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한 방울의 전환 – 국산 유채유가 식탁을 바꾼다
이경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5-06-12 10:47:42
[Cook&Chef = 이경엽 기자] 고온에서 튀겨도 쓴맛이 나지 않고, 고소한 향은 그대로 남는다.
노란 빛깔의 기름 한 방울에 건강과 식문화의 전환점이 담긴다. 최근 국산 유채유가 수입 식용유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지 기름이 아닌, 영양과 안전, 풍미를 모두 만족시키는 기능성 식물성 유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국내 식용유 자급률을 높이고 수입 의존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국산 유채유 생산 확대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저온 압착 방식으로 착유한 유채유는 화학적 추출 없이 영양 손실을 줄이고, 기능성 성분을 그대로 살려 건강을 우선하는 식탁에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다.
“기름도 기능이 필요하다 – 국산 유채유의 건강 성분”
농촌진흥청 분석에 따르면, 국산 유채유는 ▲식물성 스테롤 ▲토코페롤(비타민E) ▲카놀롤(항산화 성분) ▲카로티노이드 등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세포 산화 억제, 면역 강화 등 건강 기능성을 가진 물질들이다. 특히 ‘유려’ 품종의 경우 올레산(오메가-9) 함량이 74%로, 일반 올리브유와 유사한 지방산 구조를 지닌 것으로 분석되었다.
오메가-3(리놀렌산), 오메가-6(리놀레산), 오메가-9(올레산)이 균형 있게 함유되어 있으며, 심혈관 질환 예방, 뇌 기능 유지, 항염 효과 등 다양한 효능이 기대된다. 또한, 국내에서 개발된 유채 품종은 심장질환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에루스산’을 전혀 함유하지 않는 안전한 식용 기름이다.
“노란 기름, 팬 위에서도 빛나다”
국산 저온 압착 유채유는 맛과 영양뿐 아니라 조리 안정성도 강점이다.
발연점이 200℃로 높아, 일반적인 볶음·전·튀김 요리에서도 냄새가 덜 나고, 영양 성분이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올리브유(160℃), 해바라기씨유(107℃)보다 높은 수치로, 실생활 조리에서 범용성이 높다. 고소한 향과 노란 색상은 샐러드드레싱, 소스, 한식 전통 요리 등 다양한 메뉴에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유채 자원순환 모델
“씨앗부터 식탁까지 – 국산 식용유의 새로운 전략”
국산 유채유는 단순한 농산물이 아닌, 전략적 식자재로 성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전남 영암·해남·나주·진도, 전북 익산, 제주 등 전국 7개소에 430ha 규모의 유채유 생산용 거점 단지를 조성했으며, 재배-수확-가공 기술까지 일괄 지원하는 체계를 갖췄다. 해남·진도·영암 등지에는 유채유 착유 공장 4개소가 신설되어, 대량 생산 기반도 마련되었다.
생산된 유채유는 학교급식에 우선 공급되고 있으며, 일부는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도 시작되었다. 농촌진흥청은 기름을 짜고 남은 유채박을 비료나 사료로 활용하는 ‘유채 자원순환 모델’도 함께 추진하고 있어, 지속가능한 순환 농업 모델로의 확장 가능성도 기대된다.
“수입에 의존하던 식용유 시장, 바뀔 수 있을까”
현재 국내 식용유 시장은 카놀라유·팜유·올리브유 등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이다.
그러나 2023년 기준 식용 유지류 시장은 3천억 원 규모를 넘어서며, 건강·기능성 중심의 소비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국산 유채유는 품종 개발, 재배 안정성, 기능성 성분, 조리 효율성까지 갖춘 대체 식용유로, 시장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자원이다.
한선경 농촌진흥청 소득식량작물연구소장은 “국산 유채유는 단순한 로컬 제품이 아니라, 수입 중심 식용유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고품질 식물성 유지”라며 “앞으로도 재배 기반과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식생활 전환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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