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타나 봐”… 기분이 가라앉는 계절, 바나나 한 개가 건네는 위로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14 18:24:44

일조량 부족으로 찾아오는 계절성 우울증
트립토판 · 비타민B 풍부한 바나나, 기분 회복에 도움


사진 = 픽사베이

[Cook&Chef = 송채연 기자] <가을 타나 봐>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로, 유독 가을만 되면 괜히 기분이 가라앉고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출렁이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단순히 날씨 탓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 감정의 변화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가을과 겨울에는 해가 짧아지고 일조량이 줄어든다. 이는 비타민 D의 흡수량 감소로 이어지고, 동시에 뇌에서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감소한다. 대신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늘어나는데, 이 변화는 곧 피로감과 무기력, 우울감으로 이어진다. 이른바 계절성 우울증이다.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에 따르면 계절성 우울증은 특정 계절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우울증의 일종으로, 가을과 겨울철에 특히 흔하다. 에너지 저하, 수면 과다, 탄수화물 갈망, 체중 증가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며, 방치하면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 빛만큼 중요한 건 ‘아침 식사’

계절성 우울증의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광치료(라이트 테라피)가 있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아침 식단을 바꾸는 것이다. 아침에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

이때 주목해야 할 식품이 바로 바나나다. 바나나는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합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트립토판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데, 트립토판은 뇌에서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으로 전환되어 우울감을 완화하고 수면 질을 개선한다. 또한 비타민 B군이 풍부해 스트레스와 피로를 줄이고, 행복감을 주는 도파민 분비에도 도움을 준다.

아침 식사 대신 바나나 한 개를 먹거나, 여유가 있다면 그릭 요거트 + 그래놀라 + 바나나 조합을 추천한다. 이 조합은 포만감과 에너지를 제공할 뿐 아니라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해감정의 기복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 바나나는 그 자체로도 ‘천연 수면제’라 불릴 만큼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트립토판 외에도 마그네슘과 칼륨이 풍부해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신경을 안정시킨다. 자기 전 바나나를 먹으면 숙면을 돕고, 수면의 질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다음 날 기분도 한결 나아진다.

햇빛과 함께하는 작은 습관이 큰 차이를 만든다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햇빛을 최대한 많이 쬐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세로토닌 생성에 도움을 주는 식습관까지 더한다면 효과는 훨씬 커진다.

하루 20분의 산책과 바나나 한 개. 사소해 보이지만, 이 작은 습관이 반복되면 겨울까지 이어지는 ‘가을 블루스’를 예방할 수 있다. 

Tip. 계절성 우울증 완화를 위한 실천법

- 오전에 20~30분 이상 햇빛 쬐기

- 주 3회 이상, 하루 30분 유산소 운동

- 트립토판 풍부한 음식 섭취(바나나, 연어, 달걀 등)

- 일정한 수면 패턴 유지

- 사회적 교류 지속하기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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