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Column (푸드 컬럼)> 음식문화 속에 담긴 이야기
김준호
mino23k@lotte.net | 2018-03-19 22:45:01
오늘 날의 문화는 시대가 가지는 학문과 사상이나 종교, 예술등과 함께 식(음식), 의(의상), 주(주거형태)를 말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음식과 집, 옷 등에 더욱 반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아이돌 문화를 중심으로 한류라는 이름으로 이웃나라 일본을 비롯해서 전 세계 곳곳의 많은 나라들이 우리의 문화를 궁금해 하고 또 받아들이고 있다.
오늘 날 우리의 음식을 알리고 한국음식을 부흥 시키고자하는 움직임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까운 어제 우리의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생활 속에서 어떠한 음식문화 속에 있었는지 그 음식문화는 어떤 것인지 궁금해 하고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이행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행해지는 음식문화 속에 담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미래의 음식문화의 단절을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부모님보다도 우리 세대가 그리고 우리세대보다도 지금 태어난 아이들의 세대가 더욱 그러한 음식문화에 대해 뿌리를 알지 못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현실이 또 다른 새로운 음식문화를 준비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점점 더 우리의 것을 잃어버리고 다양한 국적의 음식문화 속에서 새로운 것들이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우리나라 안에 있는 많은 음식제작의 현재를 찾아 그것을 배우고 알아가는 노력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렵게 생각지 말고 다가올 추석에는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설날에는 무엇을 먹고 무엇을 하였는지, 단오날 먹었던 음식은 무엇인지 왜 그러한 것들을 먹는 것인지에 대한 작은 물음을 가지는 것이 우리 음식문화에 대한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셰프로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일반인보다도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셰프로서의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셰프라고 해서 꼭 이러한 음식문화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추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이 혼란스러운 다양성의 시대에 눈을 뜨고 있는 셰프라면 음식문화에 대해 서로 얘기하고 토론할 수 있는 마음속의 자신만의 음식 얘기 하나 정도는 담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잠깐 나도 모르게 진지해져 버렸다. 후배들이나 젊은 새내기 조리사들과 늦은 나이에 조리에 입문한 분들은 조금 편하게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단지 구절판을 만드는 방법이나 짜장면을 만들고 파스타를 만드는 방법을 파고드는 것은 여러분들에게 하지 말라고 해도 스스로 열심히 해야 하는 필연적인 공부일 것이다. 하지만, 음식과 관련한 수많은 이야기들은 노력하지 않으면 흘려버리기 쉬운 조리를 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엑기스 같은 소중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잘 알 것이다.
학교에서 수동적인 공부를 했다면 이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이 갖추어야 할 셰프로서의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아가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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