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피 한 스푼이 바꾸는 겨울 건강… 지방·염증·혈당까지 잡는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1-14 18:37:55
면역·대사·피부·뇌 건강까지 돕는 계피의 폭넓은 효능
[Cook&Chef = 송채연 기자] 겨울이 깊어질수록 따뜻한 음료를 찾는 일이 잦아진다. 이때 유독 존재감을 드러내는 향이 있다. 바로 계피다. 수정과나 쿠키에 은은한 향을 더하는 정도로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계피가 겨울철 건강 관리에 특히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계피 특유의 향을 만드는 신남알데하이드(Cinnamaldehyde)라는 성분은 세균과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감기나 기관지염이 늘어나는 계절에 자연스럽게 주목받는다. 그래서 요즘 유자차나 생강차에 계피가루를 한 스푼 더하는 습관이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겨울 면역 루틴’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몸을 데우고, 혈당을 낮추고, 대사를 돕는 겨울의 친구
계피는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는 향신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여러 임상 연구에 따르면 계피는 인슐린이 잘 작동하도록 도와 음식 섭취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완화한다. 겨울철에는 유자청·코코아·밀크티 등 당분이 많은 음료를 즐길 일이 많아지는데, 여기에 계피를 곁들이면 맛은 깊어지고 혈당 부담은 조금 줄어드는 셈이다.
계피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식재료로도 꼽힌다. 지방세포가 열을 내도록 자극한다는 보고가 있어, 활동량이 줄고 간식이 늘어 체중이 쉽게 오르는 시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계피는 겨울철 몸의 리듬을 조절하는 데 자연스럽게 기여하는 재료다.
피부 건강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계피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노화를 늦추고 콜라겐 생성을 돕는다. 붉은 기나 뾰루지가 잦을 때 계피를 소량 섭취하면 완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무엇보다 스리랑카산 실론 계피는 자극이 적어 꾸준히 사용하고자 할 때 특히 권장된다.
심혈관·뇌 건강까지 확장되는 계피의 작용
계피는 혈관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소량의 계피를 꾸준히 먹었을 때 LDL(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HDL(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변화가 관찰된 연구가 있다. 혈압을 소폭 낮춘 사례도 보고되는데, 이는 계피가 갖는 항염·항산화 작용이 혈관의 부담을 덜어준 덕분으로 풀이된다.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쉽게 오르기 때문에 이런 작은 변화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계피의 뇌 건강 효과도 관심을 모은다. 계피 속 일부 성분이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단백질이 쌓이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계피가 인지 기능을 돕는 보조 식재료로 연구되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는 계피를 먹은 쥐의 기억력과 길 찾기 능력이 더 좋아진 결과도 있었다.
이러한 데이터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도 계피는 ‘몸을 덥히고 소화를 돕는 재료’로 널리 쓰여왔다. 속이 냉하거나 위장이 더부룩할 때 작은 도움을 준다는 기록은 오래되었다. 유자·생강·꿀 등 겨울철에 자주 쓰는 재료와 궁합이 좋은 것도 이 때문이며, 실제로 차 한 잔에 계피를 더하면 몸이 금세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풍부한 효능만큼 지켜야 할 섭취 기준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적당량’이 중요하다. 계피 중에서도 카시아 계피는 쿠마린 함량이 높아 장기간 많이 먹으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하루 1~2g, 티스푼 1 정도면 충분하며, 임신 중이거나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의료진과 상담한 뒤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대로 실론 계피는 쿠마린이 적어 일상적으로 조금씩 사용하기에 더 적합하다.
따뜻한 음료가 일상에서 늘어나는 겨울, 계피 한 스푼을 더하는 일은 사소하지만 유익하다. 항염·항산화·혈당 관리·대사 촉진·뇌 건강 등 다양한 효능이 작은 향신료 하나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건강 관리가 부담스럽다면, 매일 마시는 차 한 잔에서부터 작은 변화를 시작해보자. 계피의 따뜻한 향과 함께 몸도 천천히 균형을 되찾을 것이다.
♦ 계피 활용 TIP 4가지
1. 유자·생강·꿀과 섞으면 효과 ‘UP’
계피는 따뜻한 성질의 재료와 잘 어울린다. 유자, 생강, 꿀과 함께 차로 마시면 체온을 높이고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겨울철 감기 예방을 위한 음료로 추천된다.
2. 하루 섭취량은 티스푼 1 정도면 충분
계피는 소량으로도 효과가 충분하다. 티스푼 1(1~2g) 정도면 일상적인 건강 관리에는 적당하며, 과량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3. 매일 먹는다면 ‘실론 계피’를 선택
카시아 계피는 쿠마린 함량이 높아 장기간 과다 섭취 시 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꾸준히 먹고 싶다면 쿠마린이 적고 향이 부드러운 실론 계피가 더 안전하다.
4. 음료뿐 아니라 요리에 활용하면 풍미 상승
계피는 단 음료뿐 아니라 오트밀·요거트·구운 채소·고기 요리에 조금만 넣어도 풍미가 살아난다. 특히 사과·고구마·단호박 같은 겨울 식재료와 궁합이 좋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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