을 함께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넛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생딸기 라떼, 말차 라떼, 초코 라떼, 논알콜 뱅쇼는 두바이 도넛의 진한 풍미를 자연스럽게 받쳐준다. 디저트를 하나의 단품이 아니라, 계절 경험으로 확장하는 노티드 특유의 방식이다.
요즘 디저트 시장은 빠르게 변한다. 유행은 짧아지고, 관심은 쉽게 옮겨간다. 이런 환경에서 노티드가 여전히 주목받는 이유는 트렌드를 소비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언어로 정리해 내기 때문이다. 두바이 도넛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요즘 가장 뜨거운 키워드를 가져왔지만, 노티드답게 풀어냈기에 기대할 만하다.
노티드의 두바이 도넛은 ‘유행을 먹는 디저트’라기보다, ‘노티드가 해석한 지금의 취향’에 가깝다. 그래서 이 도넛은 단순히 한 번 먹고 끝나는 시즌 메뉴가 아니라, 노티드가 여전히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다는 신호처럼 읽힌다. 디저트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한 번쯤 궁금해질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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